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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일등 공신은 중국?

미국 경제의 일등 공신은 중국?

저렴한 내구재 공급으로 다른 어떤 나라보다 생활수준 높이는 데 더 많이 기여해
중국의 산업화 덕분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과거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산품을 생산하고 구입할 수 있었다. / 사진 : MARK SCHIEFELBEIN-AP-NEWSIS
미국의 내구재 가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 엄청난 디플레이션이 일어난 것이다. 내구재란 자동차와 부품, 가전제품, 가구, 도구, 스포츠용품, 비디오·오디오·사진 장비, 컴퓨터 등 사용 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긴 상품을 말하며 내구재 주문은 제조업 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미국의 내구재 가격은 1995년에 비해 35% 하락한 반면 서비스 가격은 75%, 비내구재 가격은 46% 상승했다. 전체적으로 모든 개인소비지출의 잠재적 물가지수는 48% 올랐다.

내구재 가격이 1995년 이래 35%나 하락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이유가 중국이다. 자산관리 전문가 스콧 그래니스는 최근 ‘내구재 디플레이션은 아주 바람직하다’라는 블로그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내구재의 주요 수출국으로 중국이 부상한 시기가 미국에서 내구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미국 경제에서 확인 가능한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있었다면 그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아니라 중국 경제 생산성의 급격한 개선과 미국 경제에 중국 상품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산업화 덕분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과거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산품을 생산하고 구입할 수 있었다. 그것이 미국 경제에 큰 이득이 됐다. ‘서비스’의 가격이 대부분 임금에 좌우되고 서비스 부문의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약 86%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결과적으로 미국 근로자 대다수의 소득이 내구재 가격보다 2.7배 증가했다. 다시 말해 요즘 평균적인 미국인의 경우 근로 1시간의 가치로 1995년보다 내구재를 2.7배 더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내구재의 경우 미국인의 평균 구매력은 지난 22년 동안 거의 3배가 됐다. 그 대부분이 중국 덕분이다.”
미국의 물가 하락에 중국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내구재의 35% 디플레이션만으로 전부 다 포착되진 않는다. 의류와 신발도 지난 20여 년 동안 내구재와 함께 가격이 하락했지만 그런 상품은 비내구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상품 수입 현황을 보면 미국은 중국산 의류와 신발을 상당히 많이 수입했다(지난해 약 470억 달러 규모였다). 그런 소비자 상품은 미국이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13가지 제품 범주 중 3가지를 차지한다.

나머지 10가지는 전부 내구재다. 휴대전화, 컴퓨터, 자동차 부품, 가전제품 등으로 중국이 세계 제조업의 슈퍼 파워로 부상하면서 1990년대 이래 미국에서 계속 가격이 하락한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다.

흔히 미국의 제조업과 일자리, 부를 ‘중국이 훔쳐간다’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유세에서 “중국이 우리에게서 돈과 일자리를 빼앗아간 것이 미국 역사상 최대의 단일 절도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측면을 생각해 보라. 1995년 이래 미국인이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절감한 돈과 그 돈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일자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자본 이전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로 말하자면 그역시 ‘절도 행위’다.

따라서 모든 점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최대의 무역 파트너인 중국을 계속 비난하기보다 고마움을 표하는 게 마땅할지 모른다. 미국 역사를 통틀어 중국이 저렴한 내구재와 의류, 신발을 제공함으로써 다른 어떤 나라보다 미국인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더 많이 기여했기 때문이다.

- 마크 J.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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