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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는 용암의 신비

끓어오르는 용암의 신비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현대사에서 가장 오랜 분화 지속되지만 아직까지 안전 … 용암 호수 감소, 지진 활동 증가는 위험 신호
킬라우에아 화산의 ‘아주 부드러운 용암 흐름’은 좋은 구경거리지만 끓어오르는 용암은 치명적일 수 있다. / 사진:AP-NEWSIS
거의 35년 동안 지속된 화산 분화를 지켜보는 일은 ‘지상 낙원’으로 불리는 곳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이 할만한 작업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하와이 주 빅아일랜드에선 킬라우에아 화산이 용암을 계속 내뿜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게 그 활동을 관측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산하 하와이 화산 관측소의 지질학자 캐롤린 파르체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관측 작업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 화산의 전반적인 분화가 조만간 끝날 것 같지 않다.” 킬라우에아 화산의 푸우오오 분화구에서 수십 년 동안 지속되는 이 분화는 현대사에서 가장 오랜 용암 분출 활동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르체타에 따르면 이곳에서 과거엔 약 60년 동안 용암 분출이 지속됐다는 지질학적 증거가 있다. 그녀는 킬라우에아 화산의 분화가 “현재로선 아주 부드러운 용암의 흐름”이기 때문에 관측을 하면서도 침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1983년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새로운 분화구가 열려 용암이 지표면 위로 분출된다. 현재 킬라우에아 화산은 두 곳에서 분화하고 있다. 주봉과 푸우오오 분화구다. 현재 그곳에서 진행되는 분화는 각각 2008년과 2016년 시작됐다. 푸우오오 분화구에서 분출된 용암은 국립공원 지역을 가로질러 곧장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관측팀장인 크리스티나 닐은 “현재로선 용암의 흐름이 아무에게도 위협이나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부드러운 용암 분출도 주택지로 방향을 틀면 갑자기 위험해진다. 2014년 10월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칼라우에아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인근 푸나 지역 파호아 마을 50m 앞까지 흘러내리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1990년대엔 칼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주택 약 200가구를 파괴했다. 이 화산으로 인한 대피령은 2011년에도 내려졌다. 지질학적 증거도 킬라우에아 화산이 늘 그렇게 부드러웠던 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폭발적인 분화로 급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1500~1800년 킬라우에아 화산은 600m 상공까지 용암을 뿜어내 주변 지역이 10m 두께의 화산암 조각에 뒤덮혔다.
끓어오르는 용암. / 사진:AP-NEWSIS
USGS 하와이 화산 관측팀이 풀려고 하는 가장 큰 의문 중 하나는 거기서 흘러나오는 용암의 양이다. 그 양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용암은 한줄기로 길게 흘러내려 바닷속 어디엔가에 머물기 때문이다. 파르체타는 용암의 흐름이 마치 호스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무엇이 얼마나 흘러나와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 과학자들은 열카메라(적외선을 감지해 물체의 표면 온도 분포를 보여주는 장치)를 사용한다고 관측팀의 지질학자 매튜 패트릭이 설명했다. 열카메라는 분화구에서 나오는 용암의 구름 사이를 투과해 볼 수 있고 특정 구역의 용암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용암의 밀도를 측정한 뒤 그것으로 양의 변화와 분화율을 알 수 있다.

관측팀은 킬라우에아 화산이 푸우오오 분화구에서 초당 최저 약 3800ℓ의 용암을 뿜어내는 것으로 추정한다(1984년 분화를 시작한 인근의 마우나 로아 화산의 분출량은 그 수백 배에 이를 수 있다). 분출되는 용암의 양을 더 정확히 측정하거나 바닷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켜볼 방법이 없다면 관측팀은 그 용암의 냉각으로 섬이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없다.

현재로선 흘러내리는 용암을 안전상 걱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화산활동의 미세한 변화도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화산 관측소가 존재하는 이유다. 화산의 꼭대기 부분은 상당히 연약하기 때문에 새로운 분화구가 쉽게 만들어질 수 있다. 연구자들의 주요 임무가 그런 새로운 분화구를 찾는 일이다. 그들의 노력이 2014년 6월 27일 성과를 올렸다. 푸우오오 분화구에서 새로 용암이 분출해 파호아 마을로 서서히 진출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그 경로를 예측함으로써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지 당국과 협력할 수 있었다.

활화산의 분화 관측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 위험한 변화의 조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관측팀은 용암의 구성이 변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용암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용암 구성의 변화는 지하 활동의 조짐이 될 수 있다.

좀 더 확실한 조짐은 용암 호수가 줄어든다든가 지진 활동의 증가 같은 현상이다. 닐 팀장은 “그런 현상이 상당히 뚜렷한 경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폭발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 메간 바텔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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