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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서 뷰티” 컬리 ‘무한 영토 확장’…득일까 실일까

컬리, 뷰티전문 '뷰티컬리' 열고 시장 공략
상장 전 몸값 올리기 관측...非식품 확대
무리한 외형 확장, '양면의 칼날' 지적도

 
 
마켓컬리는 지난 7월 홈페이지 내에 화장품 전문관 '뷰티컬리'를 시범 오픈했다. [사진 마켓컬리 캡쳐]
 
샛별배송(새벽배송)업체 컬리가 ‘뷰티컬리’로 또 한 번 영토 확장에 나선다. 주력 상품은 여전히 신선식품이지만 여행상품과 가전, 반려동물 용품에 이어 화장품 부문까지 취급 제품을 넓혀가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상장을 앞둔 마켓컬리가 몸집 키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엄선한 고급 식재료를 새벽에 배송한다'는 마켓컬리의 기존 정체성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새벽배송) 상품을 주문한 후 문 앞에 컬리 퍼플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매니저가 제품을 넣어두고 간다.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준다. [사진 마켓컬리]
 

컬리표 ‘뷰티 전문 플랫폼’…상장 전 몸값 올리기 관측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7일 화장품 전문 플랫폼인 '뷰티컬리'를 공식 오픈했다. 뷰티컬리는 식품이 중점인 마켓컬리에 이은 컬리의 두 번째 버티컬 서비스(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식)다. 뷰티컬리는 데일리부터 럭셔리까지 모든 뷰티 브랜드 및 제품을 한번에 만날 수 있고 새벽배송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컬리의 무한 사업 확장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컬리는 지난 8월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삼사를 통과하면 6개월 내인 내년 2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컬리의 경우 지속적인 적자와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낮다는 이유로 예비심사 통과에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 올 들어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IPO 시장 역시 올해부터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다.
 
컬리 측은 상장 준비를 하기 전부터 비식품 부문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컬리 관계자는 “이미 5년여전부터 주방용품 등을 시작으로 비식품 부문 품목을 판매하고 있었다”며 “고객들의 지속적인 니즈에 부응하고자 점차 품목을 확대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 블랙핑크 제니 모델 발탁. [사진 컬리]

‘식품’ 주력 컬리, 사업 확장 계속…‘양면의 칼날’ 지적도 

앞서 컬리는 2016년 6월부터 발뮤다 토스터기를 판매하며 비식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식품 외에 와인, 전통주, 생활용품·리빙·캠핑, 헤어·바디·구강, 주방용품, 가전제품, 반려동물용품, 키즈, 여행·티켓 부문 등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부문에서 판매 품목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특히 마켓컬리의 주 고객층인 30·40대 여성이 선호하는 상품을 위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력 제품인 신선식품이 수익성 구조에서는 취약하기 때문이다. 채소나 과일, 고기 등 신선식품은 산지에서 만들어져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친다. 유통 과정이 늘어나며 식품의 신선도는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우에도 콜드체인을 통해 배송은 되나 마트 내 큐레이션 작업을 거쳐 매대로 가기 때문에 산지에서 판매까지 48시간 이상이 걸린다.
 
또 신선식품의 특성상 품질 유지를 위해 내장, 냉동 차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많은 초기비용이 투입된다. 이에 늘어나는 매출액과 함께 영업적자 역시 늘어나고 있다. 2019년 연결기준 101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 -1163억원, 2021년 –2177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직매입이라는 구조, 식품이라는 카테고리 특성상 이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매출원가율이 높고, 폐기손실 등 재고에 대한 비용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컬리는 비식품 부문을 늘리면서 이용자 수와 매출을 늘리고 외형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업 정체성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무리한 사업 영역 확장은 유통 사업에서 ‘양면의 칼날’ 같은 존재라는 평가다.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새벽배송) 상품을 주문한 후 문 앞에 컬리 퍼플 박스를 놓아두면 배송 매니저가 제품을 넣어두고 간다. 상온 제품은 종이 포장재에 별도로 담아준다. [사진 마켓컬리]
 
이미 컬리가 뷰티컬리의 홍보모델에 블랙핑크의 제니를 낙점한 것만 해도 무리수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에선 광고집행비가 최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너도나도 뷰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올해만 해도 롯데온이 지난 4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열었고 SSG닷컴이 지난 7월 뷰티 전문관 ‘먼데이문’을 리뉴얼하며 뷰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주요 고객층인 2, 30대 여성 고객군을 겨냥해 다양한 먹거리를 찾고자 뷰티 부문까지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화장품이 신선식품에 비해 재고 관리나 배송에 있어서 수월해 수익성이 더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뷰티 부문은 이커머스 업체뿐만 아니라 유통가들이 눈여겨보는 시장이라 치열한 경쟁 양상이 예고된다”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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