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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B2C 손 떼는 삼성SDS…홈IoT 사업 직방에 넘기고 물류·클라우드 집중

주력사업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물류·클라우드 경쟁력 높인다

 
 
서울 송파구 삼성SDS 잠실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SDS
 
삼성SDS가 직방에 '홈 IoT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S가 2016년 보안업체인 알레지온과 홈 IoT 사업 매각협상을 시도한 지 5년 만이다. 기업의 유일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철수하고 IT서비스와 물류사업 등 B2B(기업간 거래)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미래 성장동력인 클라우드와 AI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삼성SDS의 홈 IoT 역량을 흡수해 주거 생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종합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AI·클라우드 투자 위한 실탄 확보 

IT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홈IoT 사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을 선정하고 매각 추진 절차를 개시했다. 직방은 영업양수도 방식 인수를 위해 삼성SDS 홈IoT 사업 실사에 착수했다. 매각대금은 실사 후 협상을 거쳐 확정된다.
 
홈IoT 사업은 삼성SDS의 유일한 B2C사업이다. 스마트 도어록, 홈네트워크 장비 등 하드웨어 제품이 주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홈IoT 사업부 매각으로 핵심사업과 미래성장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홈IoT 사업을 매각해 클라우드와 AI, 보안 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고 그룹 관계사에 의존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외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SDS의 주요 매출원은 IT서비스 사업과 물류 사업이다. 2021 상반기 기준 매출액의 43.7%가 IT서비스 부문에서, 56.3%가 물류 부문에서 나왔다. IT서비스는 SI(시스템통합)와 SM(시스템 운영·유지보수) 사업을 중심으로, 주로 삼성그룹 계열사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업무를 담당해왔다. 물류사업은 자체 개발한 물류 통합관리 플랫폼 Cello와 SCM 컨설팅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합 물류를 실행하고 있다. 
 
최근 삼성SDS는 IT플랫폼 기반 물류사업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IT제품 물동량 증가와 해상 물류운임 상승, 대외사업 확대 등에 따라 올 상반기에는 물류사업에서만 3조551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48.2% 성장했다. 오구일 삼성SDS 물류사업부장(전무)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이달부터 북미와 유럽지역의 성수기가 시작됐고 코로나 특수가 이어짐에 따라 물동량이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존 사업에 더해 AI와 클라우드 등 미래성장사업 투자에도 시동을 걸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S는 2021년 상반기 770억원의 R&D 비용을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22%를 기록했다. AI 연구센터와 플랫폼 연구센터, 보안 연구센터 등 연구조직을 통한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상반기 63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7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삼성SDS는 연구개발을 통한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이 회사의 특허 건수는 1773개다. 주요 사업 관련 특허는 AI와 애널리틱스 및 보안 관련 분야가 약 23%로 가장 많다. 인프라 관련이 22%, 기술 분야에서는 데이터와 클라우드, 블록체인 부문이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연례 컨퍼런스 ‘리얼2021’을 개최하고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 서비스인 DT큐브를 소개하며 “삼성SDS는 국내 최고의 업종 전문성과 디지털 혁신의 전문 기술력,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갖춘 클라우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너 일가 주식 매각...관계사 의존도 줄이고 경쟁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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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오너가 지분 매각도 이번 홈IoT 사업 매각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5일 각자 보유한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주식 매각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SDS의 지분 중 약 1.95%로 2264억원에 달한다. 
 
재계에서는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삼성SDS의 나머지 지분도 적절한 시점에 모두 매각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지배구조와 무관한 삼성SDS에 대해 지분율이 낮아지더라도 그룹 지배력에는 영향이 없어서다. 삼성SDS가 이번 오너 일가의 주식 매각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사업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그룹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상반기 삼성SDS의 매출 6조3122억원 중 4조2920억원이 삼성전자 등 그룹 관계사에서 나왔다. 삼성SDS가 사업을 확장하며 대외 고객 확대에 나선 이유다. 
 
우선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SDS의 3분기 매출액은 3조35억원, 영업이익은 235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클라우드 전환 추세가 본격화되면서 삼성SDS의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관계사를 제외한 대외 고객 비중도 클라우드 매출 내 2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스마트팩토리 매출액은 제조 관계사들의 신규라인 증설, 대외 고객 확대가 지속되며 10% 이상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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