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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화려한 부활③] 中 환경규제 나비효과에 '달아오른 철강'

포스코, 10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 ‘기염’
철광석 폭등 조짐에 찬 물 끼얹나 우려
안전사고 현대제철 생산 차질 ‘고심’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전을 겪었던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 1분기 완벽하게 부활한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전 세계 철강 수요가 살아난 데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 현상도 완화되면서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철강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철강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조선업계 등 철강 수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고로 모습 '사진 송봉근 기자'

철강업계, 1분기 실적 고공 행진  

 
철강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6조687억원, 영업이익 1조552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12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1년 2분기(1조7465억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대로 복귀한 것은 2018년 3분기(1조5311억원) 이후 10분기만이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9274억원, 영업이익 303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5.6%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9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현대제철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19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154억원의 순손실에서 벗어났다.
 
철강업계의 1분기 실적 상승 요인은 철강 제품 수요 증가와 공급 과잉 완화 등으로 요약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외 철강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철강 시황 회복에 따른 판매가 상승 등으로 철강 업종이 전반적으로 회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철강 수요가 회복된 것과 대조적으로 전 세계 철강 제품의 공급 과잉 현상은 일부 완화됐다. 저가(低價) 철강 제품을 쏟아내면서 전 세계 공급 과잉 현상을 초래한 중국이 환경 규제 등으로 철강 제품 생산량을 조정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철광석 가격 폭등에 안전사고 악재까지

 
국내 철강업계에선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분위기를 말끔히 씻어냈지만 장기 호황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많다. 일단 사상 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철광석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물량 기준)은 지난 10일 톤당 230.56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5월 11일 철광석 가격이 톤당 88.61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무려 160% 폭등한 것이다. 철강업계 안팎에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철광석 가격”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물론 철광석 가격 폭등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많지만, 철강업체 입장에선 최근 1년간 철광석 가격 폭등이 지속된 것 자체가 부담이란 지적이다.
 
당장 철광석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하는데, 국내 조선업계 등 제조업체 중심으로 철강 제품 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치솟는 철광석 가격 부담을 온전히 떠안는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등이 철강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른 제조업체들의 사정 등을 감안해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뤄왔다”며 “철광석 가격 인상폭 등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은 불기피한 측면이 강하다”고 토로했다.  
 
당장 정부 역시 철광석 가격 인상 등과 관련한 현안을 점검 중이다. 정부와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11일 포스코, 현대제철 등과 만나 철강 제품 수급 상황과 전망 등을 점검했으며, 13일에는 기계, 조선, 기자재 등 철강 수요 단체들을 소집해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다.
 
정부는 철강업체 관계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철강 제품 공급 차질 등과 관련해 내수 시장에 집중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철강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사실상 철강 제품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안전사고 등으로 생산 차질에 직면한 상태다. 지난 8일 현대제철소 당진제철소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부 설비가 멈췄기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현재 당진제철소 1열연공장 0‧3호기 가열로와 철근공장 가열로 등에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하루에 열연 1만1000톤, 철근 3500톤 정도로 추산된다.
 
정부가 철강 제품 수급 차질 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철강업체들에 생산 라인을 최대 수준으로 가동하라고 독려하고 있는 와중에 주요 철강업체의 설비가 멈춰 있는 것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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