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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교육 시장 스며든 메타버스…교육·금융·건설 산업에서 활용 늘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메타버스에서 공부해요”
은행은 메타버스 ‘금융교육’, 건설·조선은 VR ‘안전교육’
“부정이슈 방지할 법·제도와 사회적 합의 도출해야”

 
 
동명대학교 재학생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구성한 강의실 [사진 동명대학교]
확장현실(XR)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교육 콘텐트가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지자 현실 세계를 그대로 구현한 가상공간이 대안이 됐다. 산업 현장에서도 오픈 콘텐트와 직원 교육 등 다양한 정보 제공 서비스 영역에서 메타버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선생님과 ‘메타버스’서 만나

동명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들은 이번 학기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 학생들과 만나 디자인을 가르친다. 원종윤 동명대 교수(시각디자인)는 “코로나 장기화에 따라 길어지고 지루해지는 온라인 수업의 단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고 학생들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학과 4학년 재학생은 졸업작품 전시회에도 메타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전시환경을 메타버스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비대면 교육의 문제점을 메타버스로 돌파한 기업도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마블러스 이야기다. 마블러스는 유치원·초등학생의 표정을 파악해 적절한 학습 도구를 제공하는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MOON’을 개발했다. 학생은 이 플랫폼에서 가상 캐릭터를 꾸민 뒤 3D 가상교실에 입장해 다른 사용자와 대화하거나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다. ‘MOON’에는 학습 카메라와 마이크로 사용자의 표정, 억양, 감정, 몸동작을 수집해 감정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술 ‘MEE(MARVRUS Emotion Engine)’도 적용됐다. 
마블러스가 개발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MOON' [사진 마블러스]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블러스의 교육 프로그램은 투자자들의 눈길도 끌었다. 2015년 설립 이후 이듬해 카이스트 청년창업투자지주회사에서 시드머니를 받았고, IBK기업은행을 비롯한 4곳에서 후속 투자를 이끌어냈다. 올해는 하이테크기술개발사업화펀드로부터 시리즈A를 마무리했다.
 

은행·건설·조선업계 메타버스 이용해 다양한 교육 실시 

금융권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세대별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6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초등학생들을 초대해 금융교육 프로그램 '신한 솔버스 메타금융스토리'를 실시했다. 초등학생들은 이 플랫폼에서 저축 교육, 투자 게임, 금융 OX퀴즈 등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금융 지식을 습득했다.
 
하나은행도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20~30대에게 자동차 구매 방법을 지난 8월 강의했다. 신입 직원 교육을 비롯한 내부 행사는 물론 회사 밖 청중을 상대로 한 행사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이번 콘텐트는 ‘첫차 구매 상식’을 비롯해 ‘미리 보는 근로소득 및 절세방법’, ‘부린이(부동산+어린이)를 위한 주거 지원 혜택’ 등 20~30대가 생애주기에 따라 관심 있을 주제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강의 또한 사람이 아닌 아바타 은행원이 등장해 참여자와 소통했다.
 
건설업과 조선업 등 전통산업도 메타버스 교육에 눈을 돌렸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XR 기술을 활용해 직원에게 안전교육을 할 수 있어서다. 건설사는 현장에서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VR 기술을 기반으로 한 훈련을 활용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는 국내 VR 전문기업 엠라인스튜디오와 협력해 건설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VR산업안전교육’을 개발했다. 한화건설은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 근로자 교육 때 VR 기기로 위험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현장 도장 작업을 3차원 가상공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도장VR 교육훈련 시스템’을 개발해 거제 조선소에 지난해 적용했다.
 

정부 중심 메타버스 사업 추진 박차…“메타버스 시대 문제점도 고민해야”

정부가 메타버스 사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4년 전까지 불투명했던 메타버스 시장이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는 디지털 뉴딜 사업 시행 1년을 맞아 민간 기업·정부 부처가 추진한 메타버스 프로젝트가 가시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정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상파 3사, 네이버랩스, 현대차, CJ ENM 등이 이번 협의체에 합류했다. 이들 기업은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기·프로그램 개발, 사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지난 2월 경기도 판교에 ‘5G 밀리미터파(28G㎐)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스타트업이 AR, VR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비대면 분야 유망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추진, 유망 창업기업 400개를 선정해 총 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메타버스가 교육산업과 활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는 “게임을 비롯한 여러 도구를 활용해 아이들의 학습 집중도를 높이곤 하는데, 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학부모 중 일부가 ‘공부가 게임이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냐’는 우려를 표할 때가 있다”며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는 선에서 교육에 메타버스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상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기술이 메타버스에 구현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이슈를 방지할 법·제도 및 사회적 합의를 하고, 공익적인 활용을 늘릴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선모은 인턴기자 seon.m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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