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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달러 유가 시대 온다

40달러 유가 시대 온다

국제석유시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3월 들어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0달러, 텍사스 중질유 기준으로 40달러에 육박하는 최근 유가는 1, 2차 오일쇼크로 인한 고유가시대(1974∼85년)의 평균 유가 수준으로, 석유수출입기구(OPEC)가 설정한 목표가격대(22∼28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본격적인 상승세로 진입한 계기는 지난해 9월 이라크의 석유생산 확대를 우려한 OPEC의 감산정책 때문이다. 이후 미국의 동절기 한파와 석유 재고량의 감소, 이라크의 석유수출 회복 지연으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됐다. 금년 들어서는 2월 OPEC의 기습 감산,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이 가세하며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유가 급등의 배경으로 다양한 요인들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경제적 요인들 중 세계 경제의 동반 회복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가 첫째다. 미국의 상업용 석유재고가 금년 초 이후 3천만배럴 이상 감소했다. 또 중국의 고성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국의 원유수입도 급증해 지난해 중국의 원유수입은 국내 수요 증대, 원유 비축수요 확대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약세 기조도 유가 상승에 한몫을 했다. 원유는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되는데, 수출국들은 달러화 약세로 인한 수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인상하게 된다. OPEC는 유가가 목표대(배럴당 22∼28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지만 달러화 약세로 인한 실질구매력 약화를 이유로 고유가를 용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01년 이후의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가 상승의 주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로 은행으로 가야 할 돈이 밖으로 떠돌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제자본은 석유 등 상품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면 땅값이 오르듯 부동자금이 석유 등 원자재로 몰리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유가 전망은 쉽지가 않다. 비수기·성수기 등 계절적인 요인에 이라크 등 중동 사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 약세 기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고유가는 상당한 부담이다. 유가 상승은 무엇보다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이후 우리 경제는 수출호조, 내수침체라는 불균형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돼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올해도 지난해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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