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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강한 ‘김치족’을 잡아라

중독성 강한 ‘김치족’을 잡아라

김치를 사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김치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김치시장을 잡아라!” 김장철에도 김장을 담그지 않는 이른바 ‘사먹는 김치족’들이 계절과 무관하게 늘면서, 이 ‘김치족’들을 잡기 위한 김치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7월 할인점 이마트 전국 점포에서 ‘김치 전쟁’이 벌어졌다. 7월에 이마트 전 점포에 입성한 후발주자 풀무원은 자사 김치를 사면 소포장 김치를 하나 더 주는 증정 행사에 돌입했다. 동원F&B도 풀무원에 질세라 고객들에게 추가로 김치를 더 얹어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 뒤 두 회사는 전달에 비해 30%가량 매출이 올라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본 중소 김치회사들도, 두 회사에 뒤질세라 김치 판촉 행사에 나섰다.

프리미엄 김치로 공략 김치업체 수가 근래 부쩍 늘었다. 지난 1995년 2백여개에 불과했던 국내 김치업체 수가 2002년 6백50여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농수산물유통공사 추정). 업계는 국내 김치시장 규모가 지난해 5천8백72억원에 이어 올해는 6천5백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김치시장은 포장김치(김치업체들의 브랜드 제품)를 비롯해, 업소용(단체 급식·군납·식당), 가정용김치(유통업체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김치)로 나뉜다. 포장김치시장 규모는 2002년 1천2백40억원, 가정용은 2천2백31억원, 업소용은 2천4백1억원이다(2002년 유통연감). 이 중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포장용·가정용 시장에서 매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포장김치시장의 성장률은 연 25∼30%에 달한다.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가정용도 마찬가지. 지난해에 전년보다 21.1%나 성장했다. 김치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김치를 담가먹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어서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주부들이 바빠졌고, 여가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간편하게 김치를 사먹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것. 원래 김치시장은 중소업체들이 시장의 80%를 차지하며 주도했다. 그런데 돈 되는 김치시장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자 풀무원·CJ 등 대기업들이 2002년부터 뛰어들며 혼전이 빚어지고 있다. 풀무원과 CJ는 유기농·친환경 농산물 등 고급 재료를 이용한 ‘프리미엄급 김치’로 고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추김치의 경우 종가집 김치는 ㎏당 6천7백원이지만, 가장 비싼 CJ햇김치는 1만3천원대로 거의 두 배나 된다. 작년에 1백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풀무원은 올해 전년보다 36% 성장한 1백50억원을 예상한다. CJ는 올 매출로 작년(17억원)의 3배 수준인 50억원을 겨냥하고 있다. 잘 나가기는 동원F&B도 마찬가지. 작년매출(1백94억원)보다 30% 성장한 2백56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체에서 증정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벌이며 양반김치 브랜드를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포장김치시장의 강자(올해 포장김치시장 점유율 65%)로 군림하고 있는 두산 종가집 김치는 다른 대기업들의 공격에 일단 맞대응은 삼가고 있다. 대신 1등 브랜드 이미지로 밀어붙인다는 전략이다. 올 예상매출은 1천3백억원인데 전년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대기업들의 잇단 공세에 중소 전문김치업체들도 덩달아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LG홈쇼핑 김치 판매 1위 업체 한성식품은 올해 ‘정드린’이라는 새 브랜드를 내놓는 한편, ‘깻잎 양배추말이 김치’ 같은 개성 있는 제품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3백90억원)보다 무려 53%나 성장한 6백억원의 매출을 올해 예상한다. 재미있는 건 김치의 경우 특정 회사 제품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다른 걸로 바꾸는 게 쉽지 않은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입맛에 익숙한 것을 계속 찾기 때문이다. 업계는 2010년이면 포장김치시장이 지금의 10배에 가까운 1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 소비자 입맛을 내 회사 김치로 꽉 잡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시각이다. 한편 업소용 시장에서는 중국산 김치와 국내 김치가 겨루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 수입한 중국산 김치는 2만t으로 약 7백40만 달러(약 89억원)어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양으로 35배, 수입액 기준으로 27배가량 늘어난 수치다(농림부 자료).

국내시장 위협하는 중국산 김치 중국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 국내 소비량(연간 1백50만t, 시장 규모 6천5백억원)의 1.3%, 매출 기준으로는 1.4% 수준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김치가 위협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업소용 김치는 ㎏당 1천3백원 수준이다. 따라서 ㎏당 4백~5백원대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 김치는 생각보다 맛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아 브랜드와 상관 없이 공급하는 업소용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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