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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M&A로 유원건설 옛영화 되찾는다

성공적 M&A로 유원건설 옛영화 되찾는다

건설회사의 기업인수·합병(M&A)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는 울트라건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민간자본으로 건설, 운영되는 최초의 철도사업인 지하철 9호선 건설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부산-울산간 고속도로 건설공사 수주, 수도권 아파트 분양, 해외건설 참여 등 역동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지난 2001년 초까지 심각한 경영위기와 구조조정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이 회사가 미국의 울트라컨(Ultra-Con,inc)사에 기업인수·합병 방식으로 인수되어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초일류 건설기업으로 재탄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M&A기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울트라건설의 전신인 유원건설은 1995년까지만 해도 국내 건설업계 10위권에 랭크된 회사였다. 지난 65년 설립되어 36년 이상 실적을 쌓아온 이 회사는 탄탄한 수익공사로 인식되고 있는 미공병단 공사를 비롯해 지난 80년대 중동 등지의 해외건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기업이었다. 특히 해외 건축 부문의 경우 러시아 시장에 첫 진출, 국방방위국의 보고차와 쿠수트로마의 아파트건설 등을 턴키로 수행한 바 있다. 또 열사의 중동에서 합리성과 견실시공을 바탕으로 명성을 일구었고, 이미 80년대에 TBM(터널굴착장비)의 도입으로 국내 터널시공 분야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현재도 TBM사업 분야의 독보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을 정도. 이같은 유원은 차입경영 후유증으로 95년 말 부도를 내면서 흔들리기 시작, 회사정리 절차를 신청했다가 한보건설에 인수되는 비운을 맞게 된다.

재미교포기업 울트라의 인수로 기사회생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한보그룹에 단돈 1원에 인수돼 이름까지 한보건설로 바뀌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빚만 1천억원 늘어난 채 지난 97년 한보 부도와 함께 법정관리 틀에 묶이는 운명에 처했다. 유원건설은 당시 빚을 3천억원이나 탕감받았다. 그래도 남은 부채가 4천억원. 부채비율이 1만2천5백58.6%에 달하는 부실덩어리였다. 이같은 과정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나선 기업은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Q캐피탈 파트너스(QCP). 당시 외국의 구조조정 회사가 국내 기업구조조정 시장에서 판을 치고 있던 시절에 Q캐피탈은 법정관리 중이었던 유원건설의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무리, 일약 구조조정의 귀재로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울트라컨은 유원건설 주식을 20분의 1로 감자한 후 2백85억원을 증자해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넘겨받았다. 재미교포 강석환 회장이 이끄는 미국 건설업체 울트라컨사에 인수되면서 극적으로 회생, 작년 2월8일 3년 6개월 만의 지루한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울트라건설의 현재 부채규모는 3백23억원. 부채비율이 국내 건설업체 평균치의 절반도 안 되는 108.6%에 불과하다.부채비율을 125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이익 창출 기반을 다지고 있는 비결은 채권단의 과감한 채무탕감, 법정관리인·인수자의 의지, 노조의 협조, 업체의 기술력, 인수중개업체 전문성 등이 어우러진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5천억원 규모의 토목 수주실적을 올린 것도 이같은 기업 내외부적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특히 채권단이 총부채 3천9백5억원 가운데 86%에 달하는 3천4백억원을 탕감해 주는 과단성을 발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외자유치를 통한 인수거래에 물꼬를 터준 격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단이 부채의 86%를 무턱대고 탕감해 준 것은 아니다. 당시 유원건설의 자회사로 이익을 내던 대성목재를 앞서 매각해 6백54억원의 부채를 회수했던 것. 대성목재 매각이 유원건설이 울트라건설로 회생하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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