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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표정으로 견주 조종할까

반려견이 표정으로 견주 조종할까

단순한 감정 표현 아닌 적극적인 의사소통 위한 시도일 가능성 커
개가 가장 잘 짓는 표정은 눈썹을 들어 올려 눈을 더욱 크게 보이게 만든 것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그냥 상상이 아니다. 반려견이 눈썹을 들어올려 커다란 눈망울을 드러내며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표정을 짖는다. 얼마 전에도 간식을 줬지만 또 달라고 애원하는 반려견의 그런 표정을 보면 들어주지 않고는 못 배긴다. 새 연구는 반려견이 의사소통을 위해 눈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잘 보여준다.

최근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팀은 인간과 반려견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사람과 개는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이전 연구에서 단서를 얻어 포츠머스대학 연구팀은 개가 사람의 관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개의 인지 능력을 연구하는 줄리앤 카민스키는 다양한 종의 개 24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이끌었다. 연구팀은 개들을 각각 별도의 방에 들여 보냈다. 각 방에는 한 사람씩 들어가 있었다. 그들은 개를 마주보거나 등을 돌렸다. 연구팀은 각 방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개의 상호작용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했다. 일부는 음식이 인간의 상호작용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식을 사용했다.

연구에서 개들은 똑같이 간식이 앞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옆에 없을 때보다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때 더 많은 표정을 지었다. 카민스키 연구원은 특히 개가 사람을 마주보고 있을 때 더 많은 표정을 짓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럴 때 개는 특히 혀를 내밀거나 눈썹을 들어 올렸다.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간식이 있을 땐 개가 표정을 많이 짓지 않았다.

카민스키 연구원에 따르면 그런 차이는 개의 표정이 무의식적인 게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다시 말해 개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표정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개가 짓는 표정은 보는 사람의 관심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의 표정은 자신의 감정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 개가 사람의 관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개의 표정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 연구 결과는 예를 들어 신발을 물어 뜯지말라는 등 반려견의 나쁜 버릇을 고치려고 타이를 땐 개와 눈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고 카민스키 연구원은 설명했다. “견주는 평소에 그런 사실을 잘 알고 활용한다. 하지만 반려견이 우리의 의사전달 신호에 어떤 식으로든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를 원한다면 개와 눈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견주가 눈맞춤으로 반려견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은 부모가 아기를 대할 때와 똑같다. 그래서 견주를 ‘강아지 부모’라고 부른다.

이번 연구에서 개가 가장 잘 짓는 표정은 눈썹을 들어 올려 눈을 더욱 크게 보이게 만든 것이었다. ‘강아지 눈’이라고 부르는 애교 넘치고 귀여운 표정이다. 이전 연구에선 사람들이 그런 강아지 눈을 슬픈 표정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개가 눈을 둥그렇게 크게 뜨고 슬픈 표정을 지으면 사람들이 더 많이 동정하고 애정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알고 사람을 조종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유기견 보호소에서 개가 그처럼 감정 어린 표정을 많이 지을수록 새 주인에게 더 빨리 입양됐다. 사람들이 그런 개를 더 불쌍하게 생각하고 더 많이 동정하기 때문이다.

그처럼 우리가 그런 속임수에 잘 속아넘어가기 쉽지만 카민스키 연구원은 반려견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조종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려견이 뭔가를 원할 때 아주 귀여운 표정을 짓는다는 전제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 멜리사 매튜스 뉴스위크 기자
 [박스기사] 개도 스트레스 받으면 잠 못 든다 - 부정적인 경험 후엔 숙면 시간 짧아져 … 다만 더 빨리 잠드는 경향은 사람과 달라
스트레스를 받은 개는 즐거운 놀이를 실컷 한 개처럼 깊이 잠들지 못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개도 사람처럼 낮 동안에 일어난 일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있다. 최근 영국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B 학회 회보: 생물학’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팀이 개가 즐기는 활동을 함께하며 즐겁게 놀아준 뒤에 취하는 수면은 개가 감정이 좋지 못한 경험을 한 뒤와 사뭇 달랐다. 스트레스를 받은 개는 즐거운 놀이를 실컷 한 개처럼 깊이 잠들지 못했다.

사람이 낮 동안의 좋지 않은 경험을 생각하느라 잠을 잘 이루지 못하듯이 개도 밤에 그런 상황에 반응한다. 하지만 개가 받은 스트레스를 수면에서 드러내는 방식은 사람과 약간 다르다.

연구팀은 “인간의 정서적 웰빙에선 수면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낮에 일어난 일들, 특히 정서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일은 수면의 질과 웰빙에 영향을 준다.” 그럴 경우 잠들기까지 평소보다 더 오래 걸리며 잠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반면 개는 부정적인 경험 후 더 빨리 잠든다. 다만 숙면하는 시간은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종의 개 16마리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그런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개와 긍정적(공을 갖고 함께 놀아준다거나 쓰다듬어주는 등)이거나 부정적(주인과 떼어놓거나 연구원이 위협적으로 접근하는 등)인 상호작용을 한 다음 3시간 동안 자게 한 뒤 그들의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사전 조치 조건에 따라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부터 각 수면 단계에 사용하는 시간까지 거시적 수면 구조가 크게 달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면 연구에선 인간과 실험쥐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개의 수면에 관해선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개는 ‘인간의 사회적 인지를 연구하기 위한 좋은 모델로 입증된 종’이다.

이번 실험에서 개는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은 뒤 대응 메커니즘으로서 더 빨리 잠들었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이 아플 때 면역체계의 반응으로 잠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의 경우도 ‘스트레스에 따른 보호적인 수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개는 그렇지 않은 개보다 약 2배나 빨리 잠들었다.

연구팀은 앞으로 개의 수면 패턴을 더 깊이 조사할 예정이다. 어쩌면 개의 종류에 따른 차이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연령이나 정서적 반응성 같은 개별적인 차이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한 다음 단계다. 종과 형태적인 차이가 특히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개는 두개골의 모양이 상당히 다양하며, 그 모양은 뇌의 형태나 행동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 엘레나 글로워츠 IBTIM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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