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시티 주인 또 바뀐다
| 정몽구 회장,채형석 부장 (일러스트 박용석) | 도화살이 끼었나? 주인이 왜 이렇게 자주 바뀔까?. 1970년대 율산신화의 주인공 신선호씨가 재기의 첫 작품으로 세운 강남 센트럴시티가 또 다시 주인이 바뀔 운명에 처했다. 센트럴시티에는 대형 복합쇼핑몰·도심공항터미널·신세계 강남점·JW메리어트호텔 등이 입주해 있는 매머드급 건물로 지난 2000년 오픈했다. 센트럴시티는 신선호씨가 대주주인 개인회사로 출발했다. 그러나 신씨는 금융권에 대한 과도한 차입금 부담으로 지난해 센트럴시티 지분 51%를 8백10억원에 애경그룹이 대주주인 I&R코리아란 회사에 팔고 자신은 2대주주로 물러났다. I&R코리아는 애경유화(19.1%)·애경산업(14.92%)·애경화학(8.51%)·애경공업(6.78%)·대한지방행정공제회(12.33%) 등이 출자한 회사로 기업구조조정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신씨의 재기는 무산되는 듯 했다. 반면 센트럴시티를 손에 넣은 채부회장은 지난해 매물로 나온 미도파백화점 청량리점을 인수 사업 확장에 나서 신씨의 몰락과 대조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채부회장이 느닷없이 센트럴시티를 매각하겠다고 나서 그 배경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지난 1월 초 Q캐피탈파트너스와 센트럴시티 매각을 위한 가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양도를 위한 실사자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채부회장은 신씨로부터 센트럴시티를 인수한 후 “장기 투자 목적에서 지분을 사들였다”고 밝혔으나 예상보다 매출이 저조한데다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센트럴시티의 향방이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애경그룹도 손을 떼고 철수하는 판에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Q캐피탈파트너스란 CRC(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가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 더욱이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그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 현대차가 Q캐피탈파트너스를 내세워 센트럴시티를 인수하려는 것 아니냐란 루머도 나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2 사옥 건립을 위한 부지마련과 투자 목적에서 센트럴시티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Q캐피탈과 현대차그룹은 기업인수 과정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Q캐피탈은 최근 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주로 사들여 왔다. Q캐피탈의 대표이사는 유종훈(현대차 국제부·현대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출신)씨이며 주요 주주는 현대증권과 한미창투 등으로, 이들 모두 현대차그룹의 우호지분이다. 한미창투는 지난 91년 제일창투였던 것이 사명을 변경한 것으로 당시 제일창투의 최대주주는 기아차그룹이었다. Q캐피탈과 현대차그룹의 밀접한 관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위아 주식 매매과정에서도 알수 있다. 위아의 옛이름은 기아중공업. 지난 98년 기아그룹의 부도를 낸 후 화의에 들어가면서 계열 분리 됐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금융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석연치 않은 두 차례 주식 매매로 지난 2001년 다시 현대차그룹의 품으로 돌아온 과정이다. 위아는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지난 2001년 6천67억원의 매출에 1백59억원을 흑자를 올렸다. 또한 최근 3년 연속 흑자를 올린 알짜 기업이다. 그런데 지난 99년부터 2001년 사이 주식 매매가 주당 1원에서 1백원 사이에서 거래돼 금융가에서 비정상적인 주식거래란 의혹을 받아왔다. 더욱이 지난 98년 부도로 쓰러진 위아의 주식을 주당 1원에 인수한 주주들은 현대그룹의 친족 기업인 한국프랜지공업과 윈앤윈21라는 CRC였다. 지난 99년 한국프랜지공업은 위아의 지분 44%를, 윈앤윈21은 46%의 지분을 주당 1원에 사들였다. 그리고 지난 2000년 윈앤윈21은 위아 지분 46%를 Q캐피탈에 주당 1원으로 팔았다. 그후 Q캐피탈은 지난 2001년 현대차그룹에 위아 지분을 주당 1백원에 팔았다. 금융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6천6백75억원 매출에 6백11억원의 흑자를 올린 우량기업의 주식 가격으로 보기 힘들다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Q캐피탈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옛 기아차그룹의 몇몇 계열사들을 주당 1원에 사들여 현대차그룹과의 미묘한 거래는 앞으로도 이어질수 있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에 Q캐피탈의 센트럴시티 인수 배후에 현대차그룹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셈.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양재동 사옥외 종로 등에 제2 사옥 부지를 물색해왔다. 조형준 Q캐피탈 이사는 “현대차 인수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계약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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