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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모집에 '三士(박사·회계사·세무사)' 몰린다

신입사원 모집에 '三士(박사·회계사·세무사)' 몰린다

청년실업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모집에 박사·공인회계사·세무사 등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첫 직장 잡기가 어려워지자 예전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직장에 고급두뇌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의 대졸자 공채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려 1백2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신용보증기금이 설립된 1976년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지원자 중에 일반 직장에서는 보기 힘든 자격이나 학력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공인회계사 40명, 미국 공인회계사(AICPA) 45명, 세무사 22명, 석·박사 8백95명, 토익성적 9백점 이상이 5백51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70명 모집을 감안한다면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1백7명이 모여 정원을 초과한 상태다. 또 석·박사들을 포함하면 이미 경쟁률이 14대 1에 육박한다. 이런 기현상이 신용보증기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7일 1백1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 웅진그룹에 1만9천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경쟁률은 1백90대 1. 지원자 중에는 서울대·KAIST·포항공대 출신은 물론 박사학위 소지자도 다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 신입사원 모집(3백명)에서는 5만2천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중에는 박사가 1백60명, MBA 이상의 해외유학파가 7백80명, 국내 석사가 6천2백명 등이 포함돼 있다. 중견기업인 한샘도 이달 초 30명의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으나 지원자가 8천명에 달해 인사팀이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고용해가며 서류 심사를 했다. 조중근 중견기업연합회 전무는 “대기업 취업난이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입장에선 고급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도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거나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하는 등 고급 인력을 묶어 두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공무원 채용시험에도 나타났다. 지난 11월1일 식품위생직공무원 10명(7급 5명, 9급 5명)의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실시한 특별채용시험 접수 결과 8백87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9급 식품직에는 8백8명이 지원, 지난 98년 식약청 개청 이래 최고인 1백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중에는 4년제 대학졸업자가 4백45명이 포함됐다. 9급직은 고졸자 이상이 지원할 수 있다. 또 7급 식품직 응시자의 경우도 박사학위자가 11명, 석사학위자가 68명 등 전원이 석사학위 이상인 것으로 집계돼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박사학위자나 MBA학위 소지자들을 위한 구직 사이트도 생겨나고 있다. 박사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상대로 취업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www.doctorfind.co.kr)가 생겨 현재 3백여명의 박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또 거액을 들여 미국에서 MBA 학위를 받아온 이들도 고액연봉의 컨설팅 회사 등에 취업을 희망하지만 10여 업체의 채용인원은 40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을 위한 사이트(www.jcmba.co.kr)에는 구직을 희망하는 MBA 출신이 5백명을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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