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꽉 차고 신도시에서 ‘한판’
서울은 꽉 차고 신도시에서 ‘한판’
매장 수 TGIF는 세계 3위, 아웃백스테이크 2위 이처럼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국내·외적인 요인이 두루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 국내 상황을 보면 ▶2030 세대 취향에 맞는 맛과 서비스 ▶외식문화 발달 ▶대형 주차장·아기 놀이방 확보 등의 고객편의시설 ▶치열한 경쟁 속 시장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TGIF를 운영하는 푸드스타의 이명헌 영업담당이사는 “국내 외식시장의 틈새였던 2030 세대 시장을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정확히 겨냥했다”고 말했다. 1인분 값이 1만원대 이하인 갈비집이나 설렁탕집은 푸짐하고 저렴한 대신 분위기는 40∼50대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수준높은 맛과 서비스를 찾아 1인분이 3만원대 이상인 호텔 식당에 가기에는 2030 세대의 주머니는 다소 가벼운 편이다. 그러나 패밀리레스토랑은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보장하면서 1인당 1만∼2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호텔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저가와 고가 식당 사이에서 방황하던 2030 세대들은 자연히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발길을 돌렸다. TGIF 미국 본사인 칼슨그룹의 제프 완 수석부사장은 “한국의 외식문화가 서구화되고 가족 친구들이 꼭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자연스럽게 외식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도 패밀리레스토랑 성공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TGIF·아웃백스테이크·베니건스·마르쉐·토니로마스·빕스 등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높은 서비스와 맛으로 승부를 걸면서 업계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윈윈 효과를 냈다는 점이다. TGIF는 92년 진출하면서 무료 음료 리필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문받는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손님과 눈높이를 맞추기도 했다. 빕스·토니로마스·마르쉐 등은 손님들이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주방을 공개적으로 설계해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 조그마한 이벤트를 해주는 것은 대다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상적인 서비스가 됐다. 음식에서도 차별화를 했다. 대부분의 패밀리레스토랑은 반쯤 조리한 요리를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 주문을 받는 즉시 새로 만드는 것이다. 가족이 많이 오는 주택가 매장일 경우 아기놀이방이나 기저귀를 갈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깔끔한 화장실도 호평 받았다. 특히 철저한 서비스와 위생 관리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이명헌 푸드스타 이사는 “매년 전 세계 TGIF를 대상으로 서비스나 위생 상태 등을 점검해 점수를 매기는데 우리나라 매장이 타국 매장보다 점수가 높다”고 말했다. 이렇게 업계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들은 해외 매장에 한 수 지도하기도 한다. 일본 TGIF가 생길 때 한국 TGIF가 매장 오픈 등 대부분 작업을 지원했다. 지금도 러시아 등 해외에서는 한국에 와서 교육을 받고 간다. 아웃백스테이크도 올해부터는 국내 인력을 해외 매장 오픈과 직원 교육 트레이너로 내보낼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 아웃백스테이크 매장 내 가구·유니폼·식기 등을 역수출도 하고 있다. 2005년 8천억 시장 전망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이 매장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서비스도 세계를 리드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반증이다. 아시아권에서 유독 한국에서만 성공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웃백스테이크 관계자는 “보통 패밀리레스토랑은 2백∼3백평 정도로 넓은 매장이 특징”이라며 “일본의 경우 땅값이 워낙 비싸서 매장 하나 내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장기 불황을 겪고 있어 고객들이 돈을 많이 쓰지 않는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이명헌 푸드스타 이사는 “동남 아시아에는 이슬람 국가가 많은데, 이슬람 교도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고, 외식문화도 우리나라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국내외적 요인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이같은 급성장의 뒤에는 TGIF·아웃백스테이크·베니건스·마르쉐·빕스 등 상향 평준화된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매장 구하기가 쉽지 않다. 채정병 푸드스타 사장은 “패밀리레스토랑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대로변이면서 2백평 이상이어야 하고, 넓은 주차장을 확보한 건물이어야 한다”며 “어지간한 목 좋은 건물에는 동종업계 매장이 거의 들어가 있어서 신규 매장을 오픈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출점하기 적당한 지역에 건물 공사 현장만 발견해도 득달같이 달려가 완공 1∼2년 전에 미리 계약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마케팅 전쟁도 불꽃 튄다. 이동통신업체나 신용카드업체 등과 연계해 제휴 고객에게 10∼25% 정도 할인해 주는 제휴 마케팅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친밀감을 주기 위한 행사도 자주 한다. 아웃백스테이크의 경우 매장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음료와 빵 등 아침식사를 무료 제공하거나 아침 운동하는 이들에게 이온음료를 무료로 나눠주며 단골 만들기에 열심이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지난 2000년 2천1백억원대였던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천억원대로 올라섰다. 업계는 오는 2005년에는 약 8천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 23호점, 27호점을 출점시켜 선두권인 TGIF와 아웃백스테이크 측은 한결같이 “수도권은 포화상태지만 지방과 신도시 등 나머지 시장을 보면 앞으로도 50호점 정도는 추가 출점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을 정도다. 푸드스타의 채정병 사장은 “현재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정리 과정을 거치면서 해마다 20% 정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업계가 포화상태인 수도권을 벗어나 평촌·분당 등 신도시와 지방 광역시 등으로 진출하고 있어 불황이지만 성장 여력은 아직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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