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者농부의 꿈…벤처농업으로 영근다!
富者농부의 꿈…벤처농업으로 영근다!
농촌마을 전체가 하나의 회사 사례발표에 나선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상호리의 케이스는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자연산업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을 전체라야 39가구, 1백12명밖에 안 되는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상호리는 몇 년 전까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마을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건자재상을 하다 귀농한 권혁진씨(59·석수공원 대표)는 바로 이런 ‘열악한’ 조건이 도시인들에게 즐거움과 유익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99년 농협의 지원을 받아 ‘팜 스테이’(farm stay)를 시작했다. 팜 스테이란 도시인들에게 농촌문화를 직접 체험케 하는 농촌 문화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하루 2∼3만원의 비용으로 ‘1일 농부’가 돼 직접 농사를 짓는 즐거움을 주면서 안전한 농산물을 시중보다 20%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상품이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한 팜 스테이는 올해에만 1만 2천명의 방문자를 맞아 총 2억8천여 만원의 매출액(마을 전체)을 올렸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회사’가 된 셈. 무엇보다 이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은 방문자의 70%가 휴식이 아닌 체험을 위해 방문을 한다는 것. “예약률도 92%나 되기 때문에 사계절 사업”이라는 게 권씨의 자랑이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신대리에서 ‘토고미 오리쌀’을 생산하고 있는 한상열씨 또한 이 같은 무공해 농업과 체험 프로그램을 병행해 고소득을 올리는 ‘부자(富者)농부’의 대열에 들어섰다(sindae.org). 99년 위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무공해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논에 오리를 넣어 키운 토고미 오리쌀과 아이들을 위한 토고미 자연학교를 운영해 올해에만 3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덕분에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그는 6년째 아무 탈 없이 잘 살고 있다. 인터넷으로 농업벤처 가능성 발견 직접 농촌에 거주하지 않고 네트워크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농업 벤처의 가능성을 발견한 에이넷의 권영미 대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권대표는 경기도 화성의 무공해 유기농업 농장 4곳(쌀·배·포토·고추)을 엄선해 이 농장들과 회원제 소비자들을 인터넷으로 연결, 작물 분양과 농산물 직거래를 시도한 인터넷 기반형 농업 벤처. 사업 첫 해인 올해 3억3천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지난 10월 농림부에서 주관한 제1회 벤처농업창업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사이버팜(ecyberfarm.com)이라는 브랜드로 운영되는 이 사업모델은 인터넷으로 농작물을 경작하고 싶은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면, 농장지기들이 디지털 사진과 메일로 분양받은 농작물에 대한 생육과정을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수확기가 되면 분양 액수만큼 수확된 농산물을 배송해 주는 것. 분양가는 쌀 20㎏에 5만3천원, 포도나무 1그루 6만원, 배나무 1그루 9만원, 고추(가루) 2㎏ 5만원이다.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죠. 농업인들은 판로가 확보돼 안심하고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고, 도시민은 직접 생육과정을 체험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된다면 연 50억원 매출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농업도 이젠 첨단 비즈니스 부산에 소재한 ㈜풍년농산(rpc.co.kr)의 나준순(48) 사장은 생산에만 급급하던 농업분야에 경영과 마케팅을 적용, ‘금맥’을 발견한 케이스. 나사장은 ‘생산’이 아닌 ‘보관’이라는 개념을 적용한 ‘이온 쌀’로 올해 매출액 1백7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5℃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한 이온 쌀은 일반 쌀에 비해 25%나 비싸지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조만간 커피 쌀·초콜릿 쌀·인삼 쌀과 같은 기능성 쌀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나사장은 쌀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조성한 부산 기장의 1백만평의 논에 고객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해 꿩 먹고 알 먹는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과연 농업에 미래가 있는가에 대한 이들의 답변은 명쾌했다. 시장을 파악하는 능력만 있다면 농업도 첨단 비즈니스가 될 수 있고, 농촌도 상품화시킬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의 박사는 “라이프 스타일이 변하면서 질 높은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농촌은 농산물의 생산·가공·판매 과정 자체를 휴식용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미래는 농업과 첨단과학의 접목이 가시화되는 시대”라고 한 앨빈 토플러의 예측을 그들은 벌써 실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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