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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하락폭 적은 종목 “이유 있네”

[재테크]하락폭 적은 종목 “이유 있네”

지난 14일 거래소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해 연중 최저치인 768,46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3월 이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순항하던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조정의 시작은 지난 4월 말 중국 쇼크에서 비롯됐다. 이후 미국에서의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또 한번 치명상을 입었다. 일단 현재 주식시장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쏟아지는 폭우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불과 3주 사이에 종합주가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제 시장은 최근 1년여 동안 진행돼 온 주식시장의 상승추세 자체가 유효한지를 의심받아야 하는 막바지 국면까지 내몰려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지난 3주 동안 주가를 끌어내려온 악재가 앞으로도 계속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첫번째 쇼크의 진원지였던 중국이라는 거대 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시각은 ‘중국 모멘텀의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그것이 당장 시장에 결정적인 파열구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로 정리할 수 있다. 중국 모멘텀의 둔화에 대해 최근 시장이 나타낸 반응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중국과 관련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최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로이터 회견이나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의 결의가 새로운 긴축 정책의 출발점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철강·화학 저가매수 타이밍
중국에서 긴축에 대한 논의가 공식화된 것은 1년여 전의 일이다. 2003년 3월 주룽지 전 총리가 내각수반에서 물러나면서 부동산 과열과 철강·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방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과잉투자를 경고한 데서 시작됐다. 이후 2003년 3분기에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단행됐다. 철강·알루미늄·시멘트·자동차 등 과열된 산업 분야에 대한 경고성 코멘트를 내놓기 시작한 것도 2003년 하반기부터다. 금년 들어서는 4월 국유은행의 지급준비율을 한차례 더 인상했지만 이것을 새로운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전인대 결의나 중국 총리 발언은 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정책변화에 대한 사후 확인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최근 중국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변화들을 중국 모멘텀의 ‘둔화’가 아닌 ‘소멸’로 보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편 소재와 철강을 대표로 하는 한국 증시의 소위 중국 관련주들은 이미 종합주가지수의 조정에 앞서 선조정을 거쳤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 관련주들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추격매도에 동참하기보다는 다소의 하락세가 더 이어지더라도 이를 감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하락했던 철강과 화학업종의 대표주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저가 매수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한 상황이다. 철강업종의 경우 중국의 설비 확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제품의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심리적 측면이 강했던 중국 쇼크가 진정되면 탄력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화학주들에 대해서도 비슷한 접근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가 지정한 투자과열 5대 업종에서 화학업종은 제외됐고, 유가급등에 따른 충격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하락세는 과도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최근 화학주들에 대해서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동시에 순매도 공세를 나타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이저 투자 주체들의 보유 비중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은 상황의 반전이 있을 경우 새로운 신규 수요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모멘텀’의 둔화라는 이유만으로는 삼성전자·LG전자 등 IT 우량주들의 급락을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주식시장에 더 큰 파급효과를 미쳤다고 판단된다. 글로벌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미국의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의 논리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본질적인 리스크라고 생각한다.

단기성자금 이탈 일단락 조짐
4월 말∼5월 초에 나타났던 외국인의 매도공세는 개별 종목의 실적이나 국가의 리스크 차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의 회피심리에서 비롯된 결과일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일부 단기성 자금의 이탈이 일단락되고 있는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작년 5월 말 이후 외국인은 27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왔는데, 4월 말 이후의 순매도 규모는 3조원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말∼5월 초의 급격한 공황국면에서는 곧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반등 흐름에서 가장 민감하게 관찰해야 할 대목은 각각 종목들의 반등 강도다. 많이 오르고 조정은 적게 받는 것이 상승장의 리듬이라면, 최근의 급락과정에서 대다수 종목들은 1년여 동안 진행된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장세에서는 ‘많이 오르고, 적게 내린 종목’ 혹은 ‘크게 하락했더라도 하락폭을 빠르게 줄여나가는 종목들’에 주목하는 것이 좋은 투자전략이다. 이는 ‘관성’과 ‘가속도’라는 주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속성에 주목하는 종목선정 방법이다. 관성과 가속도는 주가가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일단 특정한 방향으로 운동을 시작하면, 그 방향으로의 운동을 강화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주가는 장기적으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내재가치를 반영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그 균형점의 아래 또는 위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소 하락세가 나타나더라도 일단 위쪽으로 방향을 잡은 종목은 주가의 상승 관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받는다. 이런 종목의 경우에는 외부 여건이 조금만 안정되면 다시 위쪽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고점에서의 낙폭이 지나치게 큰 종목은 상승 관성의 약화는 물론 새로운 하락운동으로의 전환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단기간에 많이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은 향후 장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투자자세라는 점은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이 효율적이라면 많이 오른 다음에 고점에서 버티고 있는 주가나, 오른 주가를 까먹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있는 주가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기 대세선으로 불리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에 초점을 맞춰 종목별 시세흐름을 관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주가가 1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안착하는 종목들의 경우 새로운 중기 상승 사이클이 재개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1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는 종목들은 급락에 따른 단순 되돌림 이상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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