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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고용 늘린다는 재계…‘낙수효과’ 논란 [법인세 인하 논쟁②]

정부 “감세, 투자확대 효과”, 야당 “초고소득층 이익”

 
 
 
지난해 12월 상생결제 확산의 날 기념행사에서 낙수효과를 기원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모습.[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법인세 인하를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를 두고 정부‧경제계와 야당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재계는 한 목소리로 법인세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낙수효과’ 무용론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재고가 늘고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여달라는 게 기업 측 입장이다.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을 추진하는데 이 조치를 늦지 않게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세부담 경감률은 중소기업(12.8%)이 대기업(10.2%)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며 “법인세 인하(효과)는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돌아가고 제품·서비스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고용·임금 증가를 통해 근로자가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의 법인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법인세 과세표준 및 세율체계 개편 필요성’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법정 최고세율은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1.2%)보다 3.8%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대기업들의 실효세율은 지난해 기준 21.9%로 애플(16.9%) 등 미국 주요 대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법인세 감세는 투자 확대의 효과가 있다는 보고서가 정말 너무 많다”며 “IMF, OECD, KDI 등 국내외 기관에서 우리나라의 감세 조치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법인세 인하로 투자와 고용이 확대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2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조세재정브리프를 보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인세 과표구간 및 세율체계 개선방안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 조사에서 법인세 개편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대기업이 83.3%, 중견기업은 71.8%, 중소기업은 51.4%로 나타났다. ‘법인세 과표 구간과 세율 체계가 개선되면 내년 투자와 고용을 올해보다 확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응답 기업 중 33%로 나타났다. ‘늘릴 의향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과 ‘잘 모르겠다’고 한 곳은 각각  20%, 47% 수준이다.  
 
대기업의 80% 이상은 법인세 최고세율 한도를 내리는 것에 찬성하면서도 투자와 고용 확대를 명확하게 이야기한 곳은 30%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법인세 찬성에 대한 이유로는 ‘투자·고용환경 개선’(71.3%)을 꼽았다.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1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일반적으로 감세하면 낙수효과를 가져온다고 하는데 과연 감세가 경기를 활성화하는지도 봐야 한다”며 “미 의회 조사국도 감세 조치가 기업과 초고소득층의 이익만 차지했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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