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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성장, 성장… 하늘 높은 줄 몰라

[중국경제] 성장, 성장… 하늘 높은 줄 몰라

중국 경제성장의 상징처럼 돼버린 상하이 푸둥지구의 야경.
중국경제는 사스가 확산되던 2003년 상반기에 고성장을 실현하며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03년 상반기 중국경제는 사스 충격·세계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이번 사스 확산은 천안문 사건 이래 가장 큰 위기로 평가됐으며, 특히 물류·내수·관광·서비스산업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중국경제에 입힌 사스 피해는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여파로 소비부진이 심각했던 5월에도 투자·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은 7%에 근접했던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소비증가율이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를 기록했으나 투자와 수출의 증가율은 각각 34.5%와 37.3%로 호조를 보였다. 최근 추야오화(邱曉華) 중국국가통계국 부국장은 “중국경제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 이후의 조정회복기를 끝내고 새로운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경제의 성장은 단연 돋보인다. 미국·일본의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한국과 동남아 등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침체 속에서 ‘나홀로 호황’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경제의 대외지표도 계속 호조를 보여 내수부진을 수출과 투자가 만회하고 있는데, 2003년 상반기 수출은 1천9백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증가했으며, 외국인직접투자는 계약 기준으로는 5백10억 달러, 실행 기준으로는 3백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3%와 34.3%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투자호조와 내수회복 등으로 2003년 중국경제 성장률은 정부 목표 7%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경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고성장을 지속해 일부에서는 경기과열 또는 ‘거품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03년 GDP성장률을 8%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성장률이 9.1%에 달하는 등 중국경제의 성과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 최근 외국 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2003년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중국경제는 2004년에도 내·외국인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8%의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서부대개발과 올림픽 관련 투자 등 대형투자의 집행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외국인투자 등은 2004년에도 호조를 보이겠으나 내수 진작과 경제개혁 과정에서 발생할 실업 문제, 부실 국유기업·은행 개혁 문제 등은 여전히 중국경제의 장기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걸림돌인 것도 사실이다.

위안화 조기 평가절상 가능성 희박 중국의 수출이 급증하고 선진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증가하면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2002년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천31억 달러로 총적자 4천7백3억 달러의 21.9%나 차지하고 있다.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방지를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EU도 위안화가 달러화 약세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EU의 대중 무역역조의 개선을 위해 위안화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주된 이유는 대중국 무역적자의 확대나 수출경쟁력의 약화 때문이다. 중국의 지속적이고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는 준(準)고정환율제를 통한 위안화의 의도적 저평가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과 일본은 위안화 가치의 저평가는 공산품 가격의 디플레이션을 유발해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상 논의는 중국이 조기에 세계경제·정치 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고자 하는 미국·일본·유럽 등의 견제 의도도 가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중국은 조만간 환율제도를 변경하거나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단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요구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시장을 기반으로 한 단일관리 변동환율제를 따르고 있으며, 이 제도는 현 국내경제 상태와 금융규제 수준과 국내기업의 지속적 생존능력에 어울린다”고 강조했다. 일부 경제학자와 기관도 중국 측 의견과 같은 위안화 환율 안정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위안화의 단기간 내 급격한 절상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환율 변동폭 확대를 통해 조정될 전망인데, 이것도 2004년 하반기 이후에나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세계 생산의 중심지로서 세계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원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GDP는 세계 GDP의 4%에 불과하지만 2002년 세계 GDP 증가분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였으며, 중국의 2002년 수출은 세계 전체 비중의 5.1%였으나 세계 공산품 수출 증가분 중에서 29%를 차지했다. 중국은 아시아 각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일본을 대신해 아시아경제의 뉴리더로서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기여도가 축소되는 가운데 중국은 대폭적 수입확대를 통해 동아시아지역에서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 상반기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를 기록했고, 특히 대아세안 수입증가율은 56%나 됐다. 선진국 시장이 침체돼 있어 대중국 수출의 활기가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에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한편, 동남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일본과는 경쟁과 함께 협력을 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중국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아세안 10개국을 우호세력화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에서 중재자적 역할을 강화하고, ‘아세안+3’ 무대에 적극 참여해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또한 최근에는 1960년대 이후 관계가 불편했던 인도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편 중국은 WTO 등 국제기구에서 개도국 입장을 대변하면서 미국과 함께 글로벌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향후에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계무대에서의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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