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자금시장 동향]뭉칫돈 단기상품 주변만 기웃
[긴급점검/자금시장 동향]뭉칫돈 단기상품 주변만 기웃
“경기 확신 서야 자금 움직일 것” 실제 대기성 주식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과 투신사의 주식형 펀드 등은 오히려 감소했다. 서울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매수세에도 고객 예탁금은 거꾸로 3조원가량 줄었다. 유연구원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움직이려면 한단계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주식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 단계에선 쉽게 움직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물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탓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성장률이 3%대 중반을 넘지 못할 정도로 침체국면에 있어 국내 투자자의 매수 전환은 경기가 빠르게 전환한다면 중·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부동자금이 기웃거리는 투자처는 원금 보장 옵션이 붙어 있는 투자처들이다. 지난 6월과 7월 공모한 삼성카드·데이콤·LG카드의 전환사채(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있는 채권)에는 무려 4조원가량의 돈이 몰렸다. 최근 금융권으로 들어오는 자금도 주가지수연동형 예금이나 ELS(주가지수연계채권) 등의 원금 보장 옵션이 붙어 있는 금융상품들 뿐이다. 부동산으로 재차 시중 자금이 옮겨가기도 어렵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과 가격이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던 자금들이 수면 아래로 잠복하고 있다. 부동산 상품 중 대표적인 투자상품인 고급빌라 시장에는 이미 찬바람이 불고 있다. 어득해 하우징파트너즈 대표이사는 “주택 상품 중 안정적인 투자처로 분류되는 역세권 고급빌라가 최근 들어 전혀 팔리지 않고 있다. 5·23조치 이전만 해도 간간이 매수세가 있었던 30억원 정도의 상가 건물도 지금은 찾는 사람이 없다”고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나마 틈새 투자처로 분류됐던 주상복합 시장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어대표는 “주상복합도 가수요 성격이지 실제 돈이 있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투자자들의 재산 규모를 보면 돈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외형상 청약률은 높지만 실제 계약률은 낮다.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더 이상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금리 더 낮춰 부동자금 없애야” 전문가들은 자금시장을 왜곡하는 과도한 부동자금부터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론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더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일구 굿모닝증권 연구위원은 “부동자금이 설 자리를 없게 만드는 게 급선무”라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콜금리를 지금보다 더 낮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7월15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얘기한다. 그런스펀은 지난 6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0.25%포인트 인하해 45년 이래 최저 수준인 연 1.0%로 조정한 지 불과 3주 만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다시 내비쳤다. 금리를 다시 내려 0.75%가 되면 초단기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의 수익률은 증권·투신사가 받는 수수료를 감안할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0.75%를 금리의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도 그린스펀은 이 수준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콜금리와 MMF의 수익률은 각각 3.75%와 3.75∼4.0%수준. 김연구위원은 “현 경기상황을 감안할 경우 아직도 금리가 높은 편”이라며 “미국처럼 금리를 더 낮춰 초단기성 예금인 MMF 등에 돈이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기채권 발행 등 장기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통안채), 예금보험기금 채권(예보채) 등 장기국채를 중장기로 발행해 투자자금의 장기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중 부동자금의 해소는 결국은 경기와 증시회복에 달려 있다. 먼저 증시가 한단계 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 부동자금이 갈 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형 펀드가 대부분 1년 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7백∼8백포인트 선에서 설정된 펀드들이 원금을 회복하고 추가 이익이 나기 시작해야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유재호 한화경제연구원의 연구원은 “본격적인 증시 상승세가 확인돼야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증시 회복도 결국은 경기회복에 달려 있다. 경기회복과 단기 부동화 해소를 위해 기업들의 투자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최희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의 투자활성화가 단기 부동자금의 원인을 없애는 동시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며 “투자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우량 대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안정시키고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딸 10년간 성폭행한 아빠 “근친상간 허용해야”…중형 선고
2 창원 성산구 창원터널 김해 방향 집중호우로 차량 통제
3송혜교·블핑 로제도 입었다…절제美 ‘드뮤어 룩’ 정체는
4“곽튜브 절도 의혹 모두 거짓”…자백한 폭로자 알고 보니
5주유소 기름값 8주 연속 하락…“다음주도 하락세 예상”
6‘별다꾸’ 문화가 뭐길래
7충청·경상권 호우 확대에 중대본 2단계 격상…위기경보 ‘주의’→‘경계’
8"문경새재에서 한복 우아함을 세계에 알린다" 세계의상 페스티벌 오는 28일 개최
9"일하며 아이 키우는 여성을 응원합니다" 경북도, 일자리 편의점 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