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기술·브랜드 모두 외제 압도

기술·브랜드 모두 외제 압도

전자양판점 세탁기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트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전자 트롬이 ‘드럼세탁기의 대명사’로 국내시장의 맹주 자리를 확고하게 잡았다. 2000년 12월 국내 시판과 거의 동시에 국내 트럼세탁기 시장을 휩쓸면서 이룬 대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이 2002년 20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40만대, 올해는 최대 7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면 올해 전체 세탁기 시장(약1백80만대) 중 드럼세탁기 비중이 약 40%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판매되는 세탁기 10대 중 4대가 드럼형이란 얘기다. 백화점에 가면 드럼세탁기의 인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팔린 세탁기 가운데 드럼형이 평균 90%를 넘었다”고 전할 정도다. 아무튼 이에 따라 드럼세탁기 시장 규모는 2002년 1천8백억원에서 2003년 4천억원대로, 다시 올해 7천억원대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드럼세탁기 시장 중 트롬의 비중은 거의 절대적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트롬의 시장점유율(드럼세탁기 기준)은 약 58%. LG전자는 자체 집계로는 70%대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잡아도 트롬은 지난해 국내에서 최소 23만대 이상(약 58% 기준) 팔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트롬이 시장을 주름잡는 비결은 뭘까? 우선 기술이다. 트롬이 처음 선보인 때는 1997년 12월. 하지만 LG가 독보적인 드럼세탁기 기술 개발에 나선 건 1989년이다. 10여년의 투자 끝에 드럼과 모터가 바로 맞물리도록 하는 신기술을 개발했고, 그 기술력 덕분에 선진국에서 ‘추천우수’ 인증을 받은 것만 8개에 달한다. 저소음·저진동에 물 소비량을 2분의 1로 줄인 점도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희가 개발한 그 신기술은 당시만 해도 세계 가전업계의 빅뉴스였습니다. ‘우리 기술이면 시장에서 먹히겠다’고 확신했지요.”(노양환 LG전자 세탁기사업부 책임연구원) 마케팅의 차별화 정책도 돋보인다. 트롬의 국내 출시일은 2000년 12월. LG는 그런데 출시 초기에 한두 제품을 맛보기처럼 내놓는 게 아니라, ‘충분히 준비를 거친 뒤에 시장에 진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해서 7㎏ 용량은 물론 대용량 건조가 가능한 12㎏, 13㎏ 용량을 동시에 내놓았다. 특히 대용량의 트롬을 동시에 출시한 것은 건조기능을 중시하는 한국식 세탁문화를 겨냥한 마케팅이였는데 이게 주효했다. 당시 AEG·일렉트로룩스·월풀 등 외국 드럼세탁기가 국내 시장을 휩쓸던 때였고, 또한 세탁기 보급률이 98%인 우리나라는 ‘더 이상 팔 곳이 없는’ 시장이었기에 이같은 독특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철저한 브랜드 마케팅도 돋보인다. 박경준 LG전자 마케팅 팀장은 “트롬은 처음부터 대명사화를 노린 기획작품”이라고 말했다. “트롬(TROMM)은 독일어로 트로멜(드럼)이란 말에서 빌려왔는데 발음이 유럽산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시장에 내놓을 때부터 아예 LG 로고를 뺐습니다. 지금도 수입제품이라고 믿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다양한 용량, 튀는 브랜드 전략, 여기에 외국산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대-. 트롬은 출시 뒤 불과 석달 만에 외국산을 따라 잡기 시작하면서 2001년 봄부터 트럼세탁기 시장을 좌우하는 강자로 부상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2“손흥민 아니었어?”…토트넘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는

3‘법원 전산망 해킹’ 개인정보 유출…北 소행 결론

4홍준표 “좌우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마지막 꿈일지도”

5유승민 “野 25만원 특별법은 위헌…민주당의 악성 포퓰리즘”

6주유소 기름값 내림세…휘발유 가격 7주 만에 내려

7정부, 법원에 '의대증원' 자료 49건 제출…내주 집행정지 결정

8홍천서 올해 첫 진드기 SFTS 사망자 발생

9비트코인, 전일 대비 3.2%↓…6만 달러 위태

실시간 뉴스

1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2“손흥민 아니었어?”…토트넘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는

3‘법원 전산망 해킹’ 개인정보 유출…北 소행 결론

4홍준표 “좌우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마지막 꿈일지도”

5유승민 “野 25만원 특별법은 위헌…민주당의 악성 포퓰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