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움직이는 은행, 하나은행 무빙뱅크 이승재 지점장

움직이는 은행, 하나은행 무빙뱅크 이승재 지점장

하나은행 무빙뱅크 이승재 지점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면 시간·장소 안 가리고 어디든지 달려갑니다. 안면도 꽃박람회, 진해 벗꽃축제(군항제), 월드컵 경기장, 지방선거 유세장 등 올해는 큰 이벤트가 많아 더욱 바쁠 것 같습니다. 은행 서비스가 없는 산간벽지나 오지도 종종 출동하다 보니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입니다. 방랑시인 김삿갓이 된 기분입니다.” 움직이는 은행, 하나은행 무빙뱅크 영업점장 이승재(41) 지점장은 “역마살이 끼어서 인지 은행에 들어와서도 앉아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팔자”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무빙뱅크는 하나은행의 일종의 별동부대다. 본사의 간섭은 거의 없다. 자체적으로 전국의 주요 행사(이벤트)를 체크해 일정을 짜고 팀원들이 움직이면 된다. 최근에 움직인 무빙뱅크의 동선을 보면 안면도 꽃박회→광주광역시(청소년 음악회)→안면도 꽃박람회→강릉(자동차 관련 이벤트)→서울(대학로) 등으로 숨가쁘게 이동하며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5t트럭을 개조해 만든 차에 모두 5명이 탑승, 전국을 누빈다. 돈을 취급하는 만큼 안전요원(청원경찰) 1명, 출납을 담당하는 여직원 2명, 운전기사 1명 등 모두 5명이 한 팀이다. 현장에서 현금서비스는 물론 통장개설 등 웬만한 은행업무는 다 제공해 준다. 현금서비스용 현금은 행사장 주변에 있는 하나은행지점에서 조달한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2주까지 일정지역에 머물며 현지 고객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식사와 잠자리는 항상 낯설 수밖에 없다.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구경도 잘하고 재미난 일도 많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진해 군항제 때에는 벗꽃의 키가 낮아 차를 한군데 주차시켜 놓을 수가 없어 행사기간 내내 행사장 일대를 이리 저리 돌아나닐 수밖에 없었다. 산간오지에 들어갔다가 폭우라도 만나 차 바퀴가 진흙탕에 빠져버리면 그날 장사는 완전히 망친거나 다름없었다. 또 사전 예약 없이 행사장에 진입했다가 입장을 거절 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승재 지점장은 중앙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기업은행에 입행, 은행과 인연을 맺었는데 보람은행 설립 때 창설멤버로 옮겨 근무하다 보람-하나은행 합병으로 하나은행 멤버가 됐다. 일선 지점 근무 후 작년 말에 무빙뱅크 근무 요청을 받고 한동안 고민했다. 한 달에 20일은 지방을 떠돌며(?) 근무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물론 집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남들은 편하게 출퇴근하는데 굳이 지방을 순회하는 일을 맡을 필요가 있느냐는 아내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주위 선배들과 상의해 본 후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도 한 번쯤은 해볼만 하고 전국을 돌며 하나은행을 알리는 일이 나름대로 보람이 있을거라는 판단에서 였다. 전국을 떠돌다 오랫만에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게 4살난 아들. 이지점장은 40대 초반의 다른 아빠와 달리 자식 욕심이 많다. 위로 딸(초 6학년)·딸(초 4학년)을 두고 있지만 뒤늦게 아들 욕심(?) 때문인지 장남의 의무감 때문이었는지, 늦둥이 아들을 보았는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는 그의 표현처럼 아들의 재롱 덕분에 피곤함을 모른다고 한다. 이지점장은 몸도 피곤하고 스케줄 관리도 힘들지만 하나은행 홍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일을 즐겁게 하려 한다고 말한다. “전국 유명한 곳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유람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지내려합니다. 1년 정도 근무하다 본사로 들어가더라도 무빙뱅크에서 겪었던 일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가족들과 놀러갈 데가 마땅치는 않을 겁니다. 웬만한 데는 죄다 가보았으니까요.”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

6성심당 월세 '4억' 논란...코레일 "월세 무리하게 안 올려"

7 尹,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유가족과 입장

8심상치 않은 친환경차 부진...“그래도 대안은 있다”

9잠실구장에 뜬 신동빈 회장…선수단에 '통 큰' 선물

실시간 뉴스

1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2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3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4 걸그룹 '뉴진스', 모든 멤버 법원에 탄원서 제출

5 尹 "대한민국은 광주의 피·눈물 위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