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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도전에 삼성이 '웃는' 이유

구글, 퀄컴과 결별하고 AI역량 집약한 '텐서' 공개...삼성과 함께 개발

 
 
지난 3일 구글이 공개한 스마트폰 '픽셀6'[AP=연합뉴스]
구글이 3일 새로운 스마트폰 픽셀6를 공개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경쟁자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중국 기업들에게 추격당하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에 치이는 삼성에게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이다.
 
그럼에도 삼성이 웃을 수 있는 이유가 하나 있다. 구글이 픽셀6에 탑재한 자체 칩 ‘텐서’를 삼성이 함께 개발했고 외신에서는 이를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이 이를 생산할 경우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에게 구글이라는 대형 고객사의 등장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구글 삼성과 개발한 '텐서' 공개하며 반도체 독립 선언

이날 구글의 픽셀6 발표 이후 스마트폰보다 더 주목 받은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두뇌이자 반도체 종류 중 하나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신형 구글폰에는 퀄컴의 반도체 대신 구글이 설계한 자체 반도체가 탑재된다.
 
2016년부터 스마트폰을 출시해온 구글은 그동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차세대 스마트폰에 자사 안드로이드 체계 운영에 최적화 된 모바일 AP를 탑재하고 AI역량을 집약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 반도체가 바로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한 ‘텐서’다. 텐서는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이처럼 IT 기업의 '반도체 독립' 선언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CPU)과 퀄컴(AP)은 각각 컴퓨터의 두뇌인 CPU, 스마트폰의 두뇌인 AP 시장을 독점하며 반도체 설계와 개발에 있어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최근 인텔과 퀄컴에게 의존하던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하며 반도체 독립에 나서기 시작했다.
 
애플 역시 지난해 인텔과 결별을 택했다. 무려 15년간 이어져왔던 동맹관계를 끝내고 애플은 자체 개발한 ‘M1'을 PC와 태블릿 등 기기에 탑재하며 애플 생태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이는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 전체의 경쟁구도를 흔들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신, "텐서, 삼성이 생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과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자연스럽게 삼성 파운드리사업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닛케이아시아는 “구글은 픽셀용 텐서 칩을 누가 생산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를 잘 아는 소식통들은 삼성이 첨단 5나노 공정 기술을 이용해 텐서 생산을 처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지난 주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5, 4나노미터 공정을 중심으로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구글이 손잡으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인 삼성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삼성전자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대한 시장의 물음표가 이어졌다.
 
2분기 반도체 사업이 올린 매출 22조 7400억 원 가운데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매출은 4조 8600억 원이었다.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했고 비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했다. 구글의 반도체 독립 선언으로 삼성전자가 비메모리반도체 설계 강자인 퀄컴,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를 따돌릴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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