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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況증시,갈길 아직도 멀다!

好況증시,갈길 아직도 멀다!

하태민 아크론 대표
증시의 상승세가 그칠 줄을 모른다. 쉽지 않아 보이던 종합지수 8백선마저 가볍게 돌파하며 월봉상 양봉이 다섯 개 연속으로 발생했다. 작년 10월, 4백98포인트에서 출발한 종합지수가 5개월 동안 쉬지 않고 달려서 8백50선까지 도달한 것이다. 지난 1999년 대세상승기에도 이런 줄기찬 상승은 없었음을 감안할 때 정말 놀라운 에너지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작년 9·11 테러 후 기고한 글에서 ‘폭락 후 폭등이 올 가능성’을 얘기했고 이후 ‘우리의 상상을 넘는 강세장’이 펼쳐질 것임을 여러 차례 예상했다. 그래선지 요즘 부쩍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앞으로 장세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게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작년과 마찬가지다. 지금 증시 강세의 가장 큰 배경은 우리 경제의 투명성 강화와 국제화다. 90년대 초반 미국의 경우를 보자. 블랙먼데이로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파산했고, 경제는 98년 우리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 엄청난 수술이 뒤따랐다. 그러한 확실한 금융구조조정은 90년대 중반부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해 다우지수 1만 포인트, 나스닥지수 5천 포인트 시대를 열게 했다. 이런 경우는 금융위기를 겪은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현상이다. 80년대 말 구소련의 붕괴 여파로 금융위기를 겪은 핀란드도 그랬고, 94년 말에 IMF를 맞은 멕시코도 그랬다. 즉, 현재 우리 증시의 초강세는 단순히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어떻고, ROE가 어떻고 차원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증시의 모습은 미국·핀란드·멕시코 등의 이후 모습에서 읽을 수 있다. 핀란드의 경우 헥사지수가 거의 20배 가까이 올랐으며, 멕시코 볼사지수도 3배 정도 상승했다. 그러면 답이 나온다. 지금 우리 종합지수는 5백선에서 출발해 8백선까지 약 60퍼센트 상승했다. 앞으로 갈 길이 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굴곡은 있을 것이다. 월봉상 5개월 연속 양봉이 나타났지만, 그 속에서 상승과 조정은 반복되었다. 마찬가지다. 크게 본다면 향후 월봉상 한두 개의 음봉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 잊지 말 것은 큰 상승 기조 속의 작은 조정이라는 점이다. 단기적으로 살피면, 2월 중순부터 수급적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인으로부터 국내기관으로 그 바통이 이어지는 변화가 포착되는 것이다. 이는 2월 중순부터 국내기관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함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과거 99년 대세상승기에도 그랬다. 7백선 아래에서는 국내기관의 일방적 매도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7백선을 넘어서면서 시중 자금들이 폭발적으로 증시로 유입되면서 1천 포인트 내외까지 상승을 유발한 것이다. 그런 현상이 3월 들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순매도 기조이며 이를 국내기관들이 소화하는 양상이다. 당연히 주도주도 바뀌고 있다. 국민은행·SK텔레콤 등 외국인 선호 핵심블루칩은 탄력이 둔화되고, 대신 대한항공·LG전자 등 이른바 옐로칩들이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단기적 흐름은 어떻게 될까? 99년 5월, 외국인과 국내기관의 바통 터치 과정에서 조정이 나타났듯 단기적으로 월봉상 음봉 한두 개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권에 진입할 수급은 아니다. 강보합의 지수 흐름 속에서 종목별로 화려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 후보군들을 살펴보면, 아파트 건설경기 활성화로 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대림요업 등 건자재 관련주, 사상 최대의 실적이 전개되고 있는 LG화재·동부화재·현대화재 등의 보험주 등이 업종별로 대표주자들이다. 종목별로 본다면 강원랜드·예당 등의 코스닥 저평가주, 현대산업개발·중앙건설·일성신약·율촌화학·이수화학·농심·동원산업·대상 등의 거래소 실적호전주들이 주목된다. 이제는 땀을 닦을 시기다. 아직 올라야 할 산은 높지만 쉬지 않고 갈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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