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 끊겼던 해양플랜트, 국제유가 90달러 넘어서자 ‘꿈틀’
저가 수주 악몽도 없다…신규 프로젝트 발주 기대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100달러를 향해 질주하면서, 저유가 시절 명맥이 끊겼다 지난해 부활 조짐을 보인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해양플랜트를 수주 소식을 전한 조선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지만, 조선업계 안팎에선 “현재 유가 흐름이 해양플랜트 신규 발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계는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만 뒷받침되면 불황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와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이상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미국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를 예고한 상태라, 세계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 공급 축소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등의 핵 합의(포괄적 공동 행동 계획‧JCPOA) 복원 기대감이 국제유가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 추세라면 배럴당 100달러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에선 “배럴당 150달러”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흐름 속에 조선업계가 올해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전한 조선사는 대우조선이 유일하다.
대우조선은 지난 1월 11일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이 현재 운용 중인 심해 설비에 전력을 공급하고 가스전을 제어할 수 있는 가스전 제어 설비(FCS) 1기를 6561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설비는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3분기까지 인도된다.
해양플랜트, 조선업 불황에 ‘마침표’ 찍을까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저유가 당시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중단했던 경험이 있어 신규 발주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해양플랜트에 대한 기조 자체는 확실히 변했다”며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선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의 LNG 수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석유 개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 미국과 유럽 등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LNG 대신 석유 개발에 대한 프로젝트가 확대돼 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브라질과 동남아 등에서의 채산성 있는 유전에 대한 생산 확대 가능성은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충분한 수익이 기대된다면, 일부 국가들에서의 원유 생산 확대 움직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브라질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해양플랜트인 8500억원 규모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수주한 바 있다.
이은창 부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럽을 중심으로 LNG 수급 불안을 부추길 경우, 가스전 개발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 조선사들이 러시아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수의 LNG 운반선을 수주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업계에선 올해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할 경우, 장기간 이어진 불황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LNG 운반선 중심의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출혈 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의 늪에서도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시황 회복으로 선박뿐 아니라 해양플랜트에서도 저가 수주 문제는 해소된 상황”이라며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만 받쳐준다면,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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