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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는 채권·주식이 유리

금보다는 채권·주식이 유리

올 들어 하향세를 보이던 국제 금시세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금값은 지난달 2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에서 85년 이래 처음으로 온스당 3백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금의 12월 선물 가격은 온스당 3달러60센트 떨어진 2백96달러90센트를 기록했으며 내년 2월물의 경우 3달러70센트 하락한 2백98달러60센트에 거래됐다. 27일 런던시장에서는 온스당 2백96달러까지 떨어졌다. 페인웨버사의 선물 연구원인 버나드 사바이코는 “금가격은 온스당 2백80달러대까지 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2백50달러까지도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날 금시세의 하락은 전통적으로 금수요가 몰리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일어난 것이어서 금투자가들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지난 96년 2월 금가격이 6년만에 최고치를 돌파했을 때 이에 고무된 사람들은 금가격이 온스당 5백달러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황금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의 환상임이 드러났다. 금가격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 초반 온스당 8백달러를 넘은 적도 있다. 이 당시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때여서 금이 재산가치를 보전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미국 경제가 안정 성장을 지속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은 점차 금보다는 달러나 미 재무부의 채권·주식 등을 선호하게 됐다. 갖고 있어 봐야 별다른 수익이 없는 금과 달리 주식이나 채권은 투자가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국제 금시세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전세계 금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이다. 중앙은행들도 금을 창고에서 묵히기보다는 수익 증대차원에서 금을 매각하거나 빌려 주는 경향이 늘고 있다. 런던의 골드 필드 미네럴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64개국 중앙은행들이 기업이나 다른 금융기관들에 대출해 준 금은 2백50억 달러어치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90년에 비해 거의 2배가 되는 양이다. 뉴욕의 컨설팅회사인 CPM그룹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89년 이후 8년 동안 금을 순매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치 모건 그린펠의 수석연구원인 에드워드 야르데니는 최근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벨기에 등이 금매각 계획을 발표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중앙은행들은 금을 보유해도 아무 수익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제 금은 기준 통화라기보다는 구리나 철과 같은 하나의 상품으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유럽 중앙은행들이 앞으로는 소량의 금만 보유할 계획을 밝힌 것도 금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최근 아시아 금융위기 사태도 금시세에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우선 이번 금융위기로 세계 최대 금소비시장인 아시아 지역의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게다가 아시아 국가의 통화폭락으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상품의 가격이 낮아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하면 미국내 금 수요증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 아시아 금융위기 후 국제 금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사의 경우 최근 내년도 평균 금가격을 3백20달러에서 3백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금값 회복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보다는 많은 금생산업체의 통합과 금광폐쇄 등 금 생산량 감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금 생산업체들이 최근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젠더사와 골드필드사가 최근 합병을 선언한데 이어 앵글로 아메리카사도 최근 산하의 금 채굴업체들을 하나로 합병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 생산비 증가를 이유로 몇 개의 광산을 폐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미 지역의 금생산업체인 배릭 골드사도 북미와 남미지역의 금광에 대한 신규 투자계획을 연기했다. 그러나 금값 하락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값 하락이 다른 원자재 가격 하락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현상이 최근 금융위기를 맞은 아시아 지역에서 예상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추세와 맞물린다면 자칫 미국 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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