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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에 25% 상호관세 ‘폭탄’…앞으로 전망은? [이슈+]

한미FTA 사실상 백지화,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 품목 타격
한덕수 권한대행 “긴급 지원대책 마련”

백악관 집무실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UPI/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미국 정부가 4월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행한 연설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른 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의 이번 상호관세는 기본관세와 이른바 ‘최악 국가’에 대한 개별 관세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 더해 중국·일본·유럽연합(EU)·대만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에도 기본관세 이상의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른 국가를 향해 “미국 제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산업을 파괴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비금전적 장벽을 만들었다”며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이상 갈취를 당해왔으나 더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드디어 우리는 미국을 앞에 둘 것”이라면서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황금기”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25% 상호관세 발표에 ‘관세전쟁’ 현실로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중국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 ▲인도 26% 등이다. 또 ▲태국에는 36% ▲스위스 31% ▲인도네시아 32% ▲말레이시아 24% ▲캄보디아 49% ▲영국 10% ▲남아프리카공화국 30% 수준이다.

전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이 일부 국가와 품목을 넘어 모든 수입품에 대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키로 함에 따라 ‘트럼프 관세발 통상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U를 비롯해 주요 국가들이 보복 조치 방침을 밝히면서 그동안 미국이 주도해온 자유무역 기반의 국제 통상 질서도 보호무역체제로 급격하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인 한국은 일본(24%), 유럽연합(20%)보다 높은 상호관세율이 적용됨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이들 국가 업체들보다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아울러 한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미국과 새로운 통상 협정을 체결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차트에는 한국이 ‘환율 조작 및 무역 장벽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관세’로 50%를 부과하는 것으로 계산돼 있다. 도표는 그러면서 한국에 적용된 25%가 ‘디스카운트(할인)’된 수치라고 소개했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한국의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이 미국보다 월등하게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MFN은 3.5%다. 인도는 15%, 한국은 13%, 베트남은 거의 10%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비관세장벽”이라면서 “그들은 소고기·돼지고기·가금류 같은 우리의 많은 농산물을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과 컨테이너 박스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278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은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배터리 등이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수입 규모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 1월 10위(전체 물량의 3.4%)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서 사실상 관세가 없었는데, 이번 상호관세 조치로 해당 산업군은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상호 관세와 별개로 지난달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 25% 관세가 시행된 데 이어 자동차 관세 25%도 3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백악관은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기존에 다른 관세가 부과된 품목은 상호관세가 추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상호관세에 이어 품목별 관세가 확대될 경우 한국 상품들은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예전보다 훨씬 불리해진 상황에서 미국산 제품들과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응해 다른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나설 경우 글로벌 시장의 관세 장벽이 연쇄적으로 높아지면서 나라간 무역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긴급 경제안보전략 TF 회의…“긴급 지원대책 조속히 마련”

미국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직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4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안덕근 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은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로 다가온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통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며 안덕근 산업부 장관에게 “기업과 함께 오늘 발표된 상호관세의 상세 내용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열리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미협상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자동차 등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영향을 받을 업종과 기업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같은날 최상목 부총리 주재로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를 열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안덕근 장관은 ‘민관합동 미 관세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대미 아웃리치 등 업계와의 공동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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