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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수수료’ 오르자, 미국선 ‘단체 파업’…배달앱 미래는?

[‘배달 지옥’ 대한민국③] 해외의 플랫폼 대응책
미국 수공예품 판매 플랫폼 ‘엣시’, 수수료 올리자
1만여명 판매자, 일주일 간 플랫폼 판매 중단 나서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의존도 높은 국내선 어려워

 
 
미국 수공예품 판매 플랫폼 '엣시'. [사진 화면캡처]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 지난 3월 22일부로 ‘배민1’ 서비스 수수료 체계를 조정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배민1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라는 등의 호소 글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수수료 인상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최근 미국 수공예품 판매 플랫폼 ‘엣시(Etsy)’ 역시 수수료 인상과 관련해 플랫폼 이용자와 마찰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엣시 플랫폼이 기존 수수료 5%에서 6.5%로 인상하면서 플랫폼 이용자 1만여명이 상품 판매 중단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선 엣시의 사례가 국내 배달 플랫폼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엣시 역시 플랫폼 이용자는 플랫폼사 소속 직원이 아닌 개인 사업자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판매 중단 조치를 ‘파업(strike)’이라고 주장한다. 작가들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생산상품으로만 대부분의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결국 기업의 수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동은 ‘파업’이라는 설명이다.
 
엣시 이용자들이 수수료에 뿔이 난 까닭은 이번이 첫 수수료 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엣시는 지난 2018년 기존 수수료 3.5%에서 5%로 상승한 바 있다.  
 
또 엣시는 ‘아마존에는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파는 회사’라는 수식어로 플랫폼을 홍보할 만큼 판매자, 즉 플랫폼 이용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형태로, 플랫폼 창업 초창기에는 비교적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판매 중단을 선언한 엣시 판매자들은 일단 4월 둘째 주, 한 주간의 파업 의사를 밝혔지만 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파업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엣시 측은 수수료 인상은 플랫폼의 기술 투자와 마케팅 비용 등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반박한다. 아마존 등 대형 이커머스에서 수공예품 시장에 뛰어들고 품목을 확대하고 있어,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단 주장이다.  
 
이처럼 국내 플랫폼 이용자도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는 미국처럼 플랫폼 이용자들의 단체행동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자영업자의 플랫폼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플랫폼 거부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외식프랜차이저 MBA)는 “국내에서도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 단체행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배달 의존도가 90%를 넘는 딜리버리 전문 사업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플랫폼을 다 함께 이용하지 않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결국 플랫폼 파업에 참여한 상인들은 손해 보고, 참여하지 않고 운영하는 상인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플랫폼 수수료 인상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코로나19 종식 이후, 기존에 배달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자영업자들은 플랫폼 이용을 가차 없이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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