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 찍은 '국제 커피 지수'...커피값 어디로 가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뉴욕 커피 지수 388...47년 만에 최고치
기후 변화로 수확량도 변화, 향후 커피 시장 전망은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4년 12월 뉴욕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는 장중 한때 344를 기록하며 1977년의 최고기록 338을 새롭게 경신했다. 바쁜 현대인들에 활력이 되는 커피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 소비량과 가격 결정 과정을 살펴보고,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향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커피값, 어떻게 결정되나
2024년 미국 농무부 해외 농업국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은 총 1057만톤(t)이며, 브라질 397만t, 베트남 174만t, 콜롬비아 73만t, 에티오피아 50만t, 인도네시아 48만t으로 추산된다.
이 중 향미가 뛰어난 아라비카 품종이 57%,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 42%, 리베리카를 포함한 희귀종이 1% 미만을 차지한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커머셜 커피(Commodity Coffee Grade)와, 향미·맛·후미·질감·밸런스 등의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Grade)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거래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유통량을 전체 커피 시장의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산지별 커피의 특징을 살펴보면, 브라질 커피는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고소함이 주도적이고, 콜롬비아 커피는 수세식 가공으로 깔끔하고 우아한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은 대부분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며, 인도네시아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 품종을 함께 재배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아라비카는 흙향과 쿠키 향이 매력적이다.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는 스페셜티 등급의 고품질 커피 생산 비중이 높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등은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생산하고, 중남미 커피는 고산지 재배로 청량하고 우아한 특징을 보이며, 케냐 커피는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산미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커피 생산량은 매년 10%가량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을 포함한 커피 소비량의 증가와 수급 불안에 따른 가수요 등으로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커피 수입량은 1000만t을 상회하고 있다. 유럽(EU)연합(독일, 프랑스, 영국 포함)이 285만t, 미국이 150만t, 일본이 41만t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생두 16만t(세계 7위), 원두 2만t(세계 4위)을 수입하여 전 세계 커피 수입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은 뉴욕 상품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국제 커피 지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제 커피 지수는 아라비카 커피 생두 1파운드당 평균가격을 센트 단위로 표시하며, 커피 생산자, 거래자, 투자자들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커머셜 커피 시장은 뉴욕 커피 선물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를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방식에 의해 가격이 산정되고 있다. 복잡한 유통 과정과 대규모 업체와의 장기 계약에 얽매인 커피 산지의 소농들은, 최근과 같은 가격 상승기에도 혜택을 받지 못하며 대부분의 이익이 대규모 생두 업체와 커피 지수 금융 선물에 투자하는 트레이더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2024년 12월 국제 커피 지수 328을 기준으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수입통관비용을 포함한 생두의 원가는 1만2000원이며, 로스팅 과정의 수분 손실을 반영한 원두의 원가(인건비, 전기, 유통비용 제외)는 1만5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지수 110을 기준으로 3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커피 가격의 주요 변동 요인을 보면, 브라질, 콜롬비아 등 대형 생산국의 기후변화와 생산량의 변동, 대형 커피 체인과 대량 구매자들의 구매 패턴, 기축 통화인 달러의 환율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결과, 시리아 정세 변화,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인 로부스타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서, 커머셜 커피 산업의 쌍끌이 가격상승 랠리가 진행중이다.
주목받는 스페셜티 커피의 선순환 구조
반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객관적인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품질에 따른 프리미엄이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COE(Cup of Excellence, 비정부기구 Alliance for Coffee Excellence에서 주최하는 커피 산지의 올림픽과 같은 커피 생두 품질 경진대회)와 베스트오브파나마(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최하는 게이샤 품종 기반으로 세계 최고 가격을 경신하는 커피 경진대회)와 같은 경매 기반 대회를 통해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품질 향상과 농민 수익 증가를 동시에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 산정 시스템과 향후 시장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을 간단히 예측하면, 불안정한 공급과 외부 변동성에 기인한 커피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2025년 상반기에 소비자 가격의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저가 커피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있고, 로부스타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인스턴트 커피는 소비 감소와 생산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마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품질 기반으로 유통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생산지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 등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확량의 변화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으로, 커피 시장은 품질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의 인지도 상승과 커머셜 커피의 대량 생산 구조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후 변화와 투기 자본의 영향은 커피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커피 시장은 품질, 윤리,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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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 소비량과 가격 결정 과정을 살펴보고,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향방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커피값, 어떻게 결정되나
2024년 미국 농무부 해외 농업국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커피 생산량은 총 1057만톤(t)이며, 브라질 397만t, 베트남 174만t, 콜롬비아 73만t, 에티오피아 50만t, 인도네시아 48만t으로 추산된다.
이 중 향미가 뛰어난 아라비카 품종이 57%,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인스턴트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이 42%, 리베리카를 포함한 희귀종이 1% 미만을 차지한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인스턴트 커피에 사용되는 커머셜 커피(Commodity Coffee Grade)와, 향미·맛·후미·질감·밸런스 등의 기준에서 80점 이상을 획득한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Grade)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으로 거래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유통량을 전체 커피 시장의 1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산지별 커피의 특징을 살펴보면, 브라질 커피는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고소함이 주도적이고, 콜롬비아 커피는 수세식 가공으로 깔끔하고 우아한 맛이 특징이다. 베트남은 대부분 로부스타 품종을 생산하며, 인도네시아는 로부스타와 아라비카 품종을 함께 재배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아라비카는 흙향과 쿠키 향이 매력적이다. 아라비카 커피의 발상지인 에티오피아는 스페셜티 등급의 고품질 커피 생산 비중이 높다.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케냐 등은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생산하고, 중남미 커피는 고산지 재배로 청량하고 우아한 특징을 보이며, 케냐 커피는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산미로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커피 생산량은 매년 10%가량 증가하고 있으나, 중국을 포함한 커피 소비량의 증가와 수급 불안에 따른 가수요 등으로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커피 수입량은 1000만t을 상회하고 있다. 유럽(EU)연합(독일, 프랑스, 영국 포함)이 285만t, 미국이 150만t, 일본이 41만t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생두 16만t(세계 7위), 원두 2만t(세계 4위)을 수입하여 전 세계 커피 수입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커피를 비롯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은 뉴욕 상품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국제 커피 지수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국제 커피 지수는 아라비카 커피 생두 1파운드당 평균가격을 센트 단위로 표시하며, 커피 생산자, 거래자, 투자자들이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커머셜 커피 시장은 뉴욕 커피 선물 시장의 국제 커피 지수를 기반으로 철저히 자본주의 방식에 의해 가격이 산정되고 있다. 복잡한 유통 과정과 대규모 업체와의 장기 계약에 얽매인 커피 산지의 소농들은, 최근과 같은 가격 상승기에도 혜택을 받지 못하며 대부분의 이익이 대규모 생두 업체와 커피 지수 금융 선물에 투자하는 트레이더들에게 돌아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2024년 12월 국제 커피 지수 328을 기준으로 커머셜 커피의 가격을 산출해보면, 수입통관비용을 포함한 생두의 원가는 1만2000원이며, 로스팅 과정의 수분 손실을 반영한 원두의 원가(인건비, 전기, 유통비용 제외)는 1만5000원에 육박한다.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 지수 110을 기준으로 3배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커피 가격의 주요 변동 요인을 보면, 브라질, 콜롬비아 등 대형 생산국의 기후변화와 생산량의 변동, 대형 커피 체인과 대량 구매자들의 구매 패턴, 기축 통화인 달러의 환율 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미국 대선 결과, 시리아 정세 변화, 한국을 포함한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까지 더해져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인스턴트 커피의 재료인 로부스타 가격에도 영향을 끼쳐서, 커머셜 커피 산업의 쌍끌이 가격상승 랠리가 진행중이다.
주목받는 스페셜티 커피의 선순환 구조
반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객관적인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품질에 따른 프리미엄이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COE(Cup of Excellence, 비정부기구 Alliance for Coffee Excellence에서 주최하는 커피 산지의 올림픽과 같은 커피 생두 품질 경진대회)와 베스트오브파나마(파나마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주최하는 게이샤 품종 기반으로 세계 최고 가격을 경신하는 커피 경진대회)와 같은 경매 기반 대회를 통해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품질 향상과 농민 수익 증가를 동시에 이루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커머셜 커피와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 산정 시스템과 향후 시장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을 간단히 예측하면, 불안정한 공급과 외부 변동성에 기인한 커피 수입가격의 상승으로 2025년 상반기에 소비자 가격의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저가 커피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에 심각한 타격이 있고, 로부스타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인스턴트 커피는 소비 감소와 생산원가 상승의 이중고를 마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품질 기반으로 유통되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생산지와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 등으로 가격을 방어하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수확량의 변화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으로, 커피 시장은 품질과 윤리를 기반으로 한 스페셜티 커피의 인지도 상승과 커머셜 커피의 대량 생산 구조 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후 변화와 투기 자본의 영향은 커피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커피 시장은 품질, 윤리,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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