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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장보고기지·인천국제공항 등 극한의 환경을 이겨낸 이건창호…"기술력으로 명성 입증"

[르포] 수도권 최대 규모의 창호 공장인 이건창호 공장 탐방
기술력에 베테랑의 섬세함 더해…진공유리 제조 기술은 백미

 
 
인천 미추홀구 이건창호 공장 모습. 최영재 기자
 
연평균 기온이 영하 23도에 달하는 남극 장보고 기지, 비행기 이착륙 시 소음이 심한 인천공항, 국보급 문화재와 귀중품이 진열된 카타르 국립박물관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창호와 유리가 있다. 바로 이건창호의 제품이다. 시스템 창호와 PDPTV 기술에서 착안한 진공유리 기술력은 내구성, 방음, 디자인, 단열 등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호평 받고 있는 이건창호의 제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21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이건창호 생산 공장을 방문했다.
 
이건창호의 공장은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공장답게 문을 열자마자 굉음이 들렸다. 높은 굉음의 불편한 소리가 들렸지만, 오히려 공장의 모습은 넓고 쾌적했다. 알루미늄을 가공하는 공장은 으레 많은 먼지와 가공으로 인해 복잡한 공장을 상상했지만, 이건창호의 공장은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었다.
 
이건창호의 인천 생산 공장은 수도권 창호 공장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장에선 자동화된 원자재 선별을 시작으로 크게 롤링→컷팅→가공→피팅→조립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공장 끝에서 시작된 자재 선별을 시작으로 공정 라인 별로 일자로 배치돼 있다. 이 때문에 무거운 알루미늄 창호를 근로자가 직접 옮길 필요가 없어서 라인 별로 매끄럽게 제작이 되고 있었다.
 
이건창호 공장은 두 가지의 큰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100% 주문 제작으로 공정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정형화된 창호보다 고객에 니즈에 맞는 창호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장에서는 지붕 모양, 비정형 특수 규격 등 다양한 상태의 제작 중인 창호 등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일반적인 찍어내기식 창호 공장처럼 높게 쌓아둔 창호 재고도 아예 없었다.
 
인천 미추홀구 이건창호 공장 모습. 숙련된 엔지니어가 섬세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벽체와 비슷한 단열 성능을 내는 진공유리

두 번째는 기술력이다. 이건창호는 국내에서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를 처음 도입한 회사인 만큼 공장에서도 기술력이 돋보였다. 매출액의 일부를 꾸준히 연구 개발에 투자하면서 꾸준히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물이 바로 진공유리다.
 
진공유리는 이건창호에서 직접 개발한 제품으로 과거 PDPTV 기술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특히 진공유리의 단열 기능이 백미다. 진공유리는 벽체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내는데 여기에 이건창호 만의 기술력이 있다. 진공유리는 유리를 겹쳐 그사이에 진공층을 만들어 소리나 열의 움직임을 원천 차단해주는 원리의 제품이다.
 
진공유리 사이에 필러를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영재 기자
 
이 진공 층을 유지해주는 것이 이건창호만의 핵심 기술이다. 최대한 얇은 진공 층을 유지하되 유리가 서로 붙지 않게 하기 위해 유리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필러가 들어가는데, 이 필러가 0.25mm에 불과한 진공 층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건창호에서는 필러의 길이가 변경될 경우 본연의 성능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공장에서 진공유리를 눈앞에 두고 보기 전에는 필러의 존재 여부 확인이 힘들 정도로 미세했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성능’과 ‘조망’이 중요시되는 현재 건축 시장에서 이건창호의 진공유리는 프리미엄화를 내세운 나인원한남, 반포써밋,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즈 등에서 사용됐다.  
 
이건창호의 기술력은 조망권과 깊은 연관이 있다. 건축과 인테리어의 트렌드에서 조망권이 가지는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결국 진공유리도 벽체와 비슷한 수준의 소리와 열을 차단하는 기능을 바탕으로 대면적의 유리 제작이 가능하여 넓은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이건창호가 창호 프레임의 슬림화를 위해 꾸준히 개발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안정혁 이건창호 CTO는 “창호 기술의 핵심은 깨끗한 조망 확보”라며 “현재 프레임을 절반으로 줄인 상태지만 앞으로는 프레임을 완전히 숨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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