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특파원 베이징에 갓 부임해 보니
Eats, Crowds and Cheats
구글은 2004년 중국 진출에 전력투구했다. 중국 내 1위 검색엔진 바이두닷컴의 지분을 사들이고, 자체 중국어 포털 사이트에 대한 투자도 배가했다. 야후도 지난 8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에 1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요즘 미국의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너도나도 중국으로 향하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중국에 갔다.
아내와 함께 베이징·상하이의 도심과 두 도시 외곽의 제조업 단지를 둘러보고 다양한 요리를 맛보았다. 걸핏하면 길을 잃고, 기본적인 중국말도 잘 몰라 가는 곳마다 놀림을 받았다. 이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어엿한(?) 중국 전문가가 됐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인구대국에서 사업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기본 규칙을 소개한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흥미로운 관습들을 통해 힘들게 얻은 교훈이다.
포식에 대비하라. 중국인들의 공식 만찬은 시간이 오래 걸리며, 음식이 하염없이 나온다. 간단히 먹고 바로 자리를 뜨는 데 익숙한 미국인들에게는 많은 인내를 요한다. 서방의 사업가나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현지의 거래선과 ‘관시’(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런 관계를 맺은 중국인들은 사전 통고도 없이 당신을 장시간의 유쾌한 식사에 데려갈 가능성이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벗어나 베이징으로 이주한 한 사업가는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서방의 사업 파트너들을 위해 술자리를 특히 많이 여는 경향이 있다고 우리 부부에게 귀띔했다. 우리는 아무 사업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긴 식사 자리에 몇 번 초대받았다. 조언 한마디 하자면 장시간 앉아 있는 데 따르는 다리 경련을 막기 위해 진통제를 상비하라. 덤으로 중국 독주인 ‘바이주’(白酒)를 많이 들이켜거나 피주(맥주)와 섞어 마시지 말라. 이 말만큼은 명심하기 바란다.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지양하라. 중국에는 사람이 많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놀랄 만큼 고층 빌딩이 즐비한 상하이에서 백화점에 들어가 축구팀 한 개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많은 제복 차림의 점원들에게 둘러싸이면 누구든 당황하게 된다. 그들은 일당 약 10위안(1.25달러)을 받으면서도 고객 앞에서 상냥하게 상품을 소개한다(미국의 샘스 클럽 같은 곳이라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인건비가 너무 싸 기업들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요즘 많은 미국 기업들은 제조 과정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자동화 기술을 이용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7억5000만 명에 이르는 저임의 노동력을 줄일 필요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조립 라인 로봇이나, 좋다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중국에 가져가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공해에 대비하라. 웅대하고 넓은 도로를 자랑하는 베이징은 지난해 ‘공기가 맑은 날’이 227일이었다. 올해는 230일을 목표로 한다. 그 말은, 우리 부부가 경험했듯, 지독하게 건강에 해로운 오염된 대기를 상당 기간 마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베이징에서는 차량 230만 대(뉴욕은 180만 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공사 현장, 제철소, 석탄을 사용하는 주거지의 수많은 석쇠에서 나오는 유독가스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제대로 된 훈련 계획을 추천한다. 공해가 심한 베이징의 아침에 숨 쉬는 일이 어떤지 미리 알아보려면 한 시간 동안 차의 배기관을 입에 물고 있어 보라. 악화된 시계(視界)를 미리 경험해보려면 부친의 돋보기 안경을 쓰고 조깅을 해보라.
물건 구입 시 조심하라. 우리는 유명 상표가 붙은 옷, 운동용품, 가구, 서적, 보석 제품을 봤다. 가격과 품질로 볼 때 모조품이 분명했다. 심지어 ‘짝퉁’ 식당도 있다. 도처에 널린 치킨 킹(마스코트가 아시아인 샌더스 대령으로 버거킹을 흉내냈다)을 보라. 특히 불법 복제품의 짝퉁까지 나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겉표지에는 영화 원본을 고화질로 불법 복사했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러시아 영화관에서 흔들리는 캠코더로 녹화한 DVD였다.
정보 유출에 대비하라. 중국 기업인들은 무엇이든 위조하려 든다. 당신이 생산하는 제품이 인기를 얻는다면 그들은 그 제품 역시 위조한다. 중국에서는 생산의 일부를 여러 개의 다른 공장에 외주를 주고 한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지 말라.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감시해도 공장 간부나 종업원들이 그 제품의 정보를 빼돌릴지 모른다.
우리는 중국 정부가 약속한 지 몇 년 만에, 특히 상하이 국제 영화제 같은 세계적 행사 기간 중 드디어 위조품을 단속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그런 단속에도 위조품 제조업자들이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어떻게 그러느냐고? 그들은 거리에서 양방향을 조심스럽게 살펴본 다음 물건을 내놓는다. 21세기의 중국이라는 복잡다단한 경제 전선으로 무조건 달려들기 전에 조금 신중을 기하는 쪽이 바람직하다.
구글은 2004년 중국 진출에 전력투구했다. 중국 내 1위 검색엔진 바이두닷컴의 지분을 사들이고, 자체 중국어 포털 사이트에 대한 투자도 배가했다. 야후도 지난 8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에 1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요즘 미국의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너도나도 중국으로 향하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중국에 갔다.
아내와 함께 베이징·상하이의 도심과 두 도시 외곽의 제조업 단지를 둘러보고 다양한 요리를 맛보았다. 걸핏하면 길을 잃고, 기본적인 중국말도 잘 몰라 가는 곳마다 놀림을 받았다. 이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어엿한(?) 중국 전문가가 됐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인구대국에서 사업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기본 규칙을 소개한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흥미로운 관습들을 통해 힘들게 얻은 교훈이다.
포식에 대비하라. 중국인들의 공식 만찬은 시간이 오래 걸리며, 음식이 하염없이 나온다. 간단히 먹고 바로 자리를 뜨는 데 익숙한 미국인들에게는 많은 인내를 요한다. 서방의 사업가나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현지의 거래선과 ‘관시’(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런 관계를 맺은 중국인들은 사전 통고도 없이 당신을 장시간의 유쾌한 식사에 데려갈 가능성이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벗어나 베이징으로 이주한 한 사업가는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서방의 사업 파트너들을 위해 술자리를 특히 많이 여는 경향이 있다고 우리 부부에게 귀띔했다. 우리는 아무 사업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긴 식사 자리에 몇 번 초대받았다. 조언 한마디 하자면 장시간 앉아 있는 데 따르는 다리 경련을 막기 위해 진통제를 상비하라. 덤으로 중국 독주인 ‘바이주’(白酒)를 많이 들이켜거나 피주(맥주)와 섞어 마시지 말라. 이 말만큼은 명심하기 바란다.
효율성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지양하라. 중국에는 사람이 많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놀랄 만큼 고층 빌딩이 즐비한 상하이에서 백화점에 들어가 축구팀 한 개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많은 제복 차림의 점원들에게 둘러싸이면 누구든 당황하게 된다. 그들은 일당 약 10위안(1.25달러)을 받으면서도 고객 앞에서 상냥하게 상품을 소개한다(미국의 샘스 클럽 같은 곳이라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인건비가 너무 싸 기업들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요즘 많은 미국 기업들은 제조 과정에서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자동화 기술을 이용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7억5000만 명에 이르는 저임의 노동력을 줄일 필요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조립 라인 로봇이나, 좋다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중국에 가져가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공해에 대비하라. 웅대하고 넓은 도로를 자랑하는 베이징은 지난해 ‘공기가 맑은 날’이 227일이었다. 올해는 230일을 목표로 한다. 그 말은, 우리 부부가 경험했듯, 지독하게 건강에 해로운 오염된 대기를 상당 기간 마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베이징에서는 차량 230만 대(뉴욕은 180만 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공사 현장, 제철소, 석탄을 사용하는 주거지의 수많은 석쇠에서 나오는 유독가스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제대로 된 훈련 계획을 추천한다. 공해가 심한 베이징의 아침에 숨 쉬는 일이 어떤지 미리 알아보려면 한 시간 동안 차의 배기관을 입에 물고 있어 보라. 악화된 시계(視界)를 미리 경험해보려면 부친의 돋보기 안경을 쓰고 조깅을 해보라.
물건 구입 시 조심하라. 우리는 유명 상표가 붙은 옷, 운동용품, 가구, 서적, 보석 제품을 봤다. 가격과 품질로 볼 때 모조품이 분명했다. 심지어 ‘짝퉁’ 식당도 있다. 도처에 널린 치킨 킹(마스코트가 아시아인 샌더스 대령으로 버거킹을 흉내냈다)을 보라. 특히 불법 복제품의 짝퉁까지 나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었다. 겉표지에는 영화 원본을 고화질로 불법 복사했다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어느 러시아 영화관에서 흔들리는 캠코더로 녹화한 DVD였다.
정보 유출에 대비하라. 중국 기업인들은 무엇이든 위조하려 든다. 당신이 생산하는 제품이 인기를 얻는다면 그들은 그 제품 역시 위조한다. 중국에서는 생산의 일부를 여러 개의 다른 공장에 외주를 주고 한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지 말라.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감시해도 공장 간부나 종업원들이 그 제품의 정보를 빼돌릴지 모른다.
우리는 중국 정부가 약속한 지 몇 년 만에, 특히 상하이 국제 영화제 같은 세계적 행사 기간 중 드디어 위조품을 단속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그런 단속에도 위조품 제조업자들이 잘 적응하는 듯 보였다. 어떻게 그러느냐고? 그들은 거리에서 양방향을 조심스럽게 살펴본 다음 물건을 내놓는다. 21세기의 중국이라는 복잡다단한 경제 전선으로 무조건 달려들기 전에 조금 신중을 기하는 쪽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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