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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업 연봉 명세서③] MZ세대가 쏘아 올린 성과급 논란, 임금 인상 도미노로

성과급 논란 잠재우려고 주식보상·임금인상 카드 꺼내든 기업들

 
 
[사진 연합뉴스]
 
상반기 산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성과급 논란이었다. 공정한 성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사 관계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사원이 경영진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정확한 성과급 산출 방법을 요구했고, 경영진은 직접 나서 상황을 설명하고 보상책 마련을 약속했다. 지난해 성과급 논란을 빚었던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카카오는 자사주 지급으로 직원 달래기에 나섰다.  
 
LG전자, 금호타이어, 현대차그룹에서는 2030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직 노조도 설립됐다. 이들은 기존 생산직 중심의 노조에서 소외됐던 사무직과 연구직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에 기업도 움직이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IT업계를 중심으로 연봉 인상 행렬이 이어졌고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 역시 긴장하고 있다.  
 
‘성과급 논란’의 불씨는 임금 인상 요구로 이어졌다. 올해 초 보상 체계가 도마에 올랐던 기업들은 논란을 잠재우고 인재 이탈을 막고자 연봉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10년 내 최대' 연봉인상 카드 꺼낸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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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원협의회와 올해 평균 7.5% 임금 인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폭이다. 기본 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로 개인 고과, 연봉 수준에 따라 구체적인 인상률은 달라진다. 사원 대리급은 평균 11% 임금이 오른다. 대졸 초임 임금은 445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인상했다.
 
재계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전 직급 연봉 800만원 일괄 인상, 신입 연봉 5000만원’ 등 파격적인 보상 소식이 이어지면서 사원협의회 측과 연봉 인상률의 간극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LG전자 역시 지난 3월 올해 임금 인상률을 9%로 결정했다. 2011년(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예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LG전자 사원과 선임, 책임 직급의 초임이 이전 대비 각각 300만원, 500만원, 600만원씩 인상돼 4600만원, 5500만원, 7100만원으로 올랐다.
 
성과급 논란이 연봉 논란으로 이어지자 직원들의 연봉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 2월 LG전자는 사업본부 별 성과급이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자, 일관성 있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사무직 노조가 출범했다. 성과급 논란이 LG전자의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경쟁사보다 낮다는 불만으로 확산되자 생산직 노조는 임단협에서 11.2%에 달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이외의 다른 LG 계열사들도 직원들의 연봉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임금 체계를 개편해 직급별 초임 연봉을 대폭 끌어 올렸다. 신입사원 연봉은 4300만원에서 4600만원으로 6.9% 뛰었다. 선임과 책임급 직원의 초임 연봉은 역시 각각 300만원과 400만원 인상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올해 임단협을 통해 사무직 기본 연봉을 평균 7%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역대급 연봉 인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이 같은 수치는 디스플레이 산업 호황으로 10%가량 임금을 인상했던 2010년대 초반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1.9%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임금 인상에 합류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적용되는 임직원 임금을 평균 10% 인상했다.
 
신입, 선임, 책임 등 사원 직급별 초임이 6~7% 올랐고, 전체 임직원 급여는 기본급과 상여금을 포함해 총액 기준 10%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적용되는 임직원 연봉을 평균 7% 올리기로 했다. 노사협의회를 통해 합의한 삼성SDI 연봉 인상률은 기본급 4.5%, 성과급 2.5%이다. 
 

임단협 앞둔 기업들 긴장  

 
임단협을 앞둔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성과급 문제가 터져 나왔던 SK하이닉스는 PS제도 개선과 우리사주 지급을 통해 논란을 매듭지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기본급 200% 상당의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직원들은 무상으로 받는 안(의무보유 4년)과 30% 할인한 가격으로 매입하는 안(의무보유 1년)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식 보상에 이어 임금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재계의 도미노식 연봉 인상이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 역시 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사내 3개 노조와 임단협이 예정돼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연봉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과 르노삼성, 한국GM 등 자동차 업계 노조도 임금 인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속노조는 공동 요구안을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으로 확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2~14일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한 뒤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사측과 상견례를 열 계획이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을 요구할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와 한국GM 역시 역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골자로 비슷한 내용의 요구안을 마련 중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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