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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만 하면 GE의 ‘聖骨 CEO 후보’

들어가기만 하면 GE의 ‘聖骨 CEO 후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 최근 GE의 최고 경영자 연수과정 EDC를 다녀왔다.
삼성그룹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가 최근 다녀온 GE(제너럴 일렉트릭)의 최고경영자 연수과정 EDC(Executive Development Course)가 재계의 화제다. 이상무보는 지난 10월15일까지 3주간에 걸쳐 진행된 이 연수과정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가 되는 법’,‘최고경영자가 되는 법’을 배웠다. 미국 뉴욕주 오시닝에 있는 GE 크로턴빌연수원에서 진행된 이 연수과정은 어떻게 짜여져 있을까? 이 연수원은 1956년에 설립됐고, 83년에 잭 웰치 전 회장이 대규모로 키워 오늘에 이르렀다. EDC 과정을 들여다 보자. EDC는 GE의 6단계 사내 연수교육 프로그램 중 최종단계이며, 사내 최고경영자 교육과정의 결정판(capstone)이다. 91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과정을 마친 강석진 GE코리아 회장은 “이 과정을 마친 사람은 누구나 CEO감으로 탐내는 최고 인재로 인정받게 된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밟기만 하면 ‘성골CEO 후보’로 등록하게 된다는 것. 이 과정은 1년에 한번씩, 3주간에 걸쳐 진행되며 현장체험학습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연수 목표는 고객에 경영의 초점을 맞출 줄 아는 세계적인 비즈니스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사내 참가인원은 한번에 30명선. 수업료는 1만4천 달러인데 이는 GE 소속사에서 각각 부담한다. EDC를 거친 ‘최고경영자 후보’들은 GE 사내는 물론이고 사외에서도 스카우트의 표적이 된다. 이 때문에 이 연수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들간의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물론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위에서 뽑아 주어야 한다. 기본 자격요건도 까다롭다. GE 고참 임원 중 매년 업적평가에서 최고평점을 받은 이들만 선발된다. 선발하기 전에 각 GE 사업부문별 CEO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최종적으로 GE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직접 심사해 입소자를 고른다. 교육목표는 한마디로 비즈니스 리더가 되기 위한 기본 소양을 쌓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 4가지다. 우선 고객에 초점을 맞춘, 세계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익히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팀과 조직을 사업영역 구분 없이 이끌 줄 아는 실력을 기르는 것도 목표다. 나라마다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익히는 것도 목표. 이 교육과정을 통해 횡적으로 ‘연수 동기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도 엄연한 교육목표 중 하나다. 끈끈한 인간관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강석진 회장은 “전세계 수백명의 GE 최고경영자들이 모이는 매년 1월의 연례행사 때면 반드시 별도로 EDC 동기생들과 모임을 갖는다”고 말했다. “교육을 받은 지 10년 넘었지만 지금도 그들과 이메일과 편지로 안부를 주고 받습니다.” 실제교육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내부 토론수업이 1주일 남짓이고, 나머지 약 2주간은 외부 현장체험학습으로 이루어진다. 강회장은 “91년엔 4주 과정으로 내부 토론수업이 2주일, 외부 현장체험학습이 2주일이었는데 요즘은 총 3주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C 교육일정은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저녁식사 후에는 토론수업 준비와 과제물 처리를 해야 한다.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 교육목표는 정해져 있지만,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의 주제는 매년 조금씩 달라진다. 그해의 교육주제는 GE가 보기에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영 화두’가 된다. 예를 들어 세계화 전략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 교육주제가 세계화 전략이 되는 식이다. 중국 전략·아시아 전략·디지털과 기술·IT가 교육주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이 있다. 이들 교육주제는 GE가 안고 있는 현재의 고민들, 즉 GE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기업 비밀들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GE는 이 교육과정을 통해 GE의 현재 고민을 EDC 참가자들에게 던진다. 참가자들은 이 연수과정을 통해 지혜를 모아 GE의 고민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GE는 즉각 이를 현실적인 경영에 적용한다. EDC가 지금껏 GE 외부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DC 자체가 사실상 GE 내부 현안인 기업비밀을 토론하고 이에 따른 GE의 기업전략·경영전략을 짜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외부인사가 EDC를 밟은 것은 이재용 상무보가 세번째라고 한다. 여태 미국 정부관리와 멕시코의 GE협력업체 사장 등 2명이 있었을 뿐이다. 구체적인 수업 내용을 보자. 일단 세계경영에 걸맞은 교재(글로벌 콘텍스트)를 중심으로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먼저 참가자들은 사전에 강사진이 준비한 교재를 GE 사내 온라인망을 통해 본다. 강의 땐 이멜트 회장 같은 GE 사내 최고경영진·사외 최고경영진·유명한 교수 등이 와 수업을 진행한다. 이들은 최신 경영정보·경영흐름이 담긴 생생한 교재를 직접 만들어 와 수업시간에 사용한다. 과거의 해묵은 경영 교과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다. 교육과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실내 토론교육을 진행하는 강사진은 대략 20∼30명선인데 이들은 EDC 교육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상당한 자랑거리로 여긴다. 주목할 만한 건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완벽한 ‘토론’식 이라는 점이다. 이는 GE의 독특한 열린 기업문화·열린 학습문화·열린 조직문화와 연관이 깊다. 회사 조직원이 갖고 있는 두뇌와 아이디어를 1백% 발휘하게 하는 게 바로 GE의 열린 기업문화라고 강회장은 설명한다. 크로턴빌연수원은 그런 열린 기업문화를 만들어서 전파하는 발상지이고, 그런 성격의 CEO를 양성하는 인재사관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DC를 밟고 나면 아래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토론하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을 지닌 CEO로 거듭나게 된다는 게 강회장의 말이다. 실내 토론교육이 끝나면 현장체험학습이 이어진다. 6개팀 정도로 나뉘어 전략적인 비즈니스 주제를 현장체험을 통해 해결하고 전략 보고서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91년엔 세계화와 글로벌경영이 경영화두였다. 그래서 그게 교육주제가 되었다. GE는 당시 유럽진출 전략에 차질을 빚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 EDC 참가자들은 ‘유럽진출 전략을 마련하라’는 경영전략적 주제를 과제로 부여 받았다. 이들은 일일이 전유럽을 돌며 현지 사장들을 만나 GE의 장단점을 들었다. 당시 유럽 사람들의 충고는 “GE는 카우보이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미국과 달리 전통을 존중하는 유럽은 단기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사업파트너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현지사업을 전개할 때 현지인들을 보다 많이 채용하고, 사전에 현지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참가자들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략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했다. 이 보고서가 GE의 경영전략으로 채택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시 유럽진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또 현지체험학습을 진행하기 위해 EDC 4주 연수는 미국 크로턴빌이 아닌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렸다. EDC에 들어가려면 선행조건이 하나 있다. GE의 초급간부 및 중견간부들이 받아야 하는 사내 연수과정인 BMC(Business Management Course)와 MDC(Manager Development Course)를 사실상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BMC와 MDC에 들어가는 것도 사실상 EDC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BMC와 MDC에 보낸다는 건 장래 GE의 핵심 인재로 키우겠다는 회사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BMC와 MDC에만 갔다 와도 사외 스카우트의 대상이 될 정도다. 전체 GE 직원 30만명 중 BMC나 MDC 과정에 선발되는 인원은 1년에 각각 1백여명에 불과하다. 한 번에 30여명씩, 1년에 3번 정도 선발한다. BMC나 MDC도 크로턴빌연수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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