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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그들은 왜 둥지를 떠났을까?

[문화현장]그들은 왜 둥지를 떠났을까?

일부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에서 집단 출연 중단을 한 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방송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매주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던 KBS2 ‘개그콘서트’가 위기를 맞았다. 심현섭·강성범·박성호·이병진·이태식·김대의·김준호·황승환·김숙·김미진등 스타밸리 소속인 출연자 10명이 갑자기 출연을 중단한 것이다. 강성범씨 등 일부 멤버가 복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결국 프로그램을 떠났다. 그들은 왜 무대를 떠났을까? ‘개그콘서트’를 떠나며 이들이 내건 명분은 ‘휴식’이 었다. 그러나 이들이 떠난 이유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연말 코미디 대상 시상식에서 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해 분풀이하는 것이라느니 제작진이 박준형 등 다른 기획사 소속 개그맨을 편애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느니 갖가지 설이 분분하다. 정말 그들이 그런 이유 때문에 무대를 떠났을까? 그런 일들 때문에 기분이 상했을 수는 있지만 그것 때문에 개그콘서트를 등진 것은 아니리라는 것이 방송가의 분석이다. 연예인이 시청률 30%인 프로그램을 떠나는 것은 자살행위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밸리 소속 개그맨들이 개그콘서트를 떠난 이유는 철저하게 경제적인 이익 때문이라는 것이 방송가의 정설이다. 함께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것보다 타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따로 출연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다. 매주 개그콘서트 하나를 위해 며칠씩 끙끙거리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 방송가에서는 앞으로 이들이 MC로 형질 전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왜 이들은 굳이 MC를 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MC의 몸값이 개그 프로그램 출연료보다 훨씬 높고 방송에 투입되는 노력도 적어 여러 프로에 겹치기 출연이 가능하기때문이다. 현재 방송사에서 최고의 출연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개그맨 신동엽이다. 또 MC로 TV에 출연하면 계속 나와도 시청자들이 쉽게 식상해하지 않는다. 게다가 개그맨 출신은 MC로 성공하는 확률도 높은 편이다. 이계진·손범수씨 등 아나운서 출신이나 이수만·이문세 등 가수출신, 최수종·이재룡 등 탤런트 출신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개그맨 출신이 MC계에서 '메인스트림'이 됐다. 주병진·이홍렬·이경규·서세원·김용만·김국진·서경석·이윤석·남희석·이휘재·유재석·박수홍 등 MC로 전환한 개그맨들은 대부분 억대의 출연료를 받는 방송인이 됐다.그렇다면 이들의 집단 출연 중단이 개그콘서트의 인기 행렬에 타격을 끼칠 수 있을까? 방송가에서는 조금 흔들릴 수는 있지만 큰 탈 없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공백이 크기는 하지만 개그콘서트는 틀이 워낙 탄탄하고 ‘우격다짐 개그’ ‘생활사투리’ 등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코너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는 오히려 출연을 중단한 개그맨들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이 다른 무대에서 개그콘서트에서 만큼의 인기를 얻기도 어려울뿐더러 공백기간이 길어질 경우 자칫 도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MC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 비해 방송사 안에서 개그맨들의 위상은 무척 높아졌다. 이번 개그콘서트사태도 거대 방송사에 맞설 만큼 개그맨들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다. 개그맨의 부가가치가 커지면서 스타밸리·G패밀리·스마일 매니아 등 개그맨 전문 연예기획사도 생겨나고 있다. 김용만씨와 김국진씨는 아예 프로덕션을 차려 PD를 고용하기도 했다. 개그맨의 시대가 오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사용하는데는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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