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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창 캐치패션 대표 “멀버리가 투자한 이유? 정품만 판매하니까”

스마일벤처스가 만든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
지난해 출시 2년 만에 누적거래액 800억원 넘어
파페치·매치스패션 등 글로벌 플랫폼과 파트너십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마일벤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창 대표.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가품(브랜드 동의 없이 공장에서 초과 생산돼 유통되는 상품) 가능성이요? 0%, 제로(Zero)입니다”  
 
7월 14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마일벤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창 대표의 말이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명품 쇼핑 온라인 플랫폼 ‘캐치패션’을 설명하며 국내 유일한 ‘가품 걱정을 원천봉쇄한 명품 쇼핑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를 졸업하고, 한화갤러리아백화점에서 온라인신사업 팀장을 맡았던 이른바 ‘탄탄대로 길’을 걷던 이 대표가 2017년 회사를 관두고, 명품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도전은 그가 백화점에 근무할 때, 글로벌 명품 브랜드 관계자로부터 매번 듣던 질문 때문이었다. “한국은 인터넷 강국이면서, 명품 소비도 큰 나라인데 왜 제대로 된 온라인 명품 쇼핑몰이 없나요?”
 
파페치(Farfetch), 매치스패션(Matchesfashion), 육스(Yoox) 등 해외엔 이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명품 패션 플랫폼이 자리하고 있지만, 한국엔 그만한 온라인 쇼핑몰이 없다는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9년, ‘캐치패션’이 국내 온라인 세상에 등장했다.  
 

병행수입 제품은 취급하지 않아  

‘한국표 명품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로 세워진 캐치패션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시 2년 만에 누적거래액 800억원(2020년 기준)을 돌파했다. 
 
다른 국내 명품 플랫폼사와 달리, 캐치패션이 갖춘 핵심 경쟁력은 ‘브랜드 및 브랜드 공식 셀러의 상품만 판매한다’는 것이다. 캐치패션은 명품 브랜드가 인정한 ‘공식’ 유통 과정을 거친 제품만을 판매한다. 그가 가품 가능성에 대해 ‘제로’라고 자신있게 말했던 까닭이다.  
 
“명품 제품이 유통되는 과정은 크게 네 가지예요. 브랜드사가 직접 판매하는 것, 브랜드사가 유통권 및 판권을 인정한 공식 파트너사가 판매하는 것, 비공식적인 경로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병행수입 판매, 공장에서 브랜드의 동의 없이 초과로 제작돼 유통된 상품을 판매하는 그레이마켓 등이죠. 캐치패션은 이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방식으로만 유통된 제품을 판매해요. 말 그대로 명품 브랜드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품만 판매한다는 것이죠.”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마일벤처스 사무실.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브랜드 동의 없이 공장에서 초과 생산돼 유통되는 상품은 가품으로 분류된다. 반면 병행수입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정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브랜드사 및 공식 파트너사가 책임을 지지 않는 유통 형태로, 중간에 가품이 껴서 소비자에게 판매돼도 이를 판단해내기 몹시 어렵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가품 의심을 1%라도 줄 수 있는 유통과정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국내에서 병행수입을 취급하는 타 명품 플랫폼들은 제품이 가품일 경우, 환불해주는 ‘200%가품보상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 같은 운영방침이 없죠. 가품이 판매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없앴기 때문이에요. 백화점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 가품보상제를 실시하나요? 같은 맥락입니다.”
 
이 때문에 캐치패션은 제품 판매 출처를 100% 모두 밝힐 수 있다. 현재 캐치패션의 파트너사는 30여 곳으로 명품 브랜드 멀버리부터 명품 브랜드 공식 온라인 판매처인 파페치·마이테레사·육스·매치스패션 등이 있다. 병행수입 판매처는 취급하지 않는다.  
 
판매 제품은 1만5000여개 브랜드, 350만개 제품에 이른다. 소비자는 캐치패션 한 곳에서 30여개 파트너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가격을 비교하고, 그중 최저가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일종의 ‘글로벌 명품 공식 쇼핑몰 검색 창구’인 셈이다. 
 
이 대표는 “호텔을 검색할 때 호텔스닷컴과 익스피디아를 찾고, 영화를 검색할 때 넷플릭스를, 음악을 검색할 땐 멜론과 스포티파이를 찾는 것처럼 명품을 검색할 땐 캐치패션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리성을 넘어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당연하죠. 확실한 정품만을 판매하는 글로벌 판매처 중 가장 저렴한 제품을 확인해 살 수 있고, 현대카드·국민카드·신한카드 등 국내 카드사와 협업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글로벌 공식 판매처의 최저가에 추가로 카드 혜택까지 받으니 더욱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죠.”
 

英 명품 브랜드 ‘멀버리’가 투자한 스타트업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스마일벤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우창 대표.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현재 갖춰진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해외 명품 브랜드와 플랫폼의 파트너십 체계는 엄격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영국, 이탈리아 등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명품 브랜드 관계자 및 공식 파트너사를 수차례 만났다.
 
사업 초기 당시 한화갤러리아와 티몬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캐치패션은 현재 멀버리, 아테스토니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사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한 국내 유일한 플랫폼사가 됐다. 이 대표는 투자금에 대해 “어느 브랜드사에서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18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 조만간 더 좋은 소식 전달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캐치패션의 최종 목표는 패션을 넘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에그리게이터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패션에 이어 판매 카테고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 첫 번째 걸음은 ‘리빙’이다. 캐치패션은 최근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리빙관을 더했다. 뱅앤올룹스·포르나세티·톰딕슨·헤이·마스터앤다이나믹 등 리빙계 명품 브랜드 제품만을 모아서 판매하고 있다.  
 
리빙 제품 역시 병행수입 판매는 취급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지난해 캐치패션 이용자의 재구매율이 몇 퍼센트인 줄 아세요? 67%입니다. 이 수치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했기 때문에 기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무늬만 명품을 판매하는 그저 그런 플랫폼이 아닌, 브랜드사가 진짜 인정하는 공식 제품만을 판매하는 ‘공식 명품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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