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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남들 줄일때 오히려 늘린다

신세계…남들 줄일때 오히려 늘린다

남들 늘릴 땐 줄이고, 남들 줄일 때 늘린다? 많은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중단하며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이때 오히려 사업 확장에 나선 신세계푸드시스템(대표 하장근) 외식사업부 까르네스테이션 얘기다. 이들은 IMF가 닥친 1997년 이후 경기가 회복돼도 점포 수 확대 없이 철저하게 ‘절전모드’로 운영해 오다가 경기 한파가 닥친 지금 “내년도에 2개 점포를 개설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가 질 좋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까르네스테이션에는 절호의 찬스라는 생각에서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외식사업부가 지난 95년 첫 점포를 개설한 까르네스테이션은 1인당 일정 금액(어른기준 1만원∼3만5천9백원)을 지불하면 다양한 육류와 샐러드, 주류 등을 원하는 만큼 무한제공하는 뷔페 레스토랑. 고깃집을 선호하는 35세∼50세 직장인들의 회식 모임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강남·종로·마포 등 오피스가에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은 구전이다”라는 신조로 지금까지 별 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까르네스테이션은 매년 19% 정도의 매출 성장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이는 가격에 비해 음식 질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한 고객들의 방문 횟수가 늘어난데다 이들이 입소문을 통해 다른 고객들도 끌어들인 덕분이다. 까르네스테이션 측은 올해 5개 점포 내점 고객 수가 5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까르네스테이션이 고품질의 음식을 3년 동안 같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비용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 우선 이들은 신세계푸드시스템 내 식품유통사업부를 통해 식자재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또 모든 점포가 지하층에 입점함으로써 임대료를 줄일 수 있었고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었다. 게다가 고깃집으로는 드물게 깨끗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연기와 냄새를 완벽하게 없애는 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젊은 샐러리맨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좀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기자재를 도입함으로써 모든 점포가 개점 후 한 번도 보수를 하지 않고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이런 ‘슬림’ 경영을 표방해 오던 까르네스테이션이 지난 97년 마포에 마지막 점포를 개설한 후 4년 만에 새 점포를 개설하겠다고 나섰다. 초기 투자 비용은 크고 회수는 늦은 외식사업의 속성을 감안해 지금까지는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유지해 왔지만 이제 어느 정도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좀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성오 신세계푸드시스템 외식사업팀장은 “까르네스테이션은 불경기에 강한 아이템”이라며 “지금이 사업 확장에 나설 적기”라고 강조했다. 까르네스테이션이 생각하는 사업 확장의 가장 큰 축은 신규 점포 개설이다. 내년에 추가로 개설할 2개 점포는 다른 점포들과 마찬가지로 큰 건물 지하에 위치할 예정이며, 위치는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역삼동·양재동·신촌 가운데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점포를 개설하는 것 외에도 이들은 매체 광고를 확대하고 각종 홍보성 이벤트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까르네스테이션은 구전 홍보를 원칙으로 마케팅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분별하게 손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던 보수주의자들이지만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까르네스테이션측은 불경기인 지금이 바로 그런 기회라고 보고 5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발휘하기 위해 시동걸기에 돌입했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안정론자들의 시도가 빛을 발할 수 있을지 동종업계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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