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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500억 증발, 불매운동까지”…정용진 ‘멸공’이 연 신세계

정용진발 멸공 논란, 오너 리스크로…주가 떨어지고 불매운동
외신에서도 멸공 이슈 보도 “한국 재벌과 달리 거침없다” 소개
신세계 관련 주주들, 계속되는 논란에 정치적 발언 중단 호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를 멸함) 논란’이 오너 리스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신세계 관련 주가가 급락했고, 정치권으로까지 논쟁이 번지자 일각에선 불매운동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시총 1500억 증발…관련 주도 동반 하락세   

10일 종가 기준 신세계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8% 하락한 23만3000원에 마감했다. 기관이 136억원, 외국인이 68억원을 매도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특히 기관의 하루 순매도 금액은 지난해 6월18일(282억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세계 시가총액은 1500억원가량 증발했다.  
 
관련주도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에서 화장품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5.3% 하락한 13만3000만원에 장을 마감했고, IT 계열사인 신세계I&C 주가도 3.16% 빠진 1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증권가에서는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신세계 관련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백화점 부문 계열이지만 이 업체가 중화권을 대상으로 면세, 화장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주부터 자신의 SNS를 통해 연일 ‘멸공’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엔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이 담긴 기사와 함께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게시물에는 #멸공 #승공통일 #반공반첩 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리기도 했다.  
 
이후 정 부회장은 시 주석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으로 바꾸고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면서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를 받은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으로 이른바 ‘멸공 챌린지’에 가세하면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외신 보도에선 ‘삼성 리더의 사촌’으로 소개  

지난 6일 홍콩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게재된 정용진 부회장 관련 기사. [사진 화면캡처]
 
외신을 통해서도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가 보도됐다. 홍콩의 대표 신문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난 6일 코너 ‘금주 아시아 이슈(This Week in Asia)’의 ‘사람(People)’ 꼭지에서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에 대해 다뤘다.  
 
해당 기사에서는 정 부회장을 대형 유통사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리더이자 삼성 리더의 사촌으로 소개했다. 또 ‘공산당을 부수자’라는 의미의 영문 ‘Crush Commies’라는 단어와 정 부회장이 언급한 단어 ‘멸공’을 ‘myulgong’으로 그대로 표기했다. 기사는 “정 부회장이 대중이 꺼리는 일을 피하는 한국 재벌들과 달리 거침없는 발언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있다”면서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세계 불매운동 포스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일각에선 신세계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불매운동 당시 게재됐던 NO재팬 포스터가 ‘보이콧 정용진, 사지 않습니다’로 재해석돼 공유되고 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스벅만 안 마셔도”라는 글과 함께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와 계열사 실적을 자세히 분석해 놓은 ‘불매 방법’이 퍼지고 있다. 이 게시물 작성자는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의 55%를 차지하고 있다"며 "스타벅스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불매를 독려하기도 했다. 
 

“재벌 세습해놓고 멸공이라니”…날 세우는 투자자들

오너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신세계 관련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신세계 종목토론방에는 “조용히 기업 발전에만 신경 써달라”, “운 좋게 재벌가에서 태어나 북한 3대 세습 마냥 물려받아 놓고 외치는 멸공에 한숨만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웁니다” 등의 글들이 게재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종목토론방에도 “정용진의 멸공으로 신세계를 열었다”, “중국 사업은 끝났네” 등의 비판과 우려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선 오너 리스크 이슈가 얼마나 지속할지, 멸공 논란이 얼마큼 번지고 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주가 방향을 예단하기도 어렵다”면서 “당분간 흐름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불확실성 요인이 있다고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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