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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동예금 속속 대박 수익

주가연동예금 속속 대박 수익

지수가 900포인트 가까운 현 시점에서는 상승형보다 하락형이나 양방향형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수익률이 일반 정기예금의 5배가 넘는 ‘대박’을 잇따라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은행별로 주가 상승폭 때문에 고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2월 판매한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 상승형 7호’는 은행권 최고 금리인 연 24.75%를 기록했고, 기업은행의 ‘파인 더블찬스 정기예금 3호’ 수익률도 연 22.53%를 확정했다. 반면 지난 1월 말 연 24.6%(상품 이름:Mr 불 1차)의 수익률로 다른 은행들의 기선을 제압했던 조흥은행이 내놓았던 ‘Mr 불 2차’는 수익률이 단 하루 만에 24%대에서 7.5%로 급락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주가지수 상승률이 미리 정한 제한선을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수익률 하루새 24%에서 7.5%로 급락 2002년 12월 판매를 시작한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은 주가가 가입 당시에 비해 50% 이내로 오르면 오른 비율의 2분의 1에 해당되는 예금금리를 지급하지만, 만기 이전에 단 한번이라도 50% 이상 오르면 예금이율이 연 7∼9% 수준으로 확정되는 녹아웃(knock-out)형이었다. 따라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가입 당시에 비해 49.99%까지 올라주는 게 최상이었다. 이 경우 25%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의 ‘Mr 불 2차’도 전날 상태의 주가가 단 하루만 유지해 줬다면 1차에 이어 연 24%대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하루를 참지 못해 7.5%로 급락한 것이다. 국민은행의 ‘KB리더스 정기예금 KOSP I200 3호’도 연 22.99%의 최고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주가지수가 너무 많이 올라 연 8.5%로 조기에 확정된 케이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주식연계상품 판매 잔액은 14조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은 6조2천43억원, 투신사와 증권사는 각각 5조2천5백33억원과 3조3천4백92억원을 각각 팔았다. 이 중 3·4월 만기는 3조8천3백85억원으로 전체의 30.4%를 차지하고 있으며, 5·6월에도 2조2천6백13억원(17.9%)이 만기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각 금융기관은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만기된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주가연동상품에는 크게 주가연동정기예금(ELD)·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증권펀드(ELF)가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은 만기에 원금보장과 예금자보호는 물론 주가변동에 따라 두자릿수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투자자가 1천만원을 이 상품에 투자한다면 은행은 9백50만원 정도 정기예금에 넣어 1년 뒤 이자를 포함해 원금(1천만원)이 되도록 하고(원금보장), 나머지 50만원 정도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인 주가지수 옵션 등에 투자해 정기예금 이상의 초과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만약 옵션투자가 성공해 막대한 이익을 내면 고객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원금은 까먹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큰 부담없이 투자할 수 있다. 65세 이상은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주민세 포함 16.5%)가 비과세되는 생계형 저축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기간이 1년 이상이면 세금우대 가입이 가능하다. 세금우대 가입한도는 가입자의 연령에 따라 55세 이상 여자와 60세 이상 남자는 최고 6천만원, 20세 이상은 4천만원, 20세 미만 미성년자는 1천5백만원이다. 주가지수에 따라 상승형·하락형·혼합형·터치형으로 구분된다. 상승형은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더 많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하락형은 가입기간 안에 주가가 떨어지면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900포인트를 바라보는 최근에는 풋옵션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혼합형은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할 경우에 일정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고, 터치형은 만기가 되기 전에 한 번이라도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사전에 제시한 수익률을 확정한다.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은 지난해 3조4천억원이 판매됐다. 고객이 맡긴 자금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유가증권 매입)하고 나머지는 채권과 파생상품에 분산 투자해 사전에 제시된 수익률을 보장한다. 국내에서 발행하는 대부분의 ELS는 녹아웃형으로 설계됐고, 지난해 주가지수 급등으로 이미 수익률이 확정된 상품이 많다. 투신사에서 취급하는 주가연계펀드(ELF)는 고객의 투자자금을 국공채·우량 회사채 등의 안전자산에 투자해 만기 시 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 잔여재산을 증권사에서 발행한 권리증서(ELS Warrant)를 편입해 펀드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한 것을 말한다. 즉 채권투자로 원금을 보장하고 나머지는 주가지수에 연동된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추가수익을 내는 것이다.

ELS는 중도환매 불가능 ELD와 ELF는 중간에 해약(중도환매)이 가능하지만 ELS는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ELD와 ELF에 가입한 뒤 중도환매를 하면 원금보장이 되지 않으며, 높은 중도해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반드시 1년 이상의 장기 여유자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특히 정기예금에 가입했더라면 세금을 떼고 연 3%대의 수익이라도 챙길 수 있었지만 ELD·ELS·ELF에 가입한 뒤 주가가 당초 예상과 반대로 움직인다면 원금만 찾게 된다.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상승폭이 처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기대했던 고수익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정기예금보다 낮은 수익률로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변동할 것인지부터 예측하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주가지수가 500포인트대에 불과할 정도로 절대주가가 낮아 고민할 필요 없이 상승형에 가입하면 됐지만 주가가 900포인트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은 주가가 하락했을 때 금리를 지급하는 하락형이나, 만기날의 주가지수가 일정 비율 이내에서 상승 또는 하락했을 경우에 금리를 지급하는 쌍방향형을 선택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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