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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넷플릭스도 그랬다”…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안착하려면?

UI 불편, 오역 비판에 이용자 수 감소세 보인 디플
초기 넷플도 비슷한 지적…결국 독점 콘텐트 싸움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던 디즈니플러스가 예상 밖 부진에 빠져있다.[사진 디즈니플러스]
디즈니플러스가 ‘먹을 게 없는 소문난 잔치’로 전락했다.
 
한국에 상륙하자마자 이용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에이지웍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의 출시 첫날 DAU는 59만3066명이었는데 15일 49만6151명으로 줄었고, 21일엔 40만명대가 무너진 39만9426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쟁사인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정반대의 곡선을 그렸다.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된 12일 300만명 초반대였던 넷플릭스의 DAU는 17일 반등해 21일 400만명대에 육박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의 저렴한 구독료에 방대한 자체 콘텐트 라인업을 바탕으로 국내 OTT 시장을 삼킬 서비스로 평가 받았다. 그런데도 초반 흥행몰이에 실패한 원인은 여러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불편하단 불만이 숱하다. 화면 잠금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거나 전반적인 플랫폼 완성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오역이 발견되거나 직역투의 번역이 만연한 점도 사용자 초기 이탈의 원인으로 꼽혔다. 유저가 좋아할 만한 유사한 콘텐트를 함께 드러내는 큐레이션 기능도 경쟁사 서비스와 견줘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미 극장에서 걸린 영상이 많아 생각보다 찾아볼 만한 콘텐트가 적다는 비판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즈니플러스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세지 않을 거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자리 잡긴커녕 그저 그런 OTT 플랫폼 중 하나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 교수는 “불편한 UI나 오역 같은 이슈는 기술적인 문제로 금세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라면서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2년간의 서비스 경험을 축적해왔기 때문에 빠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만 하더라도 한국 시장 진출 초기엔 디즈니플러스와 비슷한 이유로 홍역을 겪었다. UI가 불편하고, 오역이 많고, 생각보다 볼만한 콘텐트가 많지 않다는 뼈아픈 평가였다. 넷플릭스가 2016년 1월 한국에 처음 문을 두드리고 2년이 지났음에도 유료 구독자 수가 40만명(와이즈리테일 조사‧2018년 2월 추정치)에 머물렀던 이유다.  
 
하지만 앱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옥자’, ‘킹덤’ 등의 한국 입맛에 맞는 독점 콘텐트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금은 한국 OTT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됐다.  
 
디즈니플러스도 UI를 개선하고 자막 품질을 끌어올리면 넷플릭스처럼 승승장구하게 될까. 낙관하긴 어렵다. 전호겸 교수는 “극장 문화와 OTT 시청 문화엔 여러 차이점이 있는데, 디즈니플러스가 스크린에나 걸릴 법한 콘텐트를 중심에 두면서 한국 소비자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체적으로 보유한 IP가 방대하긴 하지만 다양한 외부 스튜디오의 콘텐트 숫자가 적은 건 디즈니플러스의 약점인데 이를 어떻게 극복해나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디즈니플러스를 두고 ‘먹을 게 없는 소문난 잔치’로 단정 짓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한국 진출 시장 초기 넷플릭스가 그랬듯, 천천히 발톱을 세울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디즈니플러스는 여전히 고품질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즐비하고, 전 세계 유료 가입자 1억명을 단숨에 확보한 강력한 플랫폼이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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