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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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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d in the Hawks
일본 내각에 매파가 득세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지난주 개각은 일본 정계의 허를 찔렀다. 이번 개각으로 일본은 위험할지 모르는 외교 정책 노선으로 선회했다. 관방장관에 임명된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자민당 골수분자로, 북한을 맹비난하는 보수 우익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이번 개각으로 아베는 내년 가을 고이즈미 총리의 후계자 각축전에서 선두 주자가 됐다. 아베는 자민당의 귀족(부친이 각료였고 조부가 총리였다)임에도 불구하고 각료직을 맡은 적이 없다. 따라서 새 직책을 맡아 총리가 될 필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는 총무상에서 외상으로 승진했다. 아소의 발탁 역시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2003년 아소는 일제의 한국인 창씨개명은 “조선인들이 원해서 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입증된 우익 인사 2명의 입각은 분명히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 계획에 큰 힘이 된다. 두 사람 모두 확인된 충성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각은 이웃나라 중국과 한국을 겨냥한 일본 정부의 더욱 당찬 노선을 시사한다. 아베와 아소 둘 다 고이즈미의 논란 많은 신사 참배를 확고히 지지하며, 더욱 자신만만한 대(對) 중국 정책을 주장한다(그와는 대조적으로 역시 후계자감으로 간주되는 온건파 후쿠다 야스오는 이번 개각에서 냉대받았다). 미국이 좋아해야 마땅할 일이다.

미국은 일본 자위대로 하여금 북·동아시아의 안보 유지에 더 많은 책임을 떠맡도록 설득하려는 생각에서 주일 미군을 감축 중이다. 그러나 중국 역시 이 지역의 패권을 노린다. 이미 중국은 해저 유전을 둘러싸고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다. 따라서 지난주 일본의 개각은 도쿄의 정치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불안감을 안겨 줄지 모른다.

CHRISTIAN CARYL and HIDEKO TAKAYAMA


The Ultra-Right Gets Riled About Foreigners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의 이민자 혐오


러시아의 반(反) 이민자 감정이 주류 사회로 번지는 중이다. 신민족주의자 3000명은 11월 4일 ‘외부 점유자 없는 모스크바’ ‘러시아인들을 위한 러시아’라는 표어 아래 악대와 함께 모스크바 중심지에서 가두 행진을 벌였다. 10년 만의 최대 규모 시위였을 뿐 아니라 주로 내부 갈등으로 분열됐던 러시아의 수많은 민족주의 단체가 연대한 최초의 사례였다.

12월 4일로 예정된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은 민족주의 선전에 열을 올린다. 크렘린이 지지하는 신민족주의당 로디나(조국당)는 10월 러시아 전역의 시장에서 외국인 취업을 사실상 금하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당 간부들에 따르면 그 법안의 대상은 주로 아제르바이잔인들이다. 당 간부들은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모스크바의 야외 시장 다수를 장악하면서 물가 착취와 경쟁 결여라는 불만이 모스크바 저소득층에서 증폭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주민들은 옛 소련 시대부터 이민자들을 경멸해 왔다. 당시의 이민자들은 부족한 소비자 상품 사재기로 비난받았다고 정치기술센터의 분석가 알렉세이 마카르킨이 말했다. “이제는 그들이 모스크바 주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비난을 받는다.” 로디나당의 드미트리 로고진 대표는 러시아 정부가 이민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프랑스의 파리처럼 된다”고 로고진은 지난주 폭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로디나당이 다가올 선거를 위해 찍은 전단 50만 장은 미덥지 않은 통계로 가득 찼다. 그중에는 모스크바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절반이 불법 이민자들 책임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들어 있다. 그러나 그런 주장 역시 현 시류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KEVIN O’FLYNN

Mixed Message
강경과 온건을 오가는 이란 핵정책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본심은 뭘까? 지난주 강경주의자인 아마디네자드는 향후 4개월간 온건파 이란 외교관 40명을 현직에서 해임키로 결정했다(그 외교관들은 “지도상에서 이스라엘을 없애야 한다”는 아마디네자드의 최근 언급을 두 손 들고 환영하지 않았고, 또 아마디네자드는 그중 일부가 대유럽 핵협상에서 충분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아마디네자드는 핵사찰단에 과거 금지된 장소의 접근을 허용하는 등 대유럽 협상 지지를 철회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모순된 행동으로 아마디네자드는 에스파한의 새 우라늄 전환 작업을 강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일까? 관측통들은 아마디네자드의 상충되는 메시지에도 조리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 숙청은 관직에서 온건파 정적들의 완전 정리를 의미하며, 대(對) 이스라엘 위협은 자신의 혁명 경력을 선전함으로써 강경노선 지지 기반의 활성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아마디네자드는 정실인사 근절이라는 선거 공약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부족한 혁명수비대 동지들을 내각에 등용했다. 지난주에는 혁명수비대 출신인 사데크 마술리라는 미지의 인물이 막강한 자리인 석유장관에 지명됐다.

그러나 그 정도가 한계다. 그 한계를 넘어서면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지지를 잃을 위험이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제재를 막아 내려면 아마디네자드에게는 중국과 러시아가 필요하다. 석유장관에 지명된 마술리는 이미 석유업계의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의회는 마술리의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도 “이 정권을 상대하기가 마치 원숭이와 체스를 두는 일과 같다”고 스탠퍼드대의 이란 전문가 압바스 밀라니는 말했다. “앞으로 둘 18수를 미리 생각해 두면 원숭이가 갑자기 퀸을 들어내 먹어치울지 모른다.” 다시 말해 승자가 없다는 의미다.

ALAN ISENBERG


Yellowcake Mystery
‘리크게이트’의 잃어버린 고리


미 FBI는 의혹투성이인 니제르 문건 수사를 2년 반 만에 종결했다. 그러나 수수께끼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그 문서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가 니제르에서 우라늄염을 구입하려 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증거로 알려졌으며, 이라크전이 필요하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됐다.

과연 누가 그 문서를 위조했을까? FBI는 그 문서가 미국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기보다는 금전적 이득을 위해 날조됐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군 정보기관 SISMI가 그 위조된 문서의 사본을 입수한 뒤 그 보고서를 미 CIA와 서방의 몇몇 정보기관에 보냈다. 그 직후인 2002년 2월 CIA는 외교관이던 조셉 윌슨을 니제르에 파견해 그 문제를 조사토록 했다.

그러나 한 FBI 고위 관리가 뉴스위크에 전한 바에 따르면 SISMI 측에 그 문서를 제공한 이탈리아 사업가 로코 마르티노를 FBI가 면담한 적이 없다. 마르티노는 지난주 한 이탈리아 일간지에 자신이 “이중, 삼중 첩자였다”고 주장했다. SISMI와 프랑스 정보기관을 위해 자유계약으로 일했다는 내용이었다. 마르티노는 로마 주재 니제르 대사관의 한 여성으로부터 그 문서를 건네받으라는 SISMI 요원의 지시에 따랐다고 말했다. “나는 배달부에 불과했다.”

또 자신은 그 문서가 가짜인지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SISMI 책임자 니콜로 폴라리 장군은 SISMI가 그 문서를 위조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폴라리는 부시 대통령이 2003년 1월 국정연설에서 후세인의 아프리카 우라늄 구입 시도를 언급한 뒤 SISMI가 그 문서의 위조 가능성을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MICHAEL ISIKOFF and MARK HOSENBALL

What's in A Name?
이름이 뭐기에


“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땅의 모든 들짐승과 하늘의 모든 날짐승을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면 그것이 곧 그 생물의 이름이 되었더라.” 구약성서 창세기 2장 19절이다.

그러나 아담이 거미를 ‘칼포니아 해리슨포디’(Calponia harrisonfordi)라 부르고, 바다 달팽이를 ‘부포나리아 보리스베커리’(Bufonaria borisbeckeri)라 부르며, 개미를 ‘프로세라티움 구글’(Proceratium google)이라 부르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 이름들은 학명이 뜻하지 않게 홍보 수단과 수입원이 된다는 사실을 우연히 깨달은 환경운동가들의 작품이다. 최근 그 이름들은 너무도 흔히 저명인사들에게 주는 선물이 됐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수상 후보로 지명된 스타들에게 값비싼 물건을 듬뿍 안겨 주는 선물보따리처럼 생각될 정도다.

록가수 스팅은 자신의 이름을 딴 나무 개구리가 있고, 해리슨 포드는 앞서 말한 거미뿐 아니라 개미도 있다. 믹 재거는 자기 이름을 붙인 달팽이가 있다. 물론 재거 자신처럼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말이다(이미 멸종했다). 지난 4월에는 인터넷 회사 GoldenPalace.com이 65만 달러를 지급하고 새로 발견된 원숭이 칼리세부스 아우레이팔라티이(Callicebus aureipalatii)를 ‘GoldenPalace.com monkey’라는 학명으로 부르는 권리를 사들였다.

이제 저명한 곤충학자 브라이언 피셔가 그 특권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 기부금 1만 달러를 내면 피셔가 마다가스카르섬에서 발견한 새로운 600여 종의 개미 가운데 하나에 이름을 붙일 권리를 갖는다. 1만5000달러를 더 내면 한 속(屬) 전체의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서둘러야 한다. 4속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셔는 마다가스카르섬 전체의 개미 분포도를 지도로 만들 생각이다.

개미들이 “생태계를 하나로 이어 주는 접착제”이기 때문에 개미가 우글거리는 지역이 미래의 국립공원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피셔는 말했다. 피셔가 올해 초 이름을 붙인 프로세라티움 구글 개미의 경우는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Google)의 관심을 끌려는 시도다. 피셔는 구글을 동반자로 만들어 알려진 모든 동물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 야심찬 계획의 예상되는 명칭은 무엇이라고 붙일까? ‘주글’(Zoogle)이 어떨까.

MARY CAR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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