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다가온 RFID 시대 RFID 순식간에‘계산 끝’ 유통혁명 시작됐다.
눈앞에 다가온 RFID 시대 RFID 순식간에‘계산 끝’ 유통혁명 시작됐다.
지루하게 줄 서는 판매대는 가라 이르면 3∼4년 안에 현실화될 우리 생활의 모습이다. 바로 무선인식태그(RFID) 기술 도입을 통해서다. 차세대 정보기술(IT)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RFID는 유통 프로세스를 혁신시키고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세상에 한 발짝 다가서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RFID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보적이기는 하지만 교통카드가 대표적인 예다. 카드에 내장된 칩이 버스나 지하철역에 설치된 인식기와 무선으로 통신하므로, 인식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이뤄진다. 교통카드는 10㎝ 이내에서 칩을 인식하지만 주파수 출력을 900MHz, 2.45GHz 등으로 올리면 최대 27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무선 통신이 가능하다. <용어설명 참조> 현재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RFID에 대한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독일 최대 소매업체인 메트로는 2200여개 점포의 공급망·재고관리·판매대에 이르는 유통 전 단계에 RFID를 도입했다. 손잡이 부분에 ‘PSA(Personal Shopping Assistant·쇼핑 도우미)’라고 불리는 무선 컴퓨터가 장착된 쇼핑카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PSA 화면에서 원하는 상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 및 매장 내 상품 위치를 얻을 수 있다.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고 매장을 나가면 신용카드로 쇼핑목록에 대한 청구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며, 재고 내역 역시 실시간으로 갱신된다. RFID 기술 덕분에 대형 쇼핑센터에서는 ‘장사진(長蛇陣)’이라는 말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입장권에도 RFID 기술이 도입된다. 3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개최되는 만국박람회에서는 입장권에 ‘뮤칩(M-chip)’을 넣고, 5만명의 방문자에게 개별 ID를 지급해 어느 곳에서든 정체 없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FID는 마약도 잡는다. 올해부터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주요 제약업체들은 약병에 소형 RFID 칩을 부착할 예정이다. 우선 마약으로 남용되는 약품에 RFID 칩을 부착해 유통 전 과정을 추적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마약류나 가짜 의약품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가 RFID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무한대라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AMR 리서치’는 RFID 시장이 올해 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성장한 수치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ID 테크EX’는 시스템과 솔루션을 포함하는 RFID 시장이 매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해 2010년께에는 1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만큼 ‘먹을 것’이 많다는 얘기다. 자체 시장도 크지만 향후 활용 범위나 용도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RFID는 유통업체는 물론 조달·물류·국방·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의 생산-유통-보관-소비 등 전 과정에 도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재고관리의 경우 창고원이 단말기를 이용해 상품의 위치와 재고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경영컨설팅 회사 AT커니는 RFID를 도입할 경우 유통업체의 재고관리 비용이 회당 5% 줄어들고, 연간 약 7.5%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걱정거리 정부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RFID 기술투자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RFID 기술은 전파를 이용해 소리 없이 개인의 모든 정보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정보가 쉽게 노출되고, 업체의 영업활동에 활용되는 등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2003년 필립스는 의류업체인 베네통의 모든 의류에 반도체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라벨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1개월 뒤 ‘유보’로 돌아섰다. 소비자 단체들이 “개인 사생활이 침해된다”며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RFID 태그가 내장된 옷을 사 입을 때 리더만 읽으면 그 사람의 브랜드 취향과 사이즈는 물론 구매시기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개인 입장에서는 ‘재앙’인 셈이다. 비슷한 이유로 소매점에서 분실률이 높은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가 마이크로칩을 장착한 ‘스마트 선반’을 도입하기로 했다가 6개월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RFID에 개인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적 보안장치를 도입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일반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제도적으로는 정보통신부 또는 독립적인 개인정보 보호기관이 RFID 칩 사용 업체를 대상으로 사전 동의 없이 개인의 정보를 수집·가공하는 것을 금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RFID를 도입하는 업체들도 이 칩이 내장된 물품에 그 존재를 표시하고, 칩에 내장된 정보를 읽는 판독기의 위치를 공개해 누가 어떤 정보를 추적하고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려 추후 제기될 수 있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 논란을 방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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