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獨 주도의 경기회복 탄력 커진다
유럽연합의 하반기 경제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유럽경제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지난 1분기중 12개 유럽연합(EU) 국가의 GDP가 평균 0.9% 성장, 지난해 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유럽 경제의 양대축인 독일과 프랑스 경제는 완연한 회복세다. 유럽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는 독일의 경기 호전이 고무적이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은 유로 12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데다 자동차·기계·화학 등 제조업체의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어, 유럽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같은 독일의 경기회복 조짐은 세계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지난해의 경우 EU국가 수출품의 24.5%가 미국으로 향할 만큼 유럽의 미국시장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최근 유럽경제의 각종 제조 관련 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지표 호전으로 경제전망도 맑음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해말 10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가 바닥을 친 이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란 낙관론이다. 빔 뒤젠베르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봄부터 시작된 유로 회원국들의 경제회복이 하반기에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 올해 유럽 경제성장률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현재 회복기조를 보이고 있는 유럽 경제가 하반기에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당초 1%대 미만의 경제성장을 예측해던 모건스탠리도 최근 전망치를 1.4%로 상향 조정하면서 저평가된 유럽증시에 대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럽경제에 어두운 면도 없지 않다. 올 들어 파업이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노사분규가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파업에 돌입,외국인 투자위축 등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일 건설노조는 2차 대전 이후 5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1백만명에 달하는 건설노동자들은 또 금융노조와 연대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연쇄 파업사태가 우려된다. 프랑스에서도 시라크 정부의 민영화작업에 반발, 일부 항만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철도차량노조·항공사 노조가 동참할 움직임이다. 스페인도 실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기로 한 정부정책을 무효화하기 위해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스페인에서의 총 파업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이밖에 유럽 항공관제사 노조는 유럽연합(EU)의 15개국 교통장관들이 결정한 영공통합을 취소하지 않으면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정책을 고수해 온 유럽국가들이 공기업 민영화 등에 잇따라 나서고 있어 고용불안을 느낀 노동자들의 파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국가들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내심 반갑기도 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회복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한 금리 인상 논의를 연기할 것을 고려 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유로화는 그동안 유럽경제의 상대적 부지에 따라 지난 2000년 유로당 0.8303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올초 유로화의 지폐가 통용되기 시작하고, 유럽 각국의 단일 통합정책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유로화는 상승세를 타왔다. 미국 경제의 부진도 유로화의 강세에 한몫 했다. 유로화는 5월 초부터 5% 이상 평가 절상됐으며 외환전문가들은 3개월 내 1.05~1.06달러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율의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추는 등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가져와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경제의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은 아직까지는 유로화가 저평가 돼 있어 단기에는 경제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유로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유럽의 성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경제학자들은 환율의 10% 평가절상은 경제성장을 0.8% 둔화시킨다고 분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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