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EO가 중국 가는 뜻은…이경상 이마트 대표
요즘 CEO가 중국 가는 뜻은…이경상 이마트 대표
| 이경상 이마트 대표. | 지난 9월 8일 신세계 이마트 부문 이경상 대표는 78호점인 죽전점 오픈을 하루 앞두고 용인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복합형 할인점인 죽전점은 신세계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형 매장이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을 전세버스에 태워 용인 죽전점까지 데려가 자신있게 견학을 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자간담회 도중 중국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뜻밖의 말을 했다. “요즘 한 달에 한 번 중국에 출장을 갈 정도로 고민의 중심이 중국에 있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죽전점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했던 회사 실무진에게는 신경 쓰이는 ‘워딩(wording)’이었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 점포 세 곳 중 두 곳이 적자 상태”라며 “한 곳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고, 한 곳은 곧 흑자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사실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중국 ‘易買得(이마이더:이마트 현지 점포명)’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중국팀을 전담하고 있는 신세계 김상학 부장은 한마디로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고전 중’이라는 얘기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11일 유통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선진 유통업체의 최대 격전지가 된 지 오래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 개최 등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유통시장에서 이마트의 가장 버거운 상대는 아이러니하게도 까르푸다. 국내에서는 싸움판에 끼지도 못하는 존재지만 중국에서의 상황은 180도 다르다. 신세계 측의 말대로라면 중국에서의 ‘까르푸 파워’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상하이에 8개(중국 전체 67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까르푸는 3개에 불과한 이마트에 비해 ‘바잉 파워(buying power)’면에서 확실히 앞서 있다. 쉽게 말해 대량구매를 하기 때문에 까르푸 매장의 상품이 더 싼 편이다. 아직은 가격을 가장 중요한 구매조건으로 보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까르푸가 어필하고 있는 이유다. 또 이마트보다 1년 먼저 진입한 까르푸는 대정부 로비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이마트가 신규부지를 물색할 때마다 까르푸 측이 중국 지방정부에 압력을 넣어 ‘방해 공작’을 일삼고 있다는 게 신세계 측의 항변이다. 중국에 ‘올인’한 까르푸는 상품·매장·인력을 중국인들의 구미에 세심히 맞춰 현지화하는 전략을 통해 중국 유통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력관리 문제도 심각한 편이다. 쓸만하게 키워 놓아도 안심할 수가 없다. 조금만 조건이 좋아도 이직해버리는 현지 관행은 신세계 측의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다. 박진 우리증권 부장은 “중국에서 실적이 당초 생각보다 나와 주질 않아 신세계 측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단기로 승부를 낼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 부문 이경상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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