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본 2002年의 운세]‘높은 산이 무너지고 새싹이 움튼다'-'말을 옮겨 타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해’
[주역으로 본 2002年의 운세]‘높은 산이 무너지고 새싹이 움튼다'-'말을 옮겨 타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해’
내일을 모르는 것이 인간 세상이다. 사람들의 의지대로 되는 것 같아도 여러 변수들이 작용해 그 의지의 방향을 돌려놓는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 미래에 대한 예측은 상당히 적중해 가고 있다. 그래서 국가나 기업의 경우, 10년 혹은 5년 단위의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국가의 살림살이인 예산도 한 해 전에 이미 확정, 해가 바뀌면 곧 실행에 들어간다. 혹자는 미래 혹은 내일에 대한 예측을 두고 ‘천기누설’이라고 하여 매우 두려워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국가와 기업의 경영이 이미 ‘천기’를 앞서가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 옛날 왕실에서는 다음해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천관들이 점괘로 풀어냈다. 민가에서는 책력을 통해 새해의 날씨 변화·농사 일정·개인의 길흉사를 미리 준비했다. 그런 점에서 ‘천기’는 널리 알려져 모든 사람들이 이에 대비하거나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이제 서기 2002년·단기 4335년인 올해의 운세를 살펴보자. 바로 ‘천기’의 일부를 미리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천기와 운세는 약간 차이가 있다. 천기는 문자 그대로 하늘이 어떤 기틀을 이미 짜놓았다는 뜻이고, 운세는 그 기틀이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운이란 바로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예측도 운세에 치중하고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천기나 운세를 엿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혹자는 하늘의 별자리, 이른바 점성술로 혹자는 카드로, 또 혹자는 신탁으로 이에 접근한다. 그러나 동양의 5천년 역사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주역’이란 신비의 책을 전해주고 있다. 공자가 책을 묶은 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읽고, 또 해설까지 곁들여 놓은 책이다. 이 책은 64괘를 통해 우주와 인간사의 변화를 미리 알 수 있도록 기록해 놓았다. 시대의 흐름에도 아직 생명력을 지닌 것은 그 내용이 바로 역(易)이기 때문이다. 사주팔자니 천기누설이니 하는 동양적 미래 예측은 모두 이 책에서 비롯되고 있다. 64괘 중 어느 괘가 금년의 운세를 보여주는가는 괘를 뽑는 시각과 사람·방법·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쩌면 이 자체가 운의 변화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필자는 서기 2002년과 단기 4335년, 또 금년의 간지인 임오(壬午)를 제재로 이와 관련있는 괘를 통해 올해의 운을 살펴보겠다. 먼저 임오년은 12지로 보면 말의 해다. 주역에서 말(馬)이 등장하는 괘는 매우 많다. 우선 64괘의 기본인 팔괘의 하나인 건(乾)이 동물로는 말을 상징한다. 건은 하늘을 뜻하고, 국가나 단체로 보면 최고위층이고, 집안에서는 가장이다. 계절로는 만추에서 초겨울 기간이고, 방위로는 서북방이다. 올해 각종 지방선거를 비롯해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음은 이 괘로서도 증명된다. 또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가장들의 지위에 변화가 있음도 알려준다. 건괘는 위엄과 관용·정직의 뜻을 지니고 있다. 이런 속성에 위반하면 매사가 어그러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64괘에 등장하는 말들의 예를 보면 하나같이 신의를 존중하고, 경거망동을 피하라고 경고한다. ‘암말의 순하고 굳셈을 지키면 아름답다’는 곤괘에서 ‘망동하지 말고, 기초를 공고하게 하여 초창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둔괘, ‘백마를 타고 빨리 가도 제대로 가라’는 비(賁)괘, ‘말을 잃고 쫓지 않음은 후회가 없기 때문’이라는 규괘 등이 그러하다. 정치판은 물론 경제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말의 성격을 본받아야 화가 미치지 않는다. 또 말은 화려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 사회적으로는 월드컵 축제와 더불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유행이 휩쓸고 지나감을 예고한다. 특히 올해는 월드컵 축제를 통해 한국을 세계에 다시 한 번 내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실상보다 조금 나은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어도 괜찮다. 서방세계의 경우, 올해는 택괘의 운이 지배한다. 아프간전쟁 이후 이를 둘러싼 외교전이 활발하게 전개된다. 말로 인해 명성을 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로 인해 중도에 하차하는 사람들도 등장하게 된다. 작은 일은 성취해 기쁨을 얻지만 큰일은 대개 중도에서 좌절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특히 대미외교에서 그들의 외교적 수사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또 대우자동차 등 부실기업 처리에 외국기업의 감언이설이 난무할 수 있다. 단기 4335년과 간지 임오년을 조합해서 나오는 괘는 산지박괘(山地剝卦)다. 이 괘는 간지 임오년만으로 괘를 뽑는 수화기제괘(水火旣濟卦)와는 표리관계를 이룬다. 산지박괘는 위는 산이고 아래는 땅이다. 산은 본래 땅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이 산은 땅 위에 높이 솟은 산으로 그 아래가 깎여 무너지는 모습이다. 그 무너지는 속에 씨앗이 있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간다. 주역은 박괘 다음에 이를 회복하는 복괘를 두고 있어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산지박괘는 특히 정권교체기에 통치자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람과 정책을 씀에 있어 버릴 것은 빨리 버리고, 수술한 것은 조기에 수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인배들이 더욱 날뛰어 결국 최고통치자에까지 누가 미치게 된다. 가을부터 본격화하는 대통령선거전 역시 말의 향연이 벌어진다. 신실한 말을 하는 사람이 대권을 잡게 돼 있다. 대권에 기대기 위한 줄서기도 요란하다. 그러나 암말의 성품처럼 초지일관 한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나라는 물론 개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특히 권력의 변화와 관련해, 산지박괘의 3효가 움직이면 중산간괘(重山艮卦)로 바뀐다. 이의 해석은 이렇다. ‘거사대추(巨蛇大추) 전어국교(戰於國郊) 상하격새(上下隔塞) 주군주도(主君走逃).’ 문자대로 번역하면 ‘거대한 뱀과 큰 미꾸라지가 성 밖에서 싸우니, 상하가 막혀 임금이 도주한다.’ 지극히 경계할 일이다. 남북관계 역시 현상황으로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호’가 온다. 성급하게 열매를 얻기보다는 씨앗을 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못하면 그간 쌓아놓은 기단마저 무너질 수 있다. 한국처럼 정치가 우선인 나라에서는 경제를 예측하기 어렵다. 정치판이 빨리 정리되어야 경제가 안정된다. 경기 자체의 진폭이 매우 크다. 따라서 올해는 신규사업보다는 기존사업에 전력투구, 최소한 현상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증권시장은 현상유지의 장세가 주도하다가 소폭의 오름세를 보여준다. 수화기제괘로 보면, 음양이 조화를 이룬 듯싶지만 이 역시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초기에는 매사가 순조롭게 풀리는 듯이 보인다. 이로 인해 경거망동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너무 깊이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또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어지럽게 된다. 산지박괘의 위험이 이 괘에도 도사리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교육문제가 올해의 화두가 될 것이다. 대학입시 제도는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 실업자의 증가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런 한편에는 적재적소의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해외 고급인력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올해는 오행으로 보아 목(木)의 기운이 강세다. 녹청색이 유행하고 출산하면 대개 남아를 낳는다. 날씨는 흐린 날이 많다. 또 장마와 가뭄이 교차해 일기예보가 무척 어려운 해이다. 동남·동북쪽에 산불과 수재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남서쪽은 화재 위험수가 있으므로 미리 예방해야 한다. 임오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120년 전에 임오군란이 있었고 3백년 전에는 백두산 화산이 폭발했다. 1762년에는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아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큰 난리가 없는, 주로 새로운 인물들이 등용되는 해였다. 이제 금년 개인의 길흉과 관계되는 사항을 예단해 보자. 올해 이른바 삼재(三災)가 드는 띠는 돼지띠(8·20·32·44·56·68·80세)와 토끼띠(4·16·28·40·52·64·76세), 양띠(12·24·36·48·60·72세)이다. 이 띠의 사람들은 항상 건강· 관재 ·구설· 인장· 교통사고· 상문(喪門)을 조심해야 한다. 또 일반적으로 이사하거나 새집을 지을 때 조심해야 하는 방위는 동쪽과 북쪽이다. 현재 사는 곳에서 동쪽으로 이사하지 않는 것은 물론, 동쪽 방위의 집을 수리하거나 담장 등을 고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새집을 짓는 경우에는 남향집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를 두고 대개 미신이라 하지만 천기의 흐름을 누가 알랴.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고 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개인이나 국가의 운세도 이미 과거 속에 그 씨가 뿌려져 있다. 그래서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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