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구글은 왜 바이오테크에 투자할까

구글은 왜 바이오테크에 투자할까

최근 불확실성 높은 유전자편집 스타트업 버브 테라퓨틱스에 대담한 투자, 심장병 예방하는 유전자요법 개발하려는 구글의 계획에 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
알파벳은 지난 1년 사이 버브 테라퓨틱스의 연구개발비로 224억 달러를 지출했다. / 사진:PASCAL ROSSIGNOL-REUTERS/YONHAP
구글은 부수적 투자를 아주 많이 하는 회사다. 대담하고 위험한 투자가 불변의 테마가 되리라는 점을 투자자에게 상기시키려고 지주회사에 알파벳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알파벳이 최근 유전자편집 스타트업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에 투자했으며 구글이 오랫동안 운영해온 생명과학 벤처 베릴리와 협력하게 된다.

고도의 규제를 받는 약품 개발 사업 진출은 극히 대담하며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다음은 미국 남녀의 최대 사망원인을 예방하는 유전자요법을 개발하려는 구글의 계획에 관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다.
 1. 구글의 목표는 원대하다
구글의 벤처펀드 GV는 지난 5월 시리즈A 펀딩(스타트업에 대한 최초 출자)을 통해 다른 3개 펀드와 공동으로 버브 테라퓨틱스를 출범시켰다. 유전자 요법은 개발하기 어렵고 처치과정도 위험하다. 이런 이유에서 이들을 개발하는 바이오제약사들은 항상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병을 겨냥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정반대 방향을 택해 많은 주목을 받는다.

버브 테라퓨틱스의 사명은 미국인 4명 중 1명의 사망원인인 심장병 예방이다. 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의 일차적 과제는 단 한 번의 처치로 나쁜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를 극적으로 낮추는 유전자 요법의 개발이다. 고상한 시도지만 비교적 건강한 환자에게 유전자 요법 치료를 받도록 요구하는 것은 보험사와 환자 입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이는 일정 부분 오늘날의 유전자 요법이 모두 복제하지 않는 바이러스로 약물을 전달해 약간 예측 불가능하고 종종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버브 테라퓨틱스는 베릴리의 용도 변경한 나노입자 이용한다
구글의 생명과학 자회사 베릴리는 수년 전부터 나노 분자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특정 조직 내에 들어앉아 훗날 장착식 기기를 이용해 모니터할 분자를 개발하려는 의도였다. 베릴리는 특정 세포를 겨냥해 사용할 수 있는 나노 입자 개발에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벽에 부닥쳤다. 당시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모든 입자가 사실상 쓸모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베릴리는 한발 뒤로 물러나 자체적으로 나노 입자 집합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보유한다고 주장한다.

베릴리는 인체 간장의 특정 세포에 버브 테라퓨틱스의 유전자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최초의 나노입자 운반수단의 개발을 맡았다. 이 접근법은 이론상 타당하지만, 실제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3. 너무 큰 기대는 금물
이제 버브 테라퓨틱스가 개발자본을 어느 정도 확보했으니 머리에서 잊힐 만큼 오랜 세월이 지나기 전에 풍족한 투자에서 신약이 등장하리라 기대할지도 모른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지난 5월 초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지만, 보고할 만한 어떤 중요한 발전이 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버브 테라퓨틱스와 베릴리는 예측 불가능한 일정을 가진 장거리 여행의 첫걸음을 이제 막 뗀 셈이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등 유전자편집 기법으로 콜레스테롤을 안전하게 줄이는 효과를 실험실에서 검증했다. 하지만 임상 전 개발단계의 특정한 신약 후보는 아직 없다. 베릴리가 나노 입자 전달 시스템의 이용에 성공했는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양사가 어떤 계획을 가졌는지 대략적인 윤곽만 그려진 상태여서 적어도 1년은 더 지나야 인체 실험이 언제 시작될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4. 큰 비용 들 수 있다
배양접시에서 유전자 편집 기법의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자라면 연봉이 낮지 않다. 그리고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출발한 약품 개발 비용은 단계가 상승할 때마다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동물 모델로 장기간의 임상 전 연구를 한 다음에 인체실험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연구가 임상으로 넘어가면 헬스케어 전문가와 독립적인 데이터 관측업체에 맡겨 모든 환자를 추적하는 데 정말로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10개사 106종의 약품과 관련된 연구개발비 지출을 합산한 최근 조사에서 승인받는 데 성공한 각 약품의 평균 자본비용은 약 26억 달러로 추정됐다. 바이오제약 스타트업이 1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도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없다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까닭이다. 알파벳은 지난 1년 사이 연구개발비로 224억 달러를 지출했다. 따라서 청구서가 계속 쌓이는 동안 버브 테라퓨틱스에 더 많은 돈을 퍼붓는다 해도 필시 문제되지는 않는다.
 5. 유전자 요법은 팔기 힘들다
버브 테라퓨틱스가 임상시험 중 효과 좋은 새 유전자 요법의 승인을 받아내는 극소수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중 하나가 된다 해도 겨우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과거 유전자 요법 신제품들은 수십억 달러 대의 매출을 창출할 만한 조짐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추락하고 말았다.

2012년 최초의 유전자 요법이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글리베라는 상업적으로 완전히 실패해 유니큐어가 벌써 시장에서 거둬들였다. 더 최근에는 실명의 희귀한 유전적 요인 치료제인 럭스터나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최초의 유전자요법이 됐다. 럭스터나는 글리베라보다 훨씬 많이 팔렸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2700만 달러에 그쳤다. 다른 기업들이 실패한 분야에서 버브 테라퓨틱스와 베릴리가 성공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그러나 유전자 편집 시장 진출은 필시 구글이 그동안 시도한 베팅 중 가장 심사숙고한 투자는 아니었다.

- 코리 레나우어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온라인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소상공인 공략에 최선 다하는 통신 3사

2중국에 17년간 참패한 韓 가전…C-커머스 확산에 더 어려워진 반등

3국내 뷰티 시장 점령한 CJ올리브영...해외 진출은?

4“중국차, 낯설지 않아”...이젠 집 앞까지 파고든다

5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6민희진 vs 하이브 '노예 계약' 공방...진실은 어디로

7‘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8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9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

실시간 뉴스

1소상공인 공략에 최선 다하는 통신 3사

2중국에 17년간 참패한 韓 가전…C-커머스 확산에 더 어려워진 반등

3국내 뷰티 시장 점령한 CJ올리브영...해외 진출은?

4“중국차, 낯설지 않아”...이젠 집 앞까지 파고든다

5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