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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가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특정 소화기 질환자 외에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증거 별로 없으며 항생제와 함께 복용할 때는 위험할 수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장을 그대로 통과해 버릴지 정착해 건강 효과를 이끌어낼지는 알 수 없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알약 등 다양한 제품으로 나오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우리의 장을 건강하게 지켜줄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유산균의 대부분이 우리 몸 속에 남아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해를 끼칠수도 있다고 믿는다.

최근 국제학술지 ‘셀(Cell)’에 연달아 발표된 두 연구에서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프리바이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를 복용하는 성인이 약 390만 명에 이른다. 그들은 그 알약이 위장 문제 해결부터 면역체계 강화, 감염병과 심혈관 질환 예방까지 다방면에 도움을 주기 바라면서 복용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특정 소화기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유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확실한 이점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구체적 증거는 별로 없다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메디컬 센터와 와이즈만연구소의 연구팀은 말했다. 요즘 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을 둘러싸고 논란이 인다.

연구팀은 25명의 자원자를 모집해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참가자 중 15명은 일반 유형의 프로바이오틱스를, 나머지는 위약을 복용했다. 그리고 2개월 후 참가자들은 다시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사람의 위장관 안에 사는 미생물을 검사할 때는 흔히 대변검사가 이용된다. 하지만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 정착 상황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프로바이틱스가 모든 참가자의 장내에 정착하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참가자들은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반응 여부에 따라 반응자(responder)와 비반응자(non-responderor)로 나뉘었다. 반응자 그룹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장내에 정착해 미생물군유전체를 변화시키고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비반응자 그룹은 같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한 가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진 않는다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요즘은 수많은 사람이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지만 이런 관행은 개인의 특성에 맞춰 수정돼야 한다”고 이 연구에 참여한 와이즈만연구소의 면역학자 에란 엘리나브 박사가 뉴스위크에 말했다.연구팀은 또 항생제 사용 후 장내세균 증식에 도움을 주고자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항생제는 부득이하게 써야 할 경우가 있지만 우리 몸에서 유익균을 몰아낸다. 그러나 이럴 때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몇 달이 지나도 장내 토착 미생물 재증식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개인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엘리나브 박사는 말했다.

하지만 항생제를 복용하기 전 환자의 몸에서 수집한 토착 미생물군유전체를 장에 다시 채워주면 며칠 내에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는 개인에 특화된 미생물 요법이 일반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준다”고 엘리나브 박사는 말했다. “항생제 복용 후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는 건강한 숙주와 미생물유전체 재증식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프로바이오틱스의 사용은 삼가야 한다. 이런 결과는 처방전 없는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제 사용이 만연한 현실을 생각할 때 매우 놀랍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한편으론 활성 유산균 요법을 더 개인화되고 효율적이며 안전한 쪽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연구는 건강한 상태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가 개인에 따라 다르며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동네 슈퍼마켓에서 사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장을 그대로 통과해 버릴지 아니면 정착해 건강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알 방법이 없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영양학협회의 대변인 클로이 홀은 뉴스위크에 “이런 결과는 항생제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면 설사 유발 세균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의 발생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전 연구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건강한 극소수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제한점이 있다. 더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가자가 필요하며 향후 연구에서는 특정 조건과 특정 인구집단에서 어떤 종류의 프로바이오틱스가 효과적인지도 살펴야 한다.”

미국 어거스타대학 조지아의대의 신경위장병학자 새티시 S.C. 라오 박사는 “프로바이오틱스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회낭염 등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유효하진 않다”면서 “이 연구는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의 신뢰성이 확인된다면 항생제로 인한 설사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를 처방하는 관행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가격이 비싸고 건강 증진 효과를 보여주는 증거가 별로 없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겐 프로바이오틱스를 추천하지 않는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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