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덕에 미 관광업 호황…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달러 약세 덕에 미 관광업 호황…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 미국 뉴욕의 한 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입국 절차를 밟고 있다. | 미국의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미국 관광업계가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강세 통화를 가진 유럽과 아시아에서 여행객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24일 현재 달러화 가치는 유로당 1.35달러로 2002년 1월 유로화가 본격 통용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본 엔화도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들이 같은 돈으로 미국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구매력이 1년 사이 20% 안팎으로 늘어났다.로이터통신은 최근 외국 관광객 덕분에 미국 호텔과 관광업소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우드호텔 앤드 리조트는 “저(低)달러 덕분에 뉴욕·보스턴·올랜도 등 미국 동부 지역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유럽에서 몰려오는 여행객들로 연말연시 호텔 예약이 꽉 찼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소재 미국관광산업협회(TIAA)에 따르면, 올해 외국 관광객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외국인 여행객이 4,35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7.5% 늘어날 것이라는 추산이다. 2004년 9월까지 외국인 관광객은 이미 지난해보다 12.5%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아시아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비 22.5%, 서유럽 관광객은 15.3%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의 외국인 관광객은 2000년에 5,100만명으로 최고에 달했다. 그러나 그 이후 테러 공포와 세계적인 경기침체, 그리고 이라크 전쟁의 격화 등으로 급감했다. 힐튼호텔의 영업담당인 디터 후케슈타인 사장은 “하와이에선 아시아 관광객이 쇄도하면서 매출이 2003년보다 40%나 늘어났고 유럽 관광객이 동부 지역으로 몰리면서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객실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우 2004년 입장객이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까운 멕시코와 캐나다는 물론 일본·중국·한국·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매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 유럽인 투숙객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30%, 뉴욕에선 1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객이 늘면서 호텔은 물론·운송업계·백화점 등 쇼핑업계가 더불어 재미를 보고 있다. 사스나 조류독감 등의 질병이 미국에선 발생하지 않은 것도 관광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외국 관광객은 2000년 이후 올해 처음 늘어나지만 미 관광산업 매출은 지난해 3년 만에 성장세(3.5%)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9·11 테러로 치명타를 맞았던 미 항공업계도 이젠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아메리카웨스트항공의 CEO 더글러스 파커는 “2004년 미 항공업계는 바닥을 쳤다”고 말한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10월 배럴당 55달러선을 넘어서며 경영불안 요인으로 등장했지만 그 이후로는 10달러 정도 하락했으며 올해에는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해외 관광, 특히 유럽 여행에 나서는 미국인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관광위원회 측은 최근 2004년 유럽 여행을 한 미국인들은 1,270만명으로 2003년보다 20%나 많은 동시에 2000년(1,310만명)에 이어 사상 두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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