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품 전문 쇼핑몰 | 박영복 ‘엔케이몰’ 사장…“평양과 메신저로 재고 확인”
북한 상품 전문 쇼핑몰 | 박영복 ‘엔케이몰’ 사장…“평양과 메신저로 재고 확인”
| 박영복 ‘엔케이몰’ 사장. |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 상반된 듯한 이 두 말은 아이로니컬하게도 대북 사업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북한 상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 ‘엔케이몰(NKmall.com)’을 운영하고 있는 북남교역주식회사 박영복(48) 사장도 이 같은 대북 사업의 과정을 그대로 겪었다. 중견 컴퓨터 업체였던 ㈜세종컴퓨터의 대표이사를 지낸 박 사장은 2003년부터 북한 상품 전문 몰을 구상했다. 이미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있던 훈넷 김범훈 사장의 권유도 한몫했다. 같은 해 9월 일단 법인을 설립했지만 막막했다. 당시 북에서 건너오던 상품은 기껏해야 상황버섯·도라지·버섯·바지락에 불과했다. ‘돈 되는 비즈니스’로 연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품군이었다. 제도 미비로 북한 상품에 대한 원산지 증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1992년 제정된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교역은 보장돼 있었지만 북한 상품임을 문서로 증명할 길은 없었다. 북한뿐 아니라 남쪽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경직된 남측 관료를 부드럽게 푸는 것도 박 사장의 몫이었다. 남북 양측이 번갈아 한 번씩 애를 먹이는 격이었다. 2003년 12월에야 북한과 원산지 증명 발급에 합의해 사업이 한결 수월해졌다. 덕분에 품목도 늘어나 지금 엔케이몰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200가지에 이른다.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자 쇼핑몰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사이트 방문자는 하루 평균 5000명으로 늘어났다. 조합장을 모집해 오프라인 대리점도 개설해 현재 60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110개 매장이 있는 유기농식품 전문점 ‘신시’와 제휴해 엔케이몰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경동시장 등에는 특판 매장도 개설했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합쳐 남북 교역으로 월 6억~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1만원짜리 ‘냉동 다슬기살’. 전문 식당에서 많이 찾고 있다. 냉동 미꾸라지도 마찬가지다. 보양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았다. 송이버섯 추출 건강식품인 장명문(9만9000원)의 경우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 주류는 27종류가 들어와 있다. 7월부터는 농수산홈쇼핑에 평양메밀냉면을 론칭할 예정이다. 평양과의 업무는 MSN 메신저로 처리한다.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아 ‘평양이 바로 옆 사무실에 있는 것 같다’는 게 박 사장의 설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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