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들 첨단 IT로 중무장
美 대학들 첨단 IT로 중무장
High-Tech Hot Spots
줄리아나 앨런은 메릴랜드주 타코마 파크에 산다. 그는 뉴욕주 포킵에 위치한 바사르대에 입학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랩톱 컴퓨터인 애플 i북을 바사르대 할인가로 주문했고, i팟에 음악도 용량껏 채웠다. 인터넷을 통해 캠퍼스 구내 지리도 숙지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전 준비는 입학 허가를 받자마자 앞으로 같이 공부할 급우들과 가상(온라인)으로 앞면을 튼 일이었다. 앨런은 바사르대 홈페이지와 Thefacebook.com을 통해 미래의 급우들을 쉽게 만났다. 미국 청소년들은 인기 비디오게임 헤일로2와 매든 NFL에 몰두한다.
그러나 그 둘에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Thefacebook.com에 쏟아붓는다. 앨런은 그 사이트에 아직 들어가 보지 않은 친구들에게서 “혹시 스토커들을 위한 사이트 아니야?”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런데도 앨런은 자기처럼 테리 프랏쳇의 ‘디스크월드’ 팬터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사르대의 온라인 대화방에서 밝힌 자신의 취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연락하도록 허용했다.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앨런은 말했다.
앨런처럼 세계 역사상 네트워크에 가장 잘 연결된 학생들이 이제 대학생이 된다. 오늘날의 대학 신입생들은 이미 중학생 시절, 아니면 그 이전부터 파워포인트로 발표문을 작성해온 세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린 적이 없었을지 모른다. 그들은 디지털 시대에 성장했다. 개인용 컴퓨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휴대전화가 이미 나와 있었다. 사전보다 인터넷의 구글 검색 엔진을 이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그들은 하루 하루의 느낌과 스냅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올리고, 음악을 교환하며 e-메일, 전자 쪽지, 문자 등 메시지의 바다를 헤집는다.
그들 부모 중 일부는 ‘실시간으로 일기를 작성한다’(live-journal)거나 ‘전자 쪽지를 보낸다’(IM)는 동사의 의미를 모를지 모른다. “학생들이 컴퓨터와 네트워크 사용에 너무도 밀착돼 마치 그들의 중추신경계가 연장된 느낌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그들이 친구들과 접촉하고, 정보를 얻고, 세계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인디애나대 정보과학 및 정보교환 교수 갈런드 엘모어의 설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기술을 선도한 주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들이 학생들을 따라잡기에 바쁘다. 뉴욕대 정보통신학 교수 시바 바이댜나탄은 기술 변화가 너무 빨라 자신의 대학원 시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바이댜나탄이 대학원에 다닐 때가 겨우 7년 전이다. 지금은 대학 입학 절차 전반이 첨단기술에 크게 의존한다. 원하는 대학을 선정하고, 입학원서를 작성하고, 입학 허가를 받았을 때 과정을 소개받는 일이 전부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진정한 디지털 세계의 체험은 캠퍼스에 들어간 뒤 이뤄진다.
수강 신청, 등록금 납부, 과제물 제출, 교수·급우와의 교류 등 대학생들의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다수의 과목들이 웹사이트에 강의 요강, e-메일, 합동 연구작업 도구들을 올린다. 교실에서는 필기하는 소리가 부드러운 랩톱 자판 두드리는 소리로 바뀌어간다. 무선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인터넷과 도서관의 모든 조사 도구가 기숙사 방에서나, 그리고 때로는 캠퍼스의 한구석에서도 이용 가능해졌다. 캠퍼스 내 떡갈나무 아래서 느긋하게 쉬고 싶다고? 문제없다. 와이파이 기술이 어디서든 인터넷 연결을 가능케 해준다.
대학들은 첨단기술 시설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려고 안간힘이다. 많은 대학이 “최고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갖춘 학교”라고 자랑한다. 물론 학교의 기본 시설보다는 홍보실이 그렇다는 얘기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요즘 모든 캠퍼스는 어느 정도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로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무선 통신망을 갖춘 곳도 많다). 1년 전 듀크대는 모든 신입생에게 i팟을 지급하고, 교수들에게 그 기기를 수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독어독문과의 피터 맥아이작 교수는 ‘20세기의 베를린’ 과목을 가르치며 i팟을 최대한 이용했다(듀크대에서는 2004년 가을 학기에 11개 과정이 i팟을 활용했다). 과정 웹사이트와 애플 i튠스에 특별히 설치된 듀크대 섹션을 통해 맥아이작의 학생들은 1920년대 카바레 음악에서 시작해 요즘의 러브 퍼레이즈 축제에서 연주되는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내려받았다. 학생들은 존 F 케네디의 “이히 빈 아인 베를리너”(Ich bin ein Berliner: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라는 유명한 연설과 로널드 레이건이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이 벽을 헐어버리시오”라고 한 말도 육성으로 들었다.
뉴햄프셔주 중부 황야에 위치한 다트머스대는 100% 무선 네트워크로 첨단기술의 요람임을 자랑한다. 다트머스대의 무선 네트워크는 인터넷, 전자통신, 동영상을 통합했다. 학생들은 교실이나 실험실, 체육관, 심지어 보트 창고 등 캠퍼스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화면으로 TV를 본다. 다트머스대는 좀 더 앞을 내다본다는 의미에서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렉’에 등장한 기기 같은 배지형 통신장비를 실험 중이다. 학생들은 보세라사가 개발한 그 배지형 통신장비로 가상 회의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다수 대학은 계획성과 일관성 없이 기술 투자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크게 달라졌다. “지금은 대학들이 눈길을 끄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바이댜나탄은 말했다. 그는 ‘좋은 기술’로 와이파이를 꼽았다. 그 기술로 “벽이 서 있는 데서 끝나지 않는” 도서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나쁜 기술’의 예는 파워포인트다.
교수들이 강의 요강 항목 하나하나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싫어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바이댜나탄은 듀크대가 i팟을 지급한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을 가진 교수가 그뿐이 아니다. 듀크대 행정관들은 그 실험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학교 측은 앞으로 i팟 활용이 효과적인 과정에만 기기를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지금 같은 아마존닷컴 세대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기를 기대한다. 매일 학생들을 위한 웹사이트가 속속 등장한다. 담당 교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Rate MyProfessors. com, 데이트 상대를 찾는 CampusMatch. com, 우스갯소리를 즐기는 CollegeHumor. com 등이 그 예다. 특히 Thefacebook이 가장 널리 이용된다. 이 사이트는 어떤 학생이든 신속히 찾고, 서로 어떤 학생을 같이 친구로 사귀는지 알 수 있다.
2004년 하버드 대학생들이 만들어 실리콘 밸리에서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이 사이트는 자체적인 저명인사까지 배출했다. 미주리대 컴퓨터 과학 전공인 찰리 로젠베리다. 로젠베리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Facebook 친구로 초대하는 과정을 자동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7만1000명이 그 초대에 응했다.
발명품이 대개 그렇듯 대학의 새로운 기술에도 부정적인 면이 있다. 스파이웨어의 무차별적 침범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학들은 시험 부정행위가 과거보다 더 기승을 부린다고 말한다. 표절자들은 1stterm paper.com이나 Schoolsucks.com에 몰려든다. 그러면 교수들은 Turnitin.com을 활용해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수십억 건의 웹페이지 및자체 논문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연결성’이 표제어이긴 하지만 일부 학생은 온라인 세계가 고립을 심화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더욱더 자기 방에 그냥 앉아있게 된다”고 브랜다이스대의 아비바 거버는 말했다. 다른 학생들은 온라인에의 완전 몰입이 순전히 고통이라고 말한다. 텍사스대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프나 거틴은 강의실에 앉으면 구식 용수철 공책을 꺼낸다. 공책은 컴퓨터와 달리 작동을 멈추거나 배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세계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학생들에게는 가능성이 거의 무한하다.
노스이스턴 대학생 숀 패닝이 기숙사 방에서 인기 음악 교환 프로그램 냅스터를 만들지 않았는가? 또 대학 중퇴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세운 일은 전설적이지 않은가? 기술 발전의 추진력은 학생들에게서 나온다. 바로 그 때문에 스워스모어 대학생 넬슨 파블로스키는 모든 대학이 주목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파블로스키는 자료 공유에 따른 저작권 분쟁에 적극 활약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의 다른 부문도 2∼5년 안에 대학처럼 된다”고 말한 뒤 의미심장하다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바로 미래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대학생들이 걸핏하면 하는 말이다. 그러나 파블로스키 같은 친구가 실제로 옳을지도 모른다.
이원기 wkle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줄리아나 앨런은 메릴랜드주 타코마 파크에 산다. 그는 뉴욕주 포킵에 위치한 바사르대에 입학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랩톱 컴퓨터인 애플 i북을 바사르대 할인가로 주문했고, i팟에 음악도 용량껏 채웠다. 인터넷을 통해 캠퍼스 구내 지리도 숙지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전 준비는 입학 허가를 받자마자 앞으로 같이 공부할 급우들과 가상(온라인)으로 앞면을 튼 일이었다. 앨런은 바사르대 홈페이지와 Thefacebook.com을 통해 미래의 급우들을 쉽게 만났다. 미국 청소년들은 인기 비디오게임 헤일로2와 매든 NFL에 몰두한다.
그러나 그 둘에 쓰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Thefacebook.com에 쏟아붓는다. 앨런은 그 사이트에 아직 들어가 보지 않은 친구들에게서 “혹시 스토커들을 위한 사이트 아니야?”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그런데도 앨런은 자기처럼 테리 프랏쳇의 ‘디스크월드’ 팬터지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사르대의 온라인 대화방에서 밝힌 자신의 취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연락하도록 허용했다.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앨런은 말했다.
앨런처럼 세계 역사상 네트워크에 가장 잘 연결된 학생들이 이제 대학생이 된다. 오늘날의 대학 신입생들은 이미 중학생 시절, 아니면 그 이전부터 파워포인트로 발표문을 작성해온 세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린 적이 없었을지 모른다. 그들은 디지털 시대에 성장했다. 개인용 컴퓨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휴대전화가 이미 나와 있었다. 사전보다 인터넷의 구글 검색 엔진을 이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그들은 하루 하루의 느낌과 스냅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블로그에 올리고, 음악을 교환하며 e-메일, 전자 쪽지, 문자 등 메시지의 바다를 헤집는다.
그들 부모 중 일부는 ‘실시간으로 일기를 작성한다’(live-journal)거나 ‘전자 쪽지를 보낸다’(IM)는 동사의 의미를 모를지 모른다. “학생들이 컴퓨터와 네트워크 사용에 너무도 밀착돼 마치 그들의 중추신경계가 연장된 느낌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는 그들이 친구들과 접촉하고, 정보를 얻고, 세계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인디애나대 정보과학 및 정보교환 교수 갈런드 엘모어의 설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기술을 선도한 주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들이 학생들을 따라잡기에 바쁘다. 뉴욕대 정보통신학 교수 시바 바이댜나탄은 기술 변화가 너무 빨라 자신의 대학원 시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바이댜나탄이 대학원에 다닐 때가 겨우 7년 전이다. 지금은 대학 입학 절차 전반이 첨단기술에 크게 의존한다. 원하는 대학을 선정하고, 입학원서를 작성하고, 입학 허가를 받았을 때 과정을 소개받는 일이 전부 인터넷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진정한 디지털 세계의 체험은 캠퍼스에 들어간 뒤 이뤄진다.
수강 신청, 등록금 납부, 과제물 제출, 교수·급우와의 교류 등 대학생들의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다수의 과목들이 웹사이트에 강의 요강, e-메일, 합동 연구작업 도구들을 올린다. 교실에서는 필기하는 소리가 부드러운 랩톱 자판 두드리는 소리로 바뀌어간다. 무선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으로 인터넷과 도서관의 모든 조사 도구가 기숙사 방에서나, 그리고 때로는 캠퍼스의 한구석에서도 이용 가능해졌다. 캠퍼스 내 떡갈나무 아래서 느긋하게 쉬고 싶다고? 문제없다. 와이파이 기술이 어디서든 인터넷 연결을 가능케 해준다.
대학들은 첨단기술 시설을 학생들에게 홍보하려고 안간힘이다. 많은 대학이 “최고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갖춘 학교”라고 자랑한다. 물론 학교의 기본 시설보다는 홍보실이 그렇다는 얘기인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요즘 모든 캠퍼스는 어느 정도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로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무선 통신망을 갖춘 곳도 많다). 1년 전 듀크대는 모든 신입생에게 i팟을 지급하고, 교수들에게 그 기기를 수업에 활용하도록 했다.
독어독문과의 피터 맥아이작 교수는 ‘20세기의 베를린’ 과목을 가르치며 i팟을 최대한 이용했다(듀크대에서는 2004년 가을 학기에 11개 과정이 i팟을 활용했다). 과정 웹사이트와 애플 i튠스에 특별히 설치된 듀크대 섹션을 통해 맥아이작의 학생들은 1920년대 카바레 음악에서 시작해 요즘의 러브 퍼레이즈 축제에서 연주되는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내려받았다. 학생들은 존 F 케네디의 “이히 빈 아인 베를리너”(Ich bin ein Berliner: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라는 유명한 연설과 로널드 레이건이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이 벽을 헐어버리시오”라고 한 말도 육성으로 들었다.
뉴햄프셔주 중부 황야에 위치한 다트머스대는 100% 무선 네트워크로 첨단기술의 요람임을 자랑한다. 다트머스대의 무선 네트워크는 인터넷, 전자통신, 동영상을 통합했다. 학생들은 교실이나 실험실, 체육관, 심지어 보트 창고 등 캠퍼스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화면으로 TV를 본다. 다트머스대는 좀 더 앞을 내다본다는 의미에서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트렉’에 등장한 기기 같은 배지형 통신장비를 실험 중이다. 학생들은 보세라사가 개발한 그 배지형 통신장비로 가상 회의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다수 대학은 계획성과 일관성 없이 기술 투자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크게 달라졌다. “지금은 대학들이 눈길을 끄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바이댜나탄은 말했다. 그는 ‘좋은 기술’로 와이파이를 꼽았다. 그 기술로 “벽이 서 있는 데서 끝나지 않는” 도서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나쁜 기술’의 예는 파워포인트다.
교수들이 강의 요강 항목 하나하나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 때문에 학생들이 싫어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바이댜나탄은 듀크대가 i팟을 지급한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을 가진 교수가 그뿐이 아니다. 듀크대 행정관들은 그 실험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학교 측은 앞으로 i팟 활용이 효과적인 과정에만 기기를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지금 같은 아마존닷컴 세대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기를 기대한다. 매일 학생들을 위한 웹사이트가 속속 등장한다. 담당 교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Rate MyProfessors. com, 데이트 상대를 찾는 CampusMatch. com, 우스갯소리를 즐기는 CollegeHumor. com 등이 그 예다. 특히 Thefacebook이 가장 널리 이용된다. 이 사이트는 어떤 학생이든 신속히 찾고, 서로 어떤 학생을 같이 친구로 사귀는지 알 수 있다.
2004년 하버드 대학생들이 만들어 실리콘 밸리에서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이 사이트는 자체적인 저명인사까지 배출했다. 미주리대 컴퓨터 과학 전공인 찰리 로젠베리다. 로젠베리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Facebook 친구로 초대하는 과정을 자동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7만1000명이 그 초대에 응했다.
발명품이 대개 그렇듯 대학의 새로운 기술에도 부정적인 면이 있다. 스파이웨어의 무차별적 침범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학들은 시험 부정행위가 과거보다 더 기승을 부린다고 말한다. 표절자들은 1stterm paper.com이나 Schoolsucks.com에 몰려든다. 그러면 교수들은 Turnitin.com을 활용해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수십억 건의 웹페이지 및자체 논문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연결성’이 표제어이긴 하지만 일부 학생은 온라인 세계가 고립을 심화시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더욱더 자기 방에 그냥 앉아있게 된다”고 브랜다이스대의 아비바 거버는 말했다. 다른 학생들은 온라인에의 완전 몰입이 순전히 고통이라고 말한다. 텍사스대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프나 거틴은 강의실에 앉으면 구식 용수철 공책을 꺼낸다. 공책은 컴퓨터와 달리 작동을 멈추거나 배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신세계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학생들에게는 가능성이 거의 무한하다.
노스이스턴 대학생 숀 패닝이 기숙사 방에서 인기 음악 교환 프로그램 냅스터를 만들지 않았는가? 또 대학 중퇴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세운 일은 전설적이지 않은가? 기술 발전의 추진력은 학생들에게서 나온다. 바로 그 때문에 스워스모어 대학생 넬슨 파블로스키는 모든 대학이 주목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파블로스키는 자료 공유에 따른 저작권 분쟁에 적극 활약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의 다른 부문도 2∼5년 안에 대학처럼 된다”고 말한 뒤 의미심장하다는 듯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바로 미래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물론 대학생들이 걸핏하면 하는 말이다. 그러나 파블로스키 같은 친구가 실제로 옳을지도 모른다.
이원기 wk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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