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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악재… 조정기 길어진다

쌓이는 악재… 조정기 길어진다

충청권은 수도권에 이어 부동산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고속철 개통으로 1시간 이내에 서울 출퇴근이 가능해진 천안·아산역.
부동산시장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거품 붕괴에서부터 재상승 가능성까지 전문가들조차 극단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동산시장이 지난 3∼4년간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올 하반기 이후에는 조정기 내지 하향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도세·보유세 중과, 주택거래신고제도, 분양가 규제 등 각종 투기 억제 대책이 지속되는 데다 주택공급 과잉·경기 침체·금리 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소형 평형의 무비율 확대·후분양제·조합원 지위 양도금지에 이어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라는 직격탄을 맞은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급매물이 증가하는 가운데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빈집 늘어 전세금도 약세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강남·송파·강동·분당 등 기존 강남권 아파트도 다주택자 실망매물과 매수세 실종으로 거래가 두절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강북지역도 매수세가 없기는 마찬가지로 나홀로 가격상승을 견인하기는 무리다. 매매 가격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전세금도 빈집 증가에 따라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지역 불문하고 전세금·매매가 모두 상승추세를 이어가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말이다. 부동산시장이 긴 동면기에 접어들고 상당 기간 조정장세가 예견되는 만큼 올 하반기 이후 투자전략도 환경 변화에 따라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금까지는 수익률 극대화에 투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위험관리를 중시한 ‘안정 위주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하겠다. 즉 투자대상과 시기를 불문한 묻지마식 공격적 투자는 금물이고, 틈새시장과 내재가치대비 저평가상품을 노린 보수적인 선별투자가 안전하다는 말이다. 예컨대 투자 목적이라면 정부가 시퍼런 칼날을 세우고 거품을 빼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재건축·분양권·주상복합 등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실수요자라면 강북뉴타운이나 판교·동탄·김포·파주·광명 등 제2 신도시 분양 물량을 노려보자. 둘째, 부동산도 수익성과 환금성을 중시해 가급적 ‘작고 가벼운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부동산·금융결합상품인 ‘부동산펀드’에 대한 간접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셋째, 미래의 금리인상에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분간 저금리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만약 내년 중에 대출금리가 2∼3% 이상 급등할 경우 금리부담을 이기지 못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급등 시 여유자금으로 장기투자자가 많은 강남권보다는 되레 실수요자와 주택가격 대비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강북권 아파트 가격이 매물이 늘어나면서 급락할 가능성이 더 큰 편이다. 넷째, 정책과 사회 트렌드 변화, 각종 개발 재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전략이 수익률 극대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제2 신도시·택지개발지구·도시계획 변경·그린벨트 해제·고속철·지하철 개통·뉴타운지구 등 장기적이고 강력한 개발재료가 중첩되는 지역 선택이 최대 관건이다. 예컨대 경부고속철 개통은 고속도로보다 4배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4월 개통 뒤 1시간 이내에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천안·아산역 고속철 역세권을 주목하자. 1964년 일본 신칸센 개통 뒤 인구 급증은 물론 집값과 땅값이 2∼5배 이상 급등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한마디로 고속철은 인터넷 혁명에 버금가는 국토 개조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충청권은 국토 균형 개발과 행정수도 이전 재료를 타고 향후 10년간 수도권에 이어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대지 넓은 주택도 유망 다섯째, 과거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된 사람들의 투자행태를 보면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부동산’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선 주택보다는 토지가 통계상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대지지분이 넓고 오래된 연립·다세대·단독주택·근린상가도 대표적인 저평가 상품에 속한다. 또한 토지이용과 거래에 대한 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농지·과수원·농가주택·신도시·택지개발지구 내 상업지와 단독·근생용지도 특급 투자처다. 농사 짓기가 더 이상 힘들어지고 공장과 물류창고 건축이 가능한 수도권 관리지역(옛날 준농림지)과 진흥농지가 인기를 끌 것이다. 특히 정부는 앞으로 도시민의 농지 매입을 무제한 허용할 방침인데다 농업용 이외의 다른 용도로 전환이 가능한 수도권과 충청권 진흥농지는 대박을 꿈꾸는 금맥이 아닐까. 이에 따라 ‘미니신도시’로 개발될 용인 원삼·백석·양지면 일대,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될 가평·양평·홍천지역, 그리고 정부투자기관 이전이 추진될 강원도 원주·횡성지역이 유망한 투자처다. 충청권 중에서는 교통의 요충지인 조치원, 신행정수도 도청이전 후보지인 홍성·예산·보령·서천·청양지역도 잠재력이 높은 곳이다. 또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전원형 아파트와 고급 빌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퇴 뒤 자연환경 속에 적은 돈으로 여유로운 여생을 즐길 계획이라면 집값이 비싼 수도권 아파트나 주상복합보다는 교통 접근성과 신도시 기반시설이 완비될 고속철 인근인 천안·아산지역의 실버형 고급주택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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