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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빅스텝’이 온다…한은, 올해 보폭 어떻게 맞출까

[금리 줄인상] ① 연준,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예고
물가 잡기에도 나서야 하는 한은…5월 기준금리 인상 유력

 
 
지난 2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모습.[연합뉴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5월에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며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자칫 양국간 금리 역전이 발생할 수 있어 한은은 올해 연준의 보폭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치솟으며 상승률이 4%대로 올라섰다. 현재 한은은 연준의 스텝에 발 맞추는 것과 함께 물가 잡기 및 경기 회복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이 향후 어떤 통화정책을 가져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준 보폭 맞춤에 물가 잡기까지…한은의 고민 

미 연준은 지난달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0~0.25%에서 0.25~0.50%로 25bp 인상했다. 이후 연내 6회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한 상태다. 4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를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오는 5월과 6월 FOMC에서 2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대로라면 두달 새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자료 연방준비제도]
 
또한 올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25%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보다 0.75%포인트 가량 높다. 만약 미국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금리역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한은도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메인 기조로 잡겠지만 급격한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 특히 금리인상에 따른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가장 크게 우려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장단기 금리역전이란 장단기 금리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릴 시 단기적으로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보통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기준금리의 인상으로 장단기 금리역전이 발생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이미 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지난달 말 2년 국채금리와 10년 국채금리가 엇갈리며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국내 금융투자시장에서도 장단기 금리역전에 대해 긴축 가속화에 따라 단기금리가 과도하게 선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향후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단기적인 변수가 언제나 발생할 수 있어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을 시 무조건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라보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금리 보폭을 맞춰야 하는 한은의 머리 속이 복잡해진 이유다.  
 
치솟는 국내 물가를 잡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 이후 10년 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가격이 치솟은 영향이 컸다.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현재 두배 이상 뛰어넘은 것이다. 당장 4~5월 중 금리를 올려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셈이다.
 

기준금리 인상, 4월인가 5월인가

차기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띄고 있다는 점에서도 향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이달 금통위는 총재가 부재된 상태에서 열린다.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상 결정을 새 총재가 업무를 시작한 5월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미국의 5월 중 ‘빅스텝’ 행보를 지켜본 뒤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점쳐진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연합뉴스]
 
시장 전문가들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인상시기는 4월보다는 5월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올해 기준금리 추가 금리인상 횟수 전망을 2차례에서 3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다음 금리인상 시기는 5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4월보다는 5월 금리인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차기 총재 후보가 국내 경기 회복세가 아직 완전하지 못하며 재정과 통화의 정책 조합를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는 한 템포 쉬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5월, 8월, 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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