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살리는 풀뿌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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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준으로는 너무 빠른 변화였다. 1월 18일 중국의 국영 환경보호총국(SEPA)은 전국 30개 주요 공사 프로젝트(대규모 발전소 건설이 대부분임)에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 충분한 환경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 중 22곳은 즉시 명령에 따르고 각각 2만4천달러의 벌금을 납부했다.
그러나 장강삼협공정개발총공사가 짓고 있는 세개의 발전소를 포함한 다른 곳들은 명령에 불복했다. 이 국영 공사는 2백70억달러 규모의 양쯔(揚子)강 댐 건설을 추진중인 영향력 있는 기관이다. 관료들의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1월 말 마침내 그들 역시 작업을 중단하고 명령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의 팡닝(房寧) 부소장은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전에는 규제 당국이 파리만 잡았지 호랑이는 건드리지 않았는데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크고 작은 이유 때문에 과도한 개발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치솟으면서 개발업자들은 각종 환경 규제들을 무시해 왔다. 특히 발전소들의 경우가 심했다. 전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일부 공장들은 가동시간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점점 더 오염되고 있는 중국의 환경이 국민들에게 더 큰 위험이 될지도 모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003년 실권을 잡은 이래 그런 삶의 질 문제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처럼 생색을 내며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해 왔다. 그것은 급격한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중국 환경운동의 성장을 도왔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이 정부 당국의 묵인과 지지를 받아 왔던 것은 “정부가 차마 ‘환경 문제 개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중국 NGO들을 위한 뉴스레터 발행인 닉 영은 말했다. 환경운동가의 수는 이렇게 해서 급증했다. 회원 5만명을 확보한 중국 최대 환경 NGO 중 하나인 환경단체 녹가원지원자(綠家園志願者) 창립을 도운 환경 저널리스트 왕융천(汪永晨)은 “1990년대 중반에는 환경 보호를 추진하는 단체가 드물었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제 중국에는 2천개 이상의 비정부 환경단체들이 있다.
그로 인해 SEPA 같은 기구들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중국 전문가 엘리자베스 이코노미는 판웨 SEPA 부국장이 원자바오 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는 공산당내 유력 인사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 지질학자였던 원자바오는 중국과 외국의 환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위급 자문기구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환경단체들의 증가로 환경 정책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정치적 분권화로 인해 권력이 각 성(省)과 시 단위로까지 분산된 지금 이런 환경단체들은 각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 감시기구들의 영향력을 확대시켜준다. 워싱턴 D. C. 소재 우드로 윌슨 국제 학술센터의 중국 환경문제 전문가 제니퍼 터너는 “정부는 이전처럼 각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부 고발자들의 표적은 무궁무진하다. 수천, 어쩌면 수만개의 공장들이 강과 대기 속으로 오염물질을 무단 방출하고 있다. 때로는 그런 일들이 지역 관리들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중국 북부와 동부 대부분의 강은 너무나 심하게 오염돼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복구한다 해도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중국환경과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11개 대도시 40만명이 해마다 만성 기관지염에 걸리고 있다. 매연과 미세먼지 때문이다. 중국의 오염 문제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13억 인구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수인 2백만대의 차량을 보유하고도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됐다.
SEPA의 최근 강령은 과거 NGO들의 소규모 댐 건설 반대운동으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이 이룩해낸 가장 큰 승리는 지난해 윈난(雲南)성 누장(怒江) 청정지역에서 진행중인 13개의 댐 건설공사를 중단시킨 것이었다. 정부가 그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중앙 정부가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녹가원지원자와 다른 수십개의 NGO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티베트 고원에서부터 발원하는 누장이 아시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개발되지 않은 강 중 하나이며 눈표범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 7천종의 서식지인 생물학적 가치가 있는 지역들을 통과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는 관리들에게 댐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심도있게 검토하라고 명령했다. 홍콩 신문 명보(明報)의 보도에 따르면 원자바오는 “국민들의 우려 증가와 환경단체들의 반대 때문에 공사를 중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SEPA의 판웨 부국장은 올해 초 공청회를 열고 댐 건설에 관해 토론하겠다고 발표했다. 누장 댐 건설 반대 운동이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댐 건설에 관해 논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윌슨 센터의 터너는 말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 NGO들과 환경 관련 정부기관들이 서로서로, 그리고 외국의 관련 기관들과 함께 협력해 국내 문제에 좀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환경운동가 왕융천은 “과거에는 사람들이 정부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이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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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기준으로는 너무 빠른 변화였다. 1월 18일 중국의 국영 환경보호총국(SEPA)은 전국 30개 주요 공사 프로젝트(대규모 발전소 건설이 대부분임)에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 충분한 환경적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 중 22곳은 즉시 명령에 따르고 각각 2만4천달러의 벌금을 납부했다.
그러나 장강삼협공정개발총공사가 짓고 있는 세개의 발전소를 포함한 다른 곳들은 명령에 불복했다. 이 국영 공사는 2백70억달러 규모의 양쯔(揚子)강 댐 건설을 추진중인 영향력 있는 기관이다. 관료들의 힘겨루기가 계속됐다. 1월 말 마침내 그들 역시 작업을 중단하고 명령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의 팡닝(房寧) 부소장은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전에는 규제 당국이 파리만 잡았지 호랑이는 건드리지 않았는데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크고 작은 이유 때문에 과도한 개발에 엄격한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치솟으면서 개발업자들은 각종 환경 규제들을 무시해 왔다. 특히 발전소들의 경우가 심했다. 전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일부 공장들은 가동시간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점점 더 오염되고 있는 중국의 환경이 국민들에게 더 큰 위험이 될지도 모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2003년 실권을 잡은 이래 그런 삶의 질 문제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처럼 생색을 내며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해 왔다. 그것은 급격한 경제성장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중국 환경운동의 성장을 도왔다.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이 정부 당국의 묵인과 지지를 받아 왔던 것은 “정부가 차마 ‘환경 문제 개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중국 NGO들을 위한 뉴스레터 발행인 닉 영은 말했다. 환경운동가의 수는 이렇게 해서 급증했다. 회원 5만명을 확보한 중국 최대 환경 NGO 중 하나인 환경단체 녹가원지원자(綠家園志願者) 창립을 도운 환경 저널리스트 왕융천(汪永晨)은 “1990년대 중반에는 환경 보호를 추진하는 단체가 드물었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제 중국에는 2천개 이상의 비정부 환경단체들이 있다.
그로 인해 SEPA 같은 기구들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중국 전문가 엘리자베스 이코노미는 판웨 SEPA 부국장이 원자바오 총리의 신임을 받고 있는 공산당내 유력 인사라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 지질학자였던 원자바오는 중국과 외국의 환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고위급 자문기구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런 환경단체들의 증가로 환경 정책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정치적 분권화로 인해 권력이 각 성(省)과 시 단위로까지 분산된 지금 이런 환경단체들은 각 지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 감시기구들의 영향력을 확대시켜준다. 워싱턴 D. C. 소재 우드로 윌슨 국제 학술센터의 중국 환경문제 전문가 제니퍼 터너는 “정부는 이전처럼 각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부 고발자들의 표적은 무궁무진하다. 수천, 어쩌면 수만개의 공장들이 강과 대기 속으로 오염물질을 무단 방출하고 있다. 때로는 그런 일들이 지역 관리들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중국 북부와 동부 대부분의 강은 너무나 심하게 오염돼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복구한다 해도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중국환경과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11개 대도시 40만명이 해마다 만성 기관지염에 걸리고 있다. 매연과 미세먼지 때문이다. 중국의 오염 문제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13억 인구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수인 2백만대의 차량을 보유하고도 중국은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됐다.
SEPA의 최근 강령은 과거 NGO들의 소규모 댐 건설 반대운동으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이 이룩해낸 가장 큰 승리는 지난해 윈난(雲南)성 누장(怒江) 청정지역에서 진행중인 13개의 댐 건설공사를 중단시킨 것이었다. 정부가 그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중앙 정부가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녹가원지원자와 다른 수십개의 NGO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티베트 고원에서부터 발원하는 누장이 아시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개발되지 않은 강 중 하나이며 눈표범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 7천종의 서식지인 생물학적 가치가 있는 지역들을 통과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중국 지도자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지난해 4월 원자바오는 관리들에게 댐 건설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심도있게 검토하라고 명령했다. 홍콩 신문 명보(明報)의 보도에 따르면 원자바오는 “국민들의 우려 증가와 환경단체들의 반대 때문에 공사를 중단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SEPA의 판웨 부국장은 올해 초 공청회를 열고 댐 건설에 관해 토론하겠다고 발표했다. 누장 댐 건설 반대 운동이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댐 건설에 관해 논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윌슨 센터의 터너는 말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 NGO들과 환경 관련 정부기관들이 서로서로, 그리고 외국의 관련 기관들과 함께 협력해 국내 문제에 좀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환경운동가 왕융천은 “과거에는 사람들이 정부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이제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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